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호스의 알카사바(Alcazaba)

2015. 7. 1. 08:00스페인 여행기 2014/바다호스

위의 사진은 바다호스 알카사바에 올라 아주 오래된 다리 푸엔테 데 빠르마스를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바다호스는 아주 느낌이 좋은 그런 조용한 도시였습니다.

이베리아 반도를 여행하며 늘 만나는 알카사바(Alcazaba)와 알카사르(Alcazar)란 말의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두 단어가 비슷하기에 언제나 혼동을 주네요.

 

우리는 세고비아에서 백설공주의 성이라는 세고비아 알카사르의 모습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이 말은 알카사바와 같이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했던 무어족의 언어에서 나온 말이라 합니다.

그러니 그들이 물러갔지만, 스페인에서는 아직도 무어인의 언어를 그대로 사용하나 봅니다.

바다호스의 오래된 알카사바라는 성채도시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체

아직도 그때를 유추해볼 수 있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그냥 지나가는 길에 일정상 하루 쉬어가는 곳이라 생각하고 들렸는데,

오히려 다른 도시보다 독특한 풍경과 볼 것도 많고 느낌도 좋은 곳이네요.

여행하다 보면 상상 이상의 곳도 있고 상상한 것 이하의 장소도 있잖아요.

사람마다 서로 좋아하고 보고 싶은 게 다르기에 같은 곳일지라도 그 느낌은 다르겠지요.

 

성당 하나가 보입니다.

제법 오래된 곳인가 봅니다.

1664년에 세운 성당이라면 351년이나 된 성당이네요.

 

슬쩍 안을 들여다보니 밖에 그린 그림과 같은 모습의 성모마리아(?)를 볼 수 있네요.

바다호스에서는 무척 유명한 성모상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이번 여행을 통해 보았던 지방마다 그 지방의 수호 성녀라고 해 모신 게 아닐까 생각되네요.

 

이제 이곳도 저녁으로 접어듭니다.

가로등의 불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골목 사이로 보이는 높은 첨탑이 보이는 건물이 혹시 카테드랄이 아닐까요?

 

이제 바다호스의 중심광장인 에스파냐 광장에 들어왔습니다.

위의 사진이 시청사 건물입니다.

작은 마을은 원래 시청사가 있는 광장이 가장 큰 광장이 아닐까요?

 

시청 광장에는 한 사내가 팔레트와 붓을 들고 올려다보고 있네요?

누구겠어요?

그의 발아래를 보니 루이스 데 모랄레스라는 화가입니다.

루이스 데 모랄레스는 펠리페 2세 당시 궁정화가로 원래 포르투갈 출신이나 이곳에서 살았다고 하여

이렇게 동상을 만들어 기억하려고 하나 봅니다.

 

루이스 데 모랄레스가 올려다보는 곳은 바로 바다호스의 대성당이라는 카테드랄입니다.

모랄레스는 천상(天上)이라는 작품과 피에타라는 작품을 그린 유명한 화가였던 모양입니다.

화가는 대상을 바라보며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하지만, 우리는 그냥 바라봅니다.

 

화가는 다양한 방법으로 대상을 주시하지만, 우리는 아무 생각없이 바라봅니다.

같은 눈으로 바라보지만, 그 결과는 많이 다릅니다.

성당 안의 모습은 느낌조차 별로 없습니다.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도록 금줄을 쳐놓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바다호스에서 가장 큰 에스파냐 광장입니다.

중심 광장답게 많은 사람이 저녁시간을 즐기는 장소입니다.

 

그러니 여기가 이 도시의 중심점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아니겠어요?

이제 골목길을 따라 알카사바로 가보렵니다.

밤의 알카사바를 보기 위함이지요.

 

이제 제법 어둠이 내려앉았네요.

눈앞에 성벽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니 이슬람의 유산으로 생각되네요.

이슬람 건축의 특징 중 하나인 벌집 모양의 움푹 파인 장식을 모카라베 장식이라 했던가요?

여기 바다호스를 대표하는 유적으로는 알카사바가 있습니다.

 

 

알카사바와 알카사르 이 두 단어 모두 이슬람의 언어에서 온 말로 비슷한 듯하지만, 다른 의미라 합니다.

알카사르란 단순히 왕궁을 의미하는 말이라 하고 알카사바란 궁전을 포함한 주변의 성채까지로

규모가 큰 시타델의 모양을 갖춘 곳을 알카사바라 한다고 하네요.

 

알카사바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바로 들어갈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외부 적의 침공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동양에서 말하는 월성의 형태라고 봐야 할까요?

기역으로 두 번 꺽어지게 만들어 적이 쉽게 성내로 들어올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이 말은 침공하는 적을 바깥문에서 한 번 죽이고 그 문을 통과해 들어온 적을 좁은 지역에 몰아넣고

또 죽이는 방법으로 보일러의 폐열을 이용하는 선전에서 본 방법과 같습니다.

 

이 성문은 알카사바 세 개의 문 중 지금 유일하게 남은 문이라 하네요.

카스바라고 부르는 이슬람 지도자가 거주했던 지역으로 들어가는 문이었지 싶네요.

원래 있던 성벽을 이슬람은 1169년에 더 튼튼하고 높게 다시 축성했다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이 바로 왕궁이 있었던 장소고 또 이슬람의 모스크였다고 합니다.

원래 이 지역은 로마와는 인연이 없었나 봅니다.

처음 이 지방에 들어온 민족은 로마가 아니라 서고트족이었나 봅니다.

그 후 이슬람이 이곳에 들어오며 제법 규모가 큰 도시로 발달했지 싶네요.

 

성벽 위에 올라 멀리 과디아나 강을 가로지르는 아주 오래된 다리인 푸엔테 파르마스의 야경을 바라봅니다.

당시 이곳으로 오는 길은 오직 저 다리를 건너야만 올 수 있었을 겁니다.

 

성채 아래에 아담한 성당이 보입니다.

그저 많은 성당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이 도시의 지도를 보고 갑니다.

그래야 알카사바가 어디 붙어있고 어디를 돌아다녀야 하는지 알 게 아니겠어요?

위의 지도에 표시한 부분은 중요한 곳만 표시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바다호스의 알카사바는 위의 지도처럼 동양에서 명당을 친다는 강물이 휘돌아나가는 언덕 위의 아주 절묘한 곳에다

요새를 만들고 그 안에 궁전을 지어 완벽한 시타델의 형태를 갖추었습니다.

이슬람의 무어족은 굴러온 돌이지만,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았던 서고트족을 몰아내고

박힌 돌이 되고자 그 위에 아주 튼튼하게 엄청난 양의 돌러 쌓아 자손 대대로 여기서 천년만년 살고자 했을 겁니다.

그런데 천 년도 채우지 못하고 보따리를 싸 아프리카로 돌아갔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