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돌아오는 길

2014. 5. 21. 08:00동유럽 여행기/독일

드로셀가세는 뤼데스하임의 중심입니다.

중심은 아니지만, 제일 많은 사람이 온종일 북적이는 곳이죠.

길이가 겨우 144m 정도인 짧은 거리지만...

어디 거리만 짧은 가요?

폭도 무척 좁아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걷기도 쉽지 않은 곳이죠.

 

워낙 좁은 골목이라 햇볕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좁은 골목입니다.

골목은 좁지만, 세계 각국의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룹니다.

동네 사람보다 객이 많다는 말씀...

 

골목투어로 최고는 중국의 후통 투어가 있지요.

자전거 인력거를 타고 말입니다.

걸어서도 다닐 수 있는 그런 좁은 뒷골목 말입니다.

중국의 골목길인 후통은 중국에서도 제법 유명한 관광명소라 봐야 할 겁니다.

 

그러니 여기는 독일의 후통이라고 봐야 할까요?

 두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고 어깨마저 부딪힐 정도로 좁은 골목길이지만, 언제나 많은 사람으로 혼잡합니다.

중국의 후통은 지저분하고 사람 사는 냄새나지만, 여기는 그런 냄새가 아니라 와인 냄새가 골목에 진동합니다.

 

가세(Gasse)란 독일어로 골목길을 말하나 봅니다.

그러니 드로셀가세란 말은 철새 골목이나 종달새 골목으로 불러도 되겠네요.

 

우편함인가요?

이런 예쁜 우편함만 보면 어디선가 좋은 소식만 올 것 같습니다.

 

누구는 이 골목을 티티새 골목이라고도 하고요.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그게 무슨 문제가 되겠어요?

간판에 새 두 마리와 포도가 주로 보입니다.

 

그러니 철새 골목에 우리 같은 철새가 잠시 다녀간다는 말입니까?

뜨내기 철새 말입니다.

 

佳人은 철새 축에 들지도 못합니다.

지금까지 세상을 험하게 살아왔기에 잡초 같은 잡새라고 하지요.

 

여기에 오는 사람은 우리처럼 모두 철새인가요?

잠시 왔다가 지지배배 떠들다 훌쩍 날아가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골목이 천국의 골목일 것이고...

우리처럼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그냥 기웃거리며 걷기에는

이보다 좋은 곳이 없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니 집 뒤로 포도밭이 보이는데 마치 지붕에 포도밭을 만들어 놓은 착각이 드는군요.

벌써 佳人이 골목길을 걷다 보니 집집이 스며 나오는 술향기에 벌써 술에 취했나 봅니다.

 

어느 집은 와인 시음을 한다고 무료로 주기도 하고...

어느 집은 아주 분위기 좋은 인테리어로 사람의 이목을 끕니다.

포도주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천국의 길입니다.

 

이곳은 와인만 유명한 곳이 아니라네요.

커피도 한 이름 한다고 합니다.

 

그 이름이 뤼데스하이머라는 커피라네요.

커피라기보다 술에 가깝다고 합니다.

 

빈 커피잔에 술을 넣고 설탕을 넣는다네요.

그리고 그곳에 불을 붙인 다음 커피를 잔에 넣는다네요.

 

그 후에 휘핑크림을 얹는답니다.

그 맛은 달기도 하고 쓰기도 하고...

 

이 커피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그렇게 좋다고 하는 사람보다는 그냥 경험했다고 하는 사람이 더 많기에

좋은 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아 한국인의 입맛에는 그저 그런가 봅니다.

 

이 골목을 그렇고 그렇다고 할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제법 괜찮다고 생각할 사람도 있습니다.

술을 마시지 못하는 佳人도 아주 흡족한 골목입니다.

 

왜?

중국처럼 골목 구경하는데 돈을 받지 않으니까요.

중국의 어떤 곳은 마을 구경하는데도 돈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중국말이 들립니다.

요즈음 중국인의 해외여행은 대세인가 봅니다.

 

이곳은 일본인도 무척 많이 찾는가 봅니다.

물론, 우리 일행을 제외한 한국인도 많이 보이네요.

 

우리는 이곳 구경을 마치면 바로 근처에 있는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해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이곳에서는 부근에 케이블카를 타고 포도밭을 지나 니더발트 정상으로 올라가는 코스도 있고

꼬마 기차를 타고 동네와 고성 구경을 하는 코스도 있고..

 

우리도 그런 투어를 하고 싶지만, 오늘 낙오하면 영원히 이 동네에 머물며 노숙자 생활을 하며 살아야 할지 모릅니다.

참고로 佳人은 독일어를 전혀 하지 못합니다.

독일어도 하지 못하는 노숙자는 굶어 죽을 겁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약 1시간가량 머물다 떠납니다.

비행기 출발시각을 맞추며 이곳 드로셀가세를 거닐다 말입니다.

 

오늘로써 우리 여행은 끝이 납니다.

공항에 도착해 출국심사를 끝내고 보딩을 기다리며 아래를 내려다보니

우리를 태우고 갈 루프트한자의 비행기가 보입니다.

앞으로 장장 10여 시간을 저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야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로써 동유럽으로의 우리 여행은 끝이 났습니다.

길지 않은 여행이지만, 지금까지 보았던 모습과는 다른 문화이기에 더 많이 생각하고 기억에 남나 봅니다.

여행이란 늘 돌아올 때는 아쉽습니다.

그러기에 또 다른 여행을 꿈꾸나 봅니다.

 

이번 10월에는 우리 부부 둘이서만 배낭을 꾸려보려고 합니다.

패키지가 주는 아쉬움을 배낭여행으로 채우고 싶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다녀오는 40여 일의 여행을 준비하렵니다.

물론, 꿈이지만, 꿈조차 꾸지 못하는 삶은 재미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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