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나다 한인식당과 시내구경

2016. 1. 11. 08:00스페인 여행기 2014/그라나다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 올라 잠시 주변 경관을 살펴보고 천천히 걸어서 내려왔습니다.

사실, 전망대에서는 해가 지는 저녁부터 알람브라 궁전에 불이 켜지는 야경 모습이 좋다고

하는데 저녁 식사를 한인식당에서 하려고 일찍 내려왔습니다.

하루 더 그라나다에 머물러야 하기에 내일 저녁에 다시 올라가려고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그라나다에 있는 한인 식당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이번 여행 초반에 바르셀로나에서 우연히 골목길에서 한인 식당을 보고 찾아 들어가 식사한 적이

있었고 그라나다에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베라크루스(Pensión Restaurante Veracruz)라는 펜션 겸

식당이 있다는 정보를 미리 한국에서 듣고 직접 찾아갔습니다.

 

실은 이미 어제 미하스에서 그라나다에 온 첫날 이곳 한인식당을 찾아왔지만,

어제는 일요일이라 문을 닫아 그냥 돌아간 적이 있었지요.

일요일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다시 찾아왔습니다.

 

한인 식당이라고 해서 한국 음식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한국어로 된 음식 메뉴가 있고 오직 김치가 제공된다는 점입니다.

사실 메뉴판만 한글이어도 살 것 같습니다.

음식 모두가 스페인식인데 우리 입맛에 맞더군요.

 

이 집 주인장께서는 젊은 시절 이곳 안달루시아 지방에 와 스페인 여자와 결혼을 해 여태까지

사는 분으로 지금은 연세도 70이 넘었다네요.

지금은 직접 식당 운영은 하지 않고 아들과 딸이 운영하고 노후생활을 즐기는 듯합니다.

위의 사진에 김치가 보이시죠?

이런 곳에서는 김치가 아니라 금치라고 해도 됩니다.

 

1층 식당 건물 위는 펜션으로 꾸며 숙소로도 이용한다고 합니다.

숙소 예약은 부킹 닷컴으로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하네요.

그라나다에는 한인 민박도 서너 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식당을 그라나다에 3박을 하는 동안 매일 들렀습니다.

위의 사진에 베라크루스의 명함을 올렸습니다.

숙소 예약이 필요하신 분은 제일 아래 홈페이지로 직접 연락하시거나 주소로 찾아가시면 되겠네요.

 

지도까지 올려드립니다.

식사 시간에 그곳에 가시면 많은 한국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도 까미노 마지막 날 만났고 산티아고 한인민박에서 만났던 사람을 보름이나 지난 후에

다시 이곳 식당에서 만났습니다.

 

위의 건물은 1300년에서 1332년 사이에 건축된 건물이라 하네요.

건축 양식은 나스르 왕조 시기에 지었기에 나스르 양식이고요.

정말 오래된 건물이죠?

 

메디나의 기본 구조물로 지었다 합니다.

여기서 메디나라는 의미는 어느 지명을 일컫는 말이 아니라 오래된 도시라는 의미라네요.

700여 년 전의 건물이니 메디나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 싶네요.

 

당시 대상들의 숙소로 사용하였으며 가운데 파티오라는 중정이 무척 넓습니다.

중정이 넓다는 말은 이곳에 낙타를 묶어두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양쪽 끝으로 배치했네요.

 

말발굽 형태의 이슬람 고유의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무카르나 기술을 볼 수 있는 귀한 곳이네요.

이렇게 그라나다는 아무 골목이나 돌아다니다 보니 보석 같은 오래된 건물을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그라나다는 알람브라 궁전에 가지 않더라도 길을 가다가 기웃거리다 보면

이런 아름다운 건축물을 자주 볼 수 있는 곳이죠.

더 좋은 것은 이런 곳은 입장료도 없다는 겁니다.

그라나다는 그런 오래된 도시입니다.

 

위의 건물은 그라나다 시청사로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입니다.

스페인의 관공서 건물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작고 아담하다는 게 다르네요.

요즈음 우리나라의 관공서는 서로 경쟁이나 하듯 엄청난 크기로 짓더군요.

그라나다의 많은 건물 중 늦둥이 격인 1500년대에 지었다가 1800년대에 다시 리모델링하였다네요.

카르멘 광장 앞에 있습니다.

 

사막에 사는 사람은 태양이 늘 사막에서 뜨고 사막으로 진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태어나 시골에 살며 느낀 것은 태양은 아침마다 동녘 산 위로 떠오르고

저녁에는 서산으로만 넘어간다고만 알았습니다.

 

대도시에 이사와 살며 새롭게 느낀 것은 태양은 매일 아파트 사이로 떠오르고

 콘크리트 건물 사이로만 진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이곳에 와보니 해는 유적 사이로 떠오르고 유적 너머로만 넘어가네요.

이렇게 사람은 자기가 살아온 환경에 따라 세상을 판단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우리는 늘 우리가 보는 위치에서 세상을 판단합니다.

이게 인간의 한계지 싶습니다.

 

이곳 그라나다에서는 모든 건물이 아주 오래된 역사적인 건물만 있습니다.

골목길의 모습도 우리와는 다른 모습이고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곳이기에

비 온 후 물길도 골목길 가운데로 흐르게 하였습니다.

이 정도의 물길로도 빗물을 흘려보내는 데 충분하다는 의미일까요?

 

세상을 보는 눈은 내가 어디에 서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어요?

그러나 사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보는 위치에서 태양이 떠오르고 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구가 돌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구와 함께 돌고 있는데 말입니다.

佳人은 가끔 그런 간단한 사실을 잊고 살아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역사란 지나간 과거가 아닙니다.

우리가 과거에 지은 건축물을 보고 환호하듯이 현재 우리와 함께 호흡하고 있지요.

그러니 지나간 과거라고 해 버리고 잊을 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현실에 다시 조명하느냐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 우리는 미래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