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황금의 탑 그리고 그 주변의 풍경

2015. 10. 31.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세비야

 

이제 세비야를 떠나야 할 시간이 가까워졌습니다.

이 정도 보았으면 모두 보았을 것이라고요?

아직 몇 군데 더 남았습니다.

오늘은 먼저 황금의 탑(Torre del Oro)을 구경합니다.

 

저녁노을이 질 때 이 탑을 바라보면 마치 황금으로 쌓아 올린 듯하다고 합니다.

황금의 탑으로 들어가는 입장료는 2유로이나 화요일은 무료라고 합니다.

과달키비르 강 변에 만든 탑으로 처음 목적은 강을 통해 이곳으로 들어오는 배를 감시하는 목적의

감시탑으로 1220년에 만든 건축물이라 합니다.

위치는 산 텔모 다리 서쪽 부근입니다.

 

처음 만든 시기는 1220년 이곳을 지배했던 무어인이 강을 통하여 침입하는 적을 감시하려고 만들었나 봅니다.

지금은 사라진 강 건너편의 은의 탑과 쇠사슬을 연결해 배의 통행도 막았다 하니 바다로부터 뭍으로 올라오는

철책선으로 이용한 곳이네요.

탑의 모양의 12각형으로 각 벽면이 모두 방위를 정확히 가리킨다네요.

 

황금의 탑이라는 이름은 처음 탑을 만들 때 지붕을 황금색 타일로 덮었기 때문이라는 말과

이곳에 신대륙에서 가져온 황금을 보관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지만, 그 사실 여부는 모른다고 하네요.

만약 안에 황금 덩어리라도 남아있다면 배낭에 슬쩍 넣어 가져오겠지만...

그러나 지금은 100% 돌탑입니다.

 

지금도 꼭대기에 황금색 도자기 타일을 붙인 게 보이네요.

아무래도 이 강은 대서양으로 바로 연결되는 중요한 강이 아니겠어요?

마젤란이 세계 일주를 위해 출항한 장소가 바로 여기여서 지금은 해양박물관으로 이용한다 하네요.

 

유럽의 역사가 바뀌는 일이 이 강을 중심으로 일어났잖아요.

그러니 이 강을 지키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콜럼버스가 바로 이 자리에서 출발하지 않았을까요?

 

왕립 마에스트란사(Teatro de la Maestranza) 투우장이 황금의 탑 근처에 있습니다.

론다를 현대 투우의 발생지라고 한다 했나요?

그곳과 함께 이곳 왕립 투우장도 같은 그레이드인가 봅니다.

 

바로크 양식의 투우장으로 주로 투우장은 원형으로 짓는 게 기본인데 여기는 약간 타원형으로 지었다 합니다.

현존하는 투우장 중 가장 오래된 곳 중의 한 곳이라고 합니다.

경기가 없는 날을 가이드 투어를 한다는데 우리는 투우장 밖에 만든 어느 이름도 모르는

투우사 동상이나 기념촬영을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NO8DO라는 글자의 의미는 세비야 도시의 상징어로 "성모는 우리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말로 "No me ha dejado"의 줄인 말이라고 합니다.

이런 글자를 세비야 시내를 걷다 보면 무척 자주 만날 수 있지요.

위의 이정표에 보이는 병원을 한번 찾아가 볼까요?

 

근처에 있다고 하는 자선병원(Hospital de la Santa Calidad)을 찾아봅니다.

이 병원은 희대의 바람둥이 돈 후앙의 실제 모델인 돈 미겔 마라냐가 지은 자선병원이라 합니다.

바람둥이와 자선병원이라...

 

그는 원래 이곳 세비야의 명문가문 출신으로 젊어서는 통제받지 않고 생긴 대로 살겠다고 젊은 시절에는

방탕한 생활을 했으나 진정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게 되며 그녀와 결혼에 골인하게 되었으나

아내가 갑작스럽게 죽는 바람에 방황하게 되었답니다.

그는 아내의 죽음이 자신의 젊은 시절에 대한 벌이라고 생각하고 명상과 종교에 심취하게 되며

새로운 삶을 살았답니다.

있을 때 잘하지...

 

문 위에 쓴 글 domus pauperum이란 말은 가난한 집이라는 말이고

Scala Coeli는 천국의 계단을 의미하는 단어라 하네요.

말년에 그는 모든 재산을 기부해 여기에 병원과 성당을 함께 지었답니다.

그리고 유명 화가들에게 부탁해 인생무상, 삶의 회의, 자비 그리고 죽음에 대한 그림을 그리게 했다네요.

 

그런 이유로 이 병원이 유명해지게 되었답니다.

안에는 무리요나 발데스 레알 등 유명 화가의 그림이 있답니다.

그의 뜻을 따라 지금도 이 병원은 가난한 사람을 위한 병원으로 운영 중이라 하네요.

 

이 지역은 투우사와 승마 그리고 플라멩코가 유명한 도시라 하더군요.

소 잡을 일도 없고 몸치에다가 말이 무서운 우리는 그냥 그렇다는 것만 알고 지나칩니다.

 

세비야는 다른 곳보다 더 많은 타일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타일 문화는 모슬렘의 문화가 아닌가요?

그 오랜 세월 그들의 지배 아래 있었기에 어느덧 이들의 혈액을 타고 타일 문화가 걸쭉하게 흘러들었나 봅니다.

 

세비야는 플라멩코로 유명한 도시죠.

공연 장소는 시내 곳곳에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춤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 단기 강습을 하는 곳도 있더군요.

 

플라멩코라는 춤이 세상의 많은 춤 중에 가장 정열적인 춤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속도를 줄이면 더 많은 것을 본다.

너무 빨리 가면 놓치는 게 주위 경관뿐이 아니다.

빨리 가면 어디로 왜 가는지조차도 모른다.

여행도 너무 빨리 가다 보면 왜 여행을 하는지조차도 모를 때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