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른베르크 그리고 아샤펜부르크.

2014. 5. 7. 08:00동유럽 여행기/독일

지난밤은 뉘른베르크에서 하루를 묵었습니다.

이 도시는 2차 대전 후 전범재판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도시가 아니겠어요?

학창 시절 들어본 도시 이름이네요.

비록, 잠만 자고 스쳐지난 도시지만, 이름이라도 아는 도시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런데 호텔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하려면 별도의 돈을 내라 합니다.

야박하게도 와이파이 인심이 후하지 않습니다.

유럽은 간혹 와이파이가 유료로 운영하는 곳이 제법 있네요.

 

우리나라는 와이파이 인심이 그리 고약하지는 않습니다.

내가 받는 혜택이기에 당연히 돈을 내야 하지만, 요즈음 숙소에서는 와이파이 사용이

세계적으로 무료화되어가지 않나요?

하물며 동네 구경하는데 돈을 받고 길을 지나려고만 해도 돈을 받는 중국도 최근에는

숙소에서의  와이파이 사용은 대부분 무료이던데...

 

만약, 우리나라 숙소에서 와이파이 사용료를 받겠다 하면 우리는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아직 그런 곳에 가끔 있네요.

 

이 도시로 들어오던 길에서 차창을 통해 바라본 모습은 풍요롭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높은 산도 보이지 않고...

땅도 무척 기름져 보이네요.

독일의 저력은 바로 이런 옥토로부터 나오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와이파이도 되지 않기에 일찍 잠자리에 들려다 셋이서 시내 산책이나 하자고 무작정 길을

나서 슈퍼마켓이 보이길래 들어가려니까 영업시간이 끝났다고 들어오지 말라고 합니다.

안에 사람이 있고 불도 켜있는데...

 

워낙 시간 개념이 충실한 나라라 하지만, 고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요.

아직 불이 켜있고 사람이 있으면 팔 수도 있지만, 우리와는 다른 생활에 순간 당황합니다.

 

사실, 거절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번 여행에 비슷한 경험을 여러 번 했습니다.

비엔나 숙소에서도 아들이 맥주 사러 간다고 나갔다가 7시가 막 지났다고 안 판다고 해

헛걸음하고 돌아온 적도 있었습니다.

그곳도 불이 켜져 있고 안에 일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우리와는 문화가 다르니 사는 방법도 다르네요.

 

산책이나 하자고 무작정 큰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니 주유소가 보이고 주유소의 매점에

불이 켜져 있어 들어가 물어보니 영업한다고 하네요.

유럽은 이렇게 주유소의 슈퍼마켓은 늦게까지도 영업하나 봅니다.

혹시 늦은 시각에 맥주 생각이 나시면 부근의 주유소에 딸린 슈퍼마켓을 들리면

맥주나 안주 정도는 살 수 있을 겁니다.

 

돌아오는 길에 울 마눌님이 어느 건물 유리창에 걸린 광고물을 보고

우리나라 선수가 아니냐고 합니다.

가만히 보니 바로 작년에 이웃동네 아우크스부르크를 강등 위기에서 살린

지동원 선수가 아니겠어요?

그때 지동원 선수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지옥으로 떨어질 아우크스부르크를 살려낸

구세주로 사진에서 만세 부르는 선수 말입니다.

 

오늘 일정을 지도를 통해 살펴봅니다.

지지난밤은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부근의 잘츠캄머구트의 어느 펜션에서 잠을 자고

새벽밥을 먹고 일찍 출발해 오전 중에 잘츠부르크를 구경했습니다.

 

이른 점심을 잘츠부르크에서 먹고 차를 달려 뮌헨을 통과해 북서쪽에 있는

아우크스부르크에 도착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뮌헨으로 들어왔지만, 뮌헨은 오늘도 이렇게 올 때처럼

바람결에 스쳐 지나가기만 합니다.

 

오후 일정은 아우크스부르크를 구경했지요.

그리고 다시 차를 북쪽으로 달려 지난밤을 뉘른베르크에서 잠을 잤습니다.

오늘은 프랑크푸르트에서 한국으로 돌아가기에 비행기 출발시각 전까지

프랑크푸르트 부근에서 놀아야 합니다.

그래서 바로 프랑크푸르트 아래에 있는 아사펜부르크로 새벽밥을 먹고 달려 올라갑니다.

 

드디어 아사펜부르크라는 아주 작은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도시가 무척 음산합니다.

날씨 탓인가요?

 

잠시 시내 쪽을 걸어보았습니다.

마치 유령도시처럼 사람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왜 이렇죠?

모두 어디 간 겁니까?

 

오늘 민방위 훈련이라도 하나요?

헐~

 

아~ 한 사람이 보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오는 여행객으로 보입니다.

도로는 돌을 깔아 자전거 타기에 그리 편안해 보이지 않습니다.

한 시간만 타면 엉덩이에 멍이 들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버스에 오르려다 보니 이미 좌석은 다른 사람이 그동안 쇼핑한 물건으로

좌석을 가득 채워 늦게 버스에 오른 사람은 앉을자리조차 없었습니다.

51인석 버스인데 우리 일행은 모두 31명인데 말입니다.

 

버스에는 물론 화물칸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쇼핑을 많이 해서 처음 올 때 가지고 온 트렁크는 화물칸에 넣었지만,

그곳은 이미 처음부터 가득 차 버려 그 사이 쇼핑한 물건은 깨질 수 있는 것도 있고

더는 넣을 수 없게 되자 짐을 버스 안에다

미리 실어놓아 그동안 쇼핑했던 물건으로 좌석 대부분이 가득 채워버렸습니다.

짧은 일정이지만, 일행 대부분은 이민용 트렁크를 두세 개씩 가져왔기 때문에 쇼핑했던

물건이 많아지자 드디어 좌석까지 차지해 늦게 버스에 오른 사람은

앉은 좌석조차 없게 되어 버렸지요.

 

게다가, 두 사람이 앉을자리에 한 사람씩 앉아 가겠다고 미리 짐으로 좌석을 차지해 놓았으니

우리처럼 짐이 없는 사람은 앉을자리조차 없게 된 것이지요.

 

쇼핑도 여행의 여러 재미 중 하나가 맞습니다.

그걸 탓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이 우선이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부부가 왔으면 같은 자리에 앉아가지 왜 서로 떨어져 다른 자리 하나씩 차지하고

늦게 온 사람에게는 자리조차 양보하지 않고 가느냐 이 말입니다.

 

그렇게 쇼핑을 많이 하면 가이드는 얼굴에 화색이 돌겠지만...

간신히 부탁해 자리 양보를 받고 앉아가게 되었습니다.

하마터면 입석으로 독일 고속도로에서 서서 갈 뻔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지요.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정말 많은 상품을 사시더군요.

이제 곧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야 하니까.

더는 쇼핑할 시간도 쇼핑할 가게도 없기 때문일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전기제품은 고장 나면 애프터서비스도 어려울 텐데 백만 원이 넘는 것도

한 사람이 여러 개를 사더군요.

쌍둥이 칼은 동날 뻔했습니다.

한국인 주인과 가이드로부터 세관을 무사히 통과하는 교육까지 열심히 받으며...

역시 유럽은 한국사람에게는 쇼핑의 천국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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