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 광장(Plaza Alta) in 바다호스(Badajoz)

2015. 7. 2. 08:00스페인 여행기 2014/바다호스

위의 사진은 바다호스 알카사바로 들어가는 성문 입구 근처에 있는 광장으로 밤에 불을 밝힌

모습으로 광장 이름이 알타 광장(Plaza Alta)이라는 곳이죠.

역시 유럽은 도시마다 많은 광장이 있고 그 광장은 저마다 독특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합니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불을 밝히지 않은 캄캄한 광장이었지만,

잠시 알카사바를 다녀온 후 다시 들려 우두커니 광장을 바라보고 있으려니까

잠시 후 조명을 밝히고 10분 후 다시 꺼버리더군요.

다행스럽게도 10분의 행운이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혹시 佳人을 위해 딱 몇 커트 사진 찍을 시간만 조명을 밝혔을까요?

만약, 불이 켜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 광장은 늘 어두운 곳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원래 사람은 자기가 본 것만 믿기 때문이 아니겠어요?

 

위의 사진은 광장으로 들어가는 문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광장은 어둡다고 생각했지요.

그래도 조명이 켜지는 그 순간 마침 이 광장에 서 있었기에

이런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알타 광장의 주랑 모습입니다.

바다호스(Badajoz)는 이곳에 들어올 때부터 佳人에 행운이 겹치는 곳입니다.

 

조명을 켜지 않았을 때 광장 모습을 몇 장 볼까요?

광장 벽면을 장식했는데 아줄레주처럼 생각되기도 하고 그냥 벽면을 긁어내는 기법이라는

즈그라피토 기법처럼도 보입니다.

뭐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佳人이 건축에 전문가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 멋진 광장도 밤에 불이 꺼진 상태라면 정말 볼품없지요?

이런 모습은 나중에 코르도바에 갔을 때 그곳의 유명한 메스키타 안에서 보았던

모습과 유사했습니다.

 

어두운 밤에는 우범지대로 보이시나요?

광장 한가운데에 카페가 있고 어린아이들도 뛰노는 곳이라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밤에 불이 꺼진 광장의 모습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잖아요.

 

이랬던 광장이 불을 밝히면 이렇게 변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보았던 푸른색의 아줄레주가 생각납니다.

 

비록 10여 분간 짧은 시간 동안 불을 밝혔지만....

 

광장은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로 변했습니다.

이 아이들은 생긴 모습이 다른 우리를 한참 동안 바라보기도 하더군요.

왜 아니겠어요.

이런 동네에 밤에 동양인이 찾는 일이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지 싶습니다.

 

"얘들아! 우리는 너희와 모습은 조금 다르지만, 크게 다르지 않단다.

우리 몸에도 36.5도의 따뜻한 피가 흐르는 너희와 같은 사람이란다."

 

여행 중 이런 것도 행운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그동안 살아오며 선업을 많이 쌓아서 이랬다고 하면

혹시 삼단봉을 만지작거리시는 분이 계실까요?

 

광장의 모습은 전형적인 이슬람 풍으로 문의 형태가 말발굽 형태로 만들었네요.

이런 말발굽 모양의 둥근 문은 그라나다의 무어족 궁전인 알람브라 궁전에 가면

실컷 볼 수 있는 기법이지요.

 

욕하면서 배운다 했나요?

얼마나 오랜 세월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을까요?

워낙 지배의 시간이 길다 보니 그들의 조상이 혹시 무어족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배했던 자들의 건축양식으로 광장을 만들었네요.

만약, 우리나라에서 일본풍으로 건물을 지었다면, 사회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요?

경을 칠 일이 아니겠어요?

확실히 여행하며 느끼는 것은 우리의 상식으로 그들을 마름질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의 모습이 아름다워 아침에도 다시 와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어젯밤에 보았던 풍경과 아침의 풍경은 완연하게 달라 보였습니다.

아줄레주는 포르투갈의 전통적인 건축 재료입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는 국립 아줄레주 박물관에도 들려 그들의 건축문화의 한 면을 보았습니다.

가장 큰 작품으로는 개인적으로 본 것이 포르투의 상 벤투 역사 내부를 장식한 아줄레주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문화도 포르투갈 고유의 문화가 아니라 이슬람의 문화라는 겁니다.

 

이런 건축문화가 이곳 스페인에도 영향을 끼쳐 스페인 곳곳에서 아줄레주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물론, 여기 바다호스의 알타광장은 아줄레주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네요.

같은 이베리아 반도에 살았던 두 나라이기에 같은 역사의 터널을 지나 지금에 이르렀으니

이 또한 같은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요?

 

알타 광장의 위치를 지도로 알아봅니다.

강이 흐르는 언덕 위로 견고한 알카사바가 있고 바로 그 입구에 있습니다.

 

서고트 족이 처음으로 이곳에 성을 쌓고 살았지만, 그 흔적은 거의 사라지고 이슬람 무어족이

그 자리에 튼튼한 성을 쌓고 그 안에 왕궁을 짓고 영화를 누렸습니다.

그런 도시였기에 골목길을 걷다가 흘낏 올려다보니 이슬람 양식의 건물이 무척 많습니다.

 

알타 광장은 바로 그 알카사바로 들어가는 성문 입구에 있는 스페인의 광장입니다.

1668년 바다호스의 모습을 강 건너에서 보고 알카사바 위주로 그린 아줄레주입니다.

아줄레주도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두 도시에서 또 다른 형태를 보여줍니다.

이런 독특한 문화가 유럽 속의 스페인이지만, 서유럽과는 다른 스페인만의 문화가 아닐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기 알타 광장은 다른 곳의 아줄레주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의 장식입니다.

알타 광장의 장대한 타일로 만든 광장은 17세기경 이곳을 관리하던 주교가 광장을 만들라고

했다는데 이 말은 이슬람의 지배에 있을 때 만든 게 아니라는 말이잖아요.

그러나 오랜 시간 이슬람 무어인의 지배 아래 있었기에 이슬람의 양식이 그대로 이곳에

남아있는데 이미 그들의 피 속에는 무의식중에 이슬람의 건축 양식이 배어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들 핏속을 흐르는 끈적거리는 피는 분명 이슬람의 피가 섞여서 흐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