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비야 대성당의 주제단과 히랄다 탑.

2015. 10. 29. 08:00스페인 여행기 2014/세비야

황금으로 만든 주 제단이 대단히 화려하고 아름답지 않습니까?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게 바로 세비야 대성당 안에 있는 주 제단(Capilla Mayor)입니다.

아마도 대성당 안에서 콜럼버스 청동관과 더불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고

가장 많이 사진을 찍는 곳일 겁니다.

 

세비야 대성당은 바로 이슬람이 세운 모스크 자리에 카테드랄을 건설했다고 합니다.

소요된 시간만 한 세기가 흘러 드디어 바티칸의 산 피에트로 대성당과 런던의 세인트 폴

성당에 이어 세상에서 세 번째로 거대한 대성당이 탄생하게 되었답니다.

 

고딕 양식의 외관과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은 오랜 시간에 걸쳐지었기 때문에

그리되었을 겄이며 성당 안에는 75장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숨을 멎게 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런 성전을 짓는다는 일을 이해하기 쉽지 않지만, 그때까지

신이 그들을 지켜주었기에 다시 국토회복을 할 수 있었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인간이 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성이라고 해도 될까요?

 

레콩키스타 완성 전에는 신이 인간을 보호해 옛 땅을 찾을 수 있게 했기에 신이 인간을 도왔고,

레콩키스타 완성 후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이제부터는 인간이 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성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마도 그때까지 신의 은총으로 그들이 살아남아

다시 옛 땅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믿었을 겁니다.

 

중앙에 보이는 나무로 만든 제단은 세상에서 제일 큰 제단이라 합니다.

황금을 입힌 제단은 그래서 유명하겠지요.

하나님을 모시려는 제단의 모습이 이렇게 화려해도 되나 모르겠습니다.

 

이곳에는 성서에 등장하는 수많은 에피소드를 조각으로 새겨 놓았지만...

우리 같은 사람은 성서 내용을 모르기에 그게 그냥 그렇습니다.

그냥 금만 보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가운데 성모 마리아 품에 안긴 예수상은 신대륙에서 가져온 1.5t의 황금으로

만들었다 하는데 신대륙에서 가져온 것이라 하면 인디오로부터 수탈해온 금덩어리가 아니겠어요?

그런 금으로 예수를 만들었다니 과연 예수께서 만족해하실까요?

그러나 가장 좋은 것을 신에게 바치고자 하는 열정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엄청난 황금이 모았고 황금을 바친다는 것은 영혼의 천국행을 도와주는 일이라 생각했기에

기꺼이 황금을 바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이 주제단을 80년 동안 만든 것이라 합니다.

나무로 만든 제단을 80년간이나 만들다니요?

이는 한 조각가가 만든 게 아니라는 말이잖아요.

나무에 새긴 고딕 양식의 조각물의 걸작으로 꼽힌다 합니다.

그 섬세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사람의 손이 아니라 신의 손으로 만든 것처럼 느껴집니다.

내용은 성서에 나온 이야기라지만, 성서를 모르는 까막눈에게는 그냥 큰 느낌이 없고

다만 화려하다는 것 외에는 다른 느낌이 없네요.

 

좌우지간 금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철장으로 막아놓았나 봅니다.

그러니 쉽게 가까이 다가설 수 없고 철장 속에 가두어 두면 그게 신에 대한 예의입니까?

신과 인간을 이렇게 자가 격리시키면 되겠습니까?

 

가방 크다고 공부 잘 하지 않고 성당 크다고 믿음이 강하거나 기적을 내리지는 않겠지만...

위의 사진에 보이는 스테인드글라스에 보이는 1560년이라는 의미는 성당 완공의 해가 아니라

주 제단이 완공된 해라고 봐야 하겠네요.

신은 우리 같은 백성을 가엾게 여겨 언제나 어루만져 주시는 분이 아닙니까?

왜 저렇게 감옥에 가두어두듯 멀리 두어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을 만드셨습니까?

 

히랄다 탑으로 올라가는 입구를 표시했나 봅니다.

가톨릭의 카테드랄과 모스크의 상징 히랄다 탑은 기독교와 모슬렘의 합작품인가요?

스페인은 여행하다 보니 권력의 손바뀜이 역사의 단절이 아니고

이해와 융화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민족에 대한 생각이 단일민족으로 살아온 우리와는 다른 생각인가 봅니다.

사실, 이베리아 반도의 주인은 지금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한 것 같습니다.

우리처럼 족보니 혈통이니 별로 따지지 않고 말입니다.

 

히랄다 탑과 오렌지 정원은 원래 이 자리에 있던 이슬람 모스크의 것이랍니다.

스페인에서는 히랄다 탑이라고 하지만, 포르투갈에서는 지랄다 탑이라고 할 겁니다.

카테드랄 입장료 8유로에 히랄다 탑 입장료도 포함되어있지만, 우리는 이른 아침

산책 나왔다가 우연히 새벽 미사 시간에 들어왔기에 탑으로는 올라갈 수 없습니다.

 

히랄다 탑은 모스크의 미나레(또는 미나레트 : Minaret)라는 것을 증축해 만든 것이라

하며 12세기 말 이슬람교도인 알모아데 족이 만든 것이라 합니다.

98m 높이의 탑으로 꼭대기로 오르는 길이 계단이 아니라 경사로로 만들었다 합니다.

그러나 70m까지는 이슬람 시대에 만든 오리지널 그대로이고 그 위의 28m는

기독교도가 만든 것이라네요.

 

그 후 지진으로 일부 파괴되어 방치되었으나 16세기 기독교도인들이 종탑과 풍향계를

설치했다 하는데 풍향계를 설치함으로 많은 사람은 "풍향을 가리키는 바람개비 닭"이라는 말인

히랄다라고 부르게 되었다네요.

그 풍향계의 모습을 산 크리스토발 문 앞에 같은 것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결국, 모스크의 미나레를 헐어내지 않고 성당의 종탑으로 리모델링했다는 말이잖아요.

뭐 하늘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첨탑의 목적은 두 종교가 같지 않겠어요?

탑으로 오르는 길을 경사로로 만든 이유는 아랍인이 처음 만들 때

말을 타고 오르내렸기 때문이랍니다.

오르는 복도에 1에서 32번까지 번호를 붙여 어느 정도 올라왔는지 알 수 있도록 했다네요.

 

히랄다 탑 꼭대기에는 정문에 만든 한 손에 방패 다른 손에 종려나무를 든 신앙의 승리를

상징하는 조각상 "엘 히랄디요가 있습니다.

같은 모습으로 성당 입구에도 만들어 두었고요.

지금은 종루로 제일 꼭대기에는 24개의 종을 매달아 놓아 그 종이 울릴 때는

 

대단한 광경이 아닐 수 없겠어요.

 

그 미나레의 목적은?

모슬렘은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합니다.

그런데 깜빡하면 안 되기에 아단(adhan)이 미나레라는 첨탑에 설치된

확성기를 통하여 알려준다고 합니다.

옛날 확성기가 없던 시절에는?

하루에 다섯 번이나 헐레벌떡 올라가 큰소리로 외치랍니다.

 

뭐라고 외쳐요?

"알라 후 아크바~(알라는 위대하다.)"

환장합니다.

하루에 다섯 번 매일 올라가 같은 말만 해야 하니...

그러나 신앙은 이런 수고를 수고라고 생각하지는 않지 싶습니다.

 

그럼 비나 눈이 오면 우짭니까?

그래도 올라가랍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나 설날은?

모슬렘에 추석이 어디 있겠습니까?

당연히 올라가 외쳐야지요.

 

이집트의 오벨리스크를 흉내 낸 미나렛(영어로는 Minaret이고 터키어로는

미나레 Minare)이라는 첨탑은 모스크 규모에 따라 숫자가 다릅니다.

일종의 모스크 계급장이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제일 큰 모스크는 미나레가 무려 여섯 개나 되는 곳이 두 곳 있답니다.

 

이슬람 상징이라는 메카의 카바 성지와 이스탄불의 블루 모스크라는

술탄 아흐메드 자미((Sultan Ahmet camii)라네요.

그런데 불루 모스크는 술탄의 명령을 잘못 알아들은 건축가가 4개만 미나레를

세워야 하는데 6개를 세웠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에서 첨탑은 건립 주체에 따라, 개인은 1개, 2개는 정부,

4개는 왕인 술탄이라고 합니다.

 

그 건물을 지은 건축가 메흐메트 아아는 첨탑을 금으로 만들라는 술탄 아흐메트의 명령을

잘못 알아듣고 첨탑을 6개 만들었다 합니다.

터키어에서 금이란 단어가 '알툰'이고 여섯이란 말이 '알트'라고 비슷하잖아요?

정말 잘못 알아듣고 그런 거예요?

일부러 지어낸 말이죠? 그쵸?

이렇게 핑계라도 대야 술탄은 알라신에게 덜 미안하고

자신을 돋보이게 한 건축가도 살려주고...

 

잘못 지은 걸 나중에 안 건축가가 술탄에게 귓속말로 물어보았을 겁니다.

"술탄이시여~ 제가 죽을죄를 지었나이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미나렛 두 개는 제가 잘못 알아듣고 만들었으니 빠셔 버릴까요?"

 

술탄이 건축가를 가까이 오라 합니다.

허벅지를 꼬집어 비틀며 "손만 대면 네 머리를 빠셔 버린다!"라고는 하지 않았겠지요.

당시 오스만 튀르크 술탄이라고 하면 칼리프로써 유럽 대륙까지

벌벌 떨게 한 장본인이 아니겠어요?

그러니 하늘도 그의 명성 때문에 이해했을 겁니다.

 

히랄다 탑을 구경하고 내려오면 오렌지 정원이라 부르는 정원이 있어 그곳으로 나온다

하며 가운데 분수도 보이고요.

이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의 양식이라 합니다.

나무를 아주 질서 정연하게 심어 잠시 쉬었다 가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있는데 이름이 면죄의 문이라 합니다.

이 문을 통과하면 지금까지 지은 죄를 모두 씻어버릴 수 있을 겁니다.

佳人도 이 문을 통과하면 막 태어난 아이처럼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며칠만 지나면 10년을 죄지은 사람처럼 변해있을 겁니다.

아귀처럼 두 눈 부릅뜨고 세상을 거칠게 살아가겠지요.

 

카테드랄 입장료 8유로

카테드랄 관람 시간 1. 월요일~금요일 겨울철 11:00~17:00, 여름철 9:30~16:00

  2. 일요일 14:30~18:00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명심보감에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고,

세월이 오래 지나야 만 사람의 마음을 안다고 했습니다.

그곳에 살아보지 않고 잠시 구경한 것으로 여행기를 쓴다는 일은 호환 마마보다 위험하지만,

그래도 이런 이야기와 사진이라도 있는 게 없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여행기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