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일데폰수 성당(포르투) 그리고 에보라, 엘바스, 바다호스 일정에 대한 고민.

2015. 3. 31. 08:00포르투갈 여행기 2014/포르투

도루 강변 양쪽을 모두 둘러보니 이제 더는 별로 갈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그리고 내일도 하루 더 남았습니다.

이곳을 계획보다 하루 더 머물기 때문이겠죠.

일단 숙소로 돌아갑니다.

와인을 좋아한다면 강변에 앉아 저무는 노을을 바라보며 쉬는 것도 좋겠습니다.

 

돌아오며 카테드랄 부근을 지납니다.

몇 번 이 앞을 지나쳤지만, 아직 카테드랄도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워낙 많은 성당을 구경했기에 크게 구미가 당기지 않아 그랬을까요?

아니면 다른 곳이 더 눈길을 끌어서일까요.

 

일단 숙소로 들어가 포르투갈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가는 방법에 대해

숙소 스태프에게 물어보렵니다.

그 후 포르투의 유명한 야경이나 보러 다시 나와야겠습니다.

 

다른 길로 올라가다 보니 아줄레주로 장식한 예쁜 성당 하나가 보입니다.

church of Saint Ildefonso라는 성당입니다.

아마도 일데폰수라는 성인을 기리기 위해 세운 성당이 일데폰수 성당이 아닐까요?

성당이 자그마한 게 정이 가네요.

 

1296년에 처음으로 이 지방의 주교가 이 성당의 존재를 언급한 내용이 있다고 하나

언제부터 성당이 있었는지에 대하여는 기록이나 내용이 없다고 합니다.

역사는 무척 오래된 것은 확실한가 봅니다.

그 후 수차례에 걸쳐 리모델링을 했다고 하네요.

 

1996년도에 보수를 하며 교회 마당에 열 아홉 구의 무덤이 발견되었지만,

그들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하니 이상한 성당이 맞나 봅니다.

교회 이름인 Saint Ildefonso는 서고트 시절인 657년부터 10년간 톨레도의 주교로 있었던

사람이라고 하는데 스페인의 톨레도 주교를 왜 이곳에서 추모하기 위해 기념 성당을 세웠지요?

 

건축 당시의 목수나 석공은 물론 심지어는 자물쇠에 만든 사람의 이름까지 새겨놓았지만,

건축가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하니 아마도 하늘에서 만들어 내려보낸 게 아닐까요?

11.000개의 파란색과 흰색의 타일로 만든 아줄레주는

Saint Ildefonso의 삶을 그린 내용이라 하네요.

 

숙소에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길을 나섭니다.

포르투의 야경은 대단히 유명하다고 했습니다.

야경을 봐야 하지 않겠어요?

 

우리가 묵은 숙소의 스태프가 무척 친절합니다.

그래서 그에게 우리 일정에 대해 잠시 문의합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스페인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우리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보통 한국 여행자는 리스본에서 바로 비행기로 스페인 대도시로 가거나 아니면 세비야로

야간버스를 이용해 이동하지만, 우리는 남쪽인 세비야가 아니라 리스본에서 동쪽으로 이동해

에보라와 엘바스를 거쳐 에스트레마두라 지역인 바다호스로 가는 길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먼저 중부 메세타 고원의 여러 도시를 구경한 후 세비야로 내려가 안달루시아 지방을 구경하려고

생각했으며 에스트레마두라 지방을 이곳에서는 콩키스타도르라는 정복자의 땅이라 하더군요.

 

그러나 그곳으로 가는 버스 편이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 루트에 대해 우리처럼 버스로 이동한 여행자가 거의 없어 정보 또한 전무합니다.

출발 전 한국에서 리스본의 한인 숙소에 문의했지만,

역시 그곳 숙소에서도 정보가 없다고 합니다.

쉬운 루트 내버려 두고 왜 그렇게 힘든 루트를 선택하려고 하느냐는 듯합니다.

평범한 길은 우리같은 자유 배낭여행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길이지요.

내가 보고 싶고 들리고 싶은 곳이기에 찾아가려는 겁니다.

 

위의 지도를 보면 분명 도로가 선명하니 길은 있지만, 정보가 별로 없네요.

물론, 리스본에서 마드리드로 바로 가는 장거리 버스는 있지만,

중간에 에보라를 구경하고 이동하려니 알려진 교통편이 없네요.

그래서 일단 에보라 구경을 마친 후 국경도시인 엘바스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바다호스로 가는

차편을 물어보니 숙소의 스태프는 여기저기 전화로 여러 버스회사로 연락하며

 교통편을 물어보고 결국, 답을 알아냈습니다.

 

하루 세 번의 버스 편은 있지만, 우리가 이동할 예정인 날자 토요일에는 버스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그리고 문제는 에보라를 구경하고 엘바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오후 2시 버스로

3시 30분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평일도 엘바스에서 바다호스로 건너가는 버스가 오후 3시가 막차라 탈 수 없다는 현실입니다.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은 이렇게 우리 같은 여행자를 당황하게 합니다.

그러면 결국, 걸어서 국경을 통과하든지 아니면 택시라도 있으면 타고 국경을 넘어야 합니다.

지도상으로는 엘바스와 바다호스의 두 도시가 국경을 마주하고 가까이 있기에 쉽게 생각했습니다.

 

두 나라의 국경 도시인 엘바스에서 바다호스까지의 거리가 지도상으로 18km 정도나 되니

아침부터 걸으면 얼마든지 걸어서 넘을 수 있지만, 우리는 리스본에서 에보라로 이동해

에보라 구경을 하고 버스 연결이 많지 않은 엘바스로 이동한 후면 어두운 밤이나 될 텐데...

공휴일은 국경의 교통편은 많지 않거나 아예 없습니다.

 

일단, 이 정도의 정보만이라도 우리는 이 코스를 결행하려 합니다.

이미 까미노를 걸어 보았기에 최악의 경우 18km의 거리란 우리에게는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이고 만약, 버스 편이 없으면 엘바스에서 하루를 자고 이튿날 아침에 걸어서

국경을 통과한다면 가능하지 않겠어요?

 

우리 계획이 이렇게 때로는 무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곳도 사람 사는 마을이 있을 것이고 길이 있기에 도전하렵니다.

그러나 숙소의 스태프는 그 길이 나라 간의 국경에 걸친 도로로 고속도로로 이어졌기에

걸어 넘어가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걱정을 하네요.

우리는 걱정을 하지 않는데 현지인이 오히려 불안해합니다.

 

나중에 리스본에서 관광안내소를 들어가 다시 우리 일정에 관해 물어보니 그곳에서도 여러 곳에

전화로 문의했지만, 차편을 알 수 없다고 로컬 버스에 의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합니다.

아마도 로컬 버스는 그 운행상황을 다른 지역에서는 알 수 없나 봅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세상에 우리나라처럼 정보 파악이 쉬운 나라도 많지 않나 봅니다.

 

그러나 리스본 관광안내소의 한 여직원이 용기를 줍니다.

몇 년 전 자기가 바다호스에서 엘바스까지 걸어서 국경 통과를 한 적이 있다고요.

그런데 이게 정말 우리에게 용기를 준 겁니까? 아니면 실망만 안긴 겁니까.

이렇게 우리의 무모한 계획은 90% 결행하기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세비야로 바로 가지 않고 에스트레마두라 지역을 구경하고자 하는 이유는

메리다의 로마 유적과 카세레스와 트루히요가 무척 들려보고 싶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콩키스타도르라는 에르난 코르테스와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어떤 곳에서 살았기에

남미의 아름답고 찬란했던 문명을 파괴했을까 하고 구경하고 싶었네요,

물론, 교통편이 썩 좋은 곳이 아니기에 여행 정보 또한 별로 없는 곳이지요.

 

이 지역은 바로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개척한 후 스페인의 전성기를 이끈 정복자들이

남미로 물밀 듯 밀려들어 갔을 때 그 선두에 서서 들어가 멕시코를 쑥밭으로 만든 콩키스타도르라는

에르난 코르테스와 잉카문명의 파괴자라는 피사로의 고향이 그곳이라 하기에

꼭 찾아보고 싶었기에 가보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코스가 되었고 그 길을 가려는 분에게 정보도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정보가 없더라도 우리 같은 사람이 길을 만들며 정보를 남기면 후에

같은 루트로 가려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내일은 포르투 야경을 구경하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사람의 행복은 얼마나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있지 않습니다.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은 작은 재물이라도 그것을 어떻게 잘 이용하며 즐기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여행 또한 큰 비용을 지출하며 가야 행복한 게 아니라 적은 비용일지라도

잘 이용하며 즐겁게 다니는 게 진정 행복한 여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