2016. 2. 19. 08:00ㆍ스페인 여행기 2014/톨레도
아침 일찍 알카사르 구경을 마치고 코르도바를 떠나 톨레도로 가려고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모습이 바로 아름다운 톨레도의 전경입니다.
숙소에 들러 배낭을 찾아 천천히 걸어서 버스 터미널까지 갑니다.
구시가지부터 터미널까지는 걸어서 갈 수 있는 먼 거리가 아닙니다.
코르도바 버스 터미널은 기차역과 큰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습니다.
오늘 이곳을 떠나 톨레도로 가는 여정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여행이란 게 원래 우리의 삶과 같아 우여곡절이 있어야
오래 기억되고 더 흥미진진하지 않겠어요?
여행이 예정대로만 이루어진다면 이 또한 재미가 반감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스페인으로 출발하기 전 어느 분이 올리신 정보에는 코르도바에서 콘수에그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했는데 버스도 기차도 터미널과 기차역에서 확인 결과 없었습니다.
콘수에그라는 톨레도 바로 아래에 있는 풍차 마을이라서 콘수에그라까지만 가면
톨레도는 쉽게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일정을 이렇게 짰는데 그러면
오늘 저녁 숙박을 예약한 톨레도는 어찌해야 할까요?
풍차가 보이는 언덕에 올라 돈키호테와 산초를 만나고 싶습니다.
터미널에서 이야기하기로는 톨레도로 가는 방법은 일단 마드리드로 올라가 그곳에서
톨레도로 가는 버스 터미널을 찾아가 들어가는 방법 외에는 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았던 정보는 비수기에는 적용되지 않는지...
엎친 데 덮친 격이라..
터미널에 11시경 도착해 11시 40분 출발하는 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매진이라고 합니다.
그다음 버스는 오후 2시에 출발하는 버스밖에는 없습니다.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와 대도시인 코르도바 사이를 운행하는 버스가
이렇게 뜸하게 운행하다니 믿을 수 없지만, 어쩌겠어요.
17.25유로/1인에 표를 끊고 3시간여를 터미널에서 있어야 합니다.
우선 점심을 먹고 그다음은 뭘 하지요?
그래서 인포메이션에 들러 터미널 안의 와이파이 비번이라도 물어봅니다.
궁하면 통한다고 알려주어서 이 번호로 놀면 되겠습니다.
원래 스페인 유심카드를 샀지만, 이게 딱 한 달째 되는 날 아무리 많이
데이터가 남아도 빡! 소리 나게 끊어져 버렸습니다.
우리 여행이 일정을 확정 짓고 다니는 게 아니기에 마드리드는 한인 민박집에
머물 일자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카톡으로 연락하니 혹시 늦게 되면 톨레도로 가지 말고 마드리드에 도착해
민박집으로 바로 오라 하네요.
비수기라 숙박 예약 손님이 많지 않아 아무 때도 좋다고 하네요.
그래도 일단 톨레도로 가기로 합니다.
그래야만 내일부터의 일정이 원활하게 되니까요.
지루한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마드리드를 향하여 오후 2시 버스가 출발합니다.
도로는 무척 잘 닦아놓았습니다.
마드리드까지 399km라네요.
중간에 한 번 정차하여 휴식시간을 15분 줍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와는 다르게 마을 안에 있는 간이 정류장 겸 휴게소입니다.
그런데 타고 내리는 사람도 없네요.
도로에는 재미있는 조형물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황소는 물론 기타를 손에 든 사람의 모습도 볼 수 있네요.
이미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도롯가에 보이는 언덕 위로 풍차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가 바로 스페인 중부 고원지대인 메세타 고원지대라 하나 봅니다.
그런데 조금 더 가다 보니까 위의 사진처럼 왼쪽으로 능선이 보이고
그 능선 위로 점점이 박혀있는 게 보입니다.
일곱 개의 점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고성이 보입니다.
그리고 또 점이 보이는데 혹시 저곳이 우리가 가려고 했던 콘수에그라가 아닌가요?
북두칠성처럼 일곱 개의 풍차가 있는 곳.
나중에 직접 그곳에 들러 확인해보니 콘수에그라가 맞았습니다.
비록 초행길이지만, 느낌이 들어맞는 순간입니다.
이렇게 가까운데 그냥 지나쳐버립니다.
위의 사진을 보니 콘수에그라로 나가는 도로 출구 표시가 보이지요?
이렇게 우리는 저녁 늦은 시각에 마드리드 남부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다시 톨레도를 가려면 팔라사 엘립티카 역으로 가야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게 마드리드 출발 톨레도행 버스 시각표입니다.
여기서 마드리드 교통 카드인 T-10 카드를 12.5유로에 삽니다.
이 카드는 10회권으로 버스나 지하철을 10회까지 이용할 수 있다네요.
엘립티카 역에 도착하여 톨레도로 가는 알사(ALSA) 버스를 찾아 톨레도로 갑니다.
버스는 좌석번호 없이 그냥 선착순으로 타고 갑니다.
톨레도에 도착하니 밤 9시가 되었습니다.
코르도바를 2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7시간이나 걸려 늦은 밤에 도착했습니다.
다행히 우리가 정한 숙소 마요랄 호텔은 톨레도 버스 터미널 앞이라 금세 숙소를 찾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정말 머나먼 길이었습니다.
바로 가는 버스가 없어 마드리드로 올라갔다가 다시 톨레도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일반 대중교통만을 이용해 여행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성취감은 더 큽니다.
고생이 아니냐고요?
집 떠나면 누구나 고생하기 마련입니다.
여행이라 고생하기 위해 떠나는 길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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