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포르투 그리고 볼량시장(Mercado do Bolhão)

2015. 4. 6. 08:00포르투갈 여행기 2014/포르투

렐루 이르망 서점(Livraria Lello & Irmao)  서점 구경을 마치고 시내 구경을 나섭니다.

예정보다 하루 더 일찍 도착해 다니다 보니 무척 여유롭습니다.

여행도 삶처럼 마음이 편안하니 여유롭네요.

날씨는 잔뜩 흐려 금방 비라도 내릴 것 같네요.

 

오늘은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걷습니다.

아무 주제도 없이 다니는 날이죠.

가끔 바쁘게 다니다 이렇게 발길 닿는 대로 걸어가며 기웃거리는 것도 좋습니다.

 

때로는 이렇게 다니는 것도 좋습니다.

주제도 없이 말입니다.

원래 佳人은 주제  파악도 하지 못하고 사는 그런 사람이죠.

그런 사람이 주제 없이 다니니 얼마나 편하겠어요?

 

공원의 나무 모습이 이상하죠?

비만인가요?

오늘은 이렇게 공원을 걸으며 시비도 걸고 다닙니다.

 

공원의 조형물도 佳人이 시비 걸어오기를 바라는 모습 아닌가요?

굴러떨어진 친구의 모습을 보고 즐거워하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공원 안에는 이런 조형물을 만들어 놓아 보는 사람에게 빙그레 미소 짓게 합니다.

퍽퍽한 삶 속에서 이런 작은 배려가 음식의 조미료처럼 다가옵니다.

 

이제 포르투의 골목도 구경하고  시장 구경도 합니다.

함께 걸으실까요?

 

위의 사진은 Hospital Geral de Santo António라는 병원 건물입니다.

외부 모습은 아주 클래식하지만, 내부 시설도 우리의 60년대처럼 역시 클래식합니다.

어린 시절 우리가 보았던 그런 병원의 모습 말입니다.

 

서점 바로 위에 있는 이상한 성당의 내부 모습입니다.

Igreja da Nossa Senhora do Carmo das Carmelitas라고 며칠 전 이야기 한 성당이지요.

두 개의 성당이 서로 화합하지 않고 가운데 집이 있다던 그 성당 말입니다.

오늘은 성당 문이 열려 잠시 안으로 들어가 구경했습니다.

 

강변을 향해 골목길로 들어갑니다.

아줄레주라는 타일을 붙이지 않은 집은 또 색으로 칠해놓았습니다.

우리의 주거문화와는 달라도 많이 다른 모습이네요.

 

포르투갈은 물론, 스페인 여행을 하다 보면 음수대가 무척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물론 먹을 수 없는 곳도 있지만, 가능한 곳과 불가능한 곳을 표시해 놓았기에 문제가 되지는 않지요.

이슬람 문화의 영향일까요?

 

그냥 빈 페트병만 있으면 아무 곳이나 보충해 다녀도 먹는 물 걱정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가 혹시 이슬람의 문화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슬람 민족은 물을 소중히 여기는 사막 출신이기에...

 

그리고 하루에 다섯 번인가? 메카를 향해 기도 올리는 일을 하기 전에 반드시 씻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슬람 민족은 물을 소중히 여길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아니면 말고죠, 뭐...

 

늘 구도심은 좁은 골목이기에 이곳뿐 아니라 유럽에서는 우리처럼 큰 차를 별로 타지 않더군요.

좁은 골목을 다녀야 하기에 다니기 편한 작은 차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동차의 네 귀퉁이가 돌아가며 깨지고 망가져도 고치지 않은 차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차는 원래 그렇게 타는 겁니까?

 

뭐 작은 차도 콧잔등이 찌그러지고 깨진 채로 돌아다닌 차가 무척 많더군요.

위의 사진을 보세요.

작은 차는 일렬주차를 하는 곳에서도 저렇게 옆으로 하잖아요.

 

제법 많은 비가 오기 시작하고...

우리는 포르투에서도 유명하다는 재래시장인 볼량시장(Mercado do Bolhão)을 찾아갑니다.

위치는 여러 번 사진으로 보여드린 아줄레주로 벽을 장식한 CAPELA DAS ALMAS라는 성당 부근입니다.

 

유명하다고 해서 큰 시장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골목 재래시장 장도밖에는 되지 않지만, 여기서는 가장 큰 시장이지 싶습니다.

 

시장이라고 해서 먹을 것만 팔지 않고 꽃도 팔고 채소도 팝니다.

위의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채소는 상추가 아닌가요?

 

비가 올 때는 이런 곳이 좋습니다.

비도 맞지 않고 구경할 수 있으니까요.

 

과일가게입니다.

몇 가지는 처음 보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우리에게도 익숙한 과일입니다.

 

양파, 마늘 고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그런 양념들입니다.

 

그리고 꽃...

 

시장 안에는 식당도 있습니다.

밖에는 비가 내리니 여기에서 오늘 점심을 해결해야겠어요.

 

포르투갈이 스페인보다 물가가 저렴한 데 여기 볼량시장은 포르투에서도 시내보다 더 저렴합니다.

문어 요리인 뿔뽀가 4유로이고 정어리 요리도 4유로입니다.

커피는 1유로이니 9유로에 우리 부부는 포식하고 나왔습니다.

 

역시 일하는 청년이 능숙한 영어로 메뉴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해줍니다.

스페인보다는 포르투갈이 영어가 훨씬 잘 통합니다.

이런 재래시장 안에 있는 식당의 종업원도 영어를 아주 잘하네요.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 포르투의 골목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이베리아 반도는 우리의 가을부터 우기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나라와는 반대인가 봅니다.

 

비가 많이 내리면 큰 백화점에 들어가 잠시 쉬기도 했고요.

이제 우리 부부는 이곳 포르투에서의 일정을 모두 끝내고 내일은 리스본으로 갑니다.

우리는 리스본이지만, 이곳에서는 리스보아라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자기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은 늘 어디서나 바쁘게 지낸다 했습니다.

佳人은 멀리 포르투에 와서도 바쁘게 돌아다닙니다.

비가 내리는 날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