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속 마을, 할슈타트

2014. 3. 24. 08:00동유럽 여행기/오스트리아

할슈타트는 할슈테터호(Hallstatter See)라는 호수를 끼고 있는

인구 천 명 정도가 사는 아주 작은 마을이랍니다.

정말 유명한 마을 이름치고는 작은 마을입니다.

그 호수에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오리처럼 생긴 새가 있습니다.

너 오리지?

아니랍니다.

백조랍니다.

 

그 호수에는 위의 사진처럼 아주 우아한 백조가 제법 많이 살고 있답니다.

그러면 여기는 백조의 호수란 말입니까?

 

백조는 고상한 동물로 우리에게 알려졌지만, 실제 저 호수에 사는 백조는 아주 사납게 사람에 대들더군요.

손에 빵이라도 들고 있으면 물가에서 올라와 부리로 마구 쪼아요.

야동 순재 할배가 있어야 가만히 있으려나?

 

그런데 슈베르트는 이곳에 왔다가 백조라는 곡이나 짓지 왜 송어라는 곡을 지었나 몰라요.

슈베르트가 송어라는 곡을 작곡한 이유나 들어보고 갈까요?

그때 슈베르트가 이 호수를 걷고 있을 때 한 낚시꾼이 낚싯대를 드리어도 물이 너무 맑아

고기가 통 물지 않자 화가 난 낚시꾼이 물 위를 일부러 더럽게 흐리게 하니

송어가 낚싯대에 걸리더랍니다.

 

슈베르트는 그 모습을 보고 송어가 불쌍해 송어라는 곡을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나 원 참 !!!

송어가 기가 막혀~

 

요즈음 이 호수에는 함부로 낚시하지 못하지요.

허가제이고 허가를 받아도 한 사람이 잡을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미 유럽은 낚시에도 이런 제도를 도입했네요.

 

25년 전에도 낚시하는 사람을 만나 허가증을 본 적이 있어요.

그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때일 겁니다.

그런데 이 할슈타트의 유명 요리가 송어요리라는 것.

예전에 왔을 때도 먹어보았지만, 우리나라 매운탕 같은 얼큰한 맛도 나지 않은 튀긴 송어라 별로였습니다.

 

마을은 작으나 할슈타트는 그러나 그 명성은 천하에 오르내리지요.

물론, 백조처럼 이곳 할슈타트라는 마을도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 할슈타트의 모습을 그대로 베낀 짝퉁 할슈타트를 건설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요?

이미 많은 분이 눈치채셨을 겁니다.

이런 대단한 일을 벌일 나라는 전 세계에 중국 외에는 없다는 것을 모르는 분이 없을 겁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어찌 그런 일을????

 

아무리 짝퉁의 천국이라도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겠어요?

광동성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사실, 이런 짓은 중국 말고는 할 만한 나라가 없긴 할 겁니다.

중국이 이미 세상에서 경제대국으로 올라섰지만, 일류국가가 되려면 멀었다는 생각입니다.

 

호수는 인공으로 만들고(물론, 크기는 1/50로 축소한 호수) 그 주변을 이런 건물을 지어

분양까지 하는데 가격이 오리지널 할슈타트보다도 비싸게 분양한다더군요.

할슈타트의 3층짜리 18세기 빌라 가격이 33만 파운드(5억 8천만 원)인데

중국의 분양 가격은 30-50만 파운드에 달한다 합니다.

 

그러나 분양은 지지부진하다는데 그 지역을 둘러싼 광저우와 선전, 휘저우 등에서 생기는

악명 높은 공해 때문이라 합니다.

짝퉁이 오리지널보다 비싸고 공해마저 심하다는데...

어디 이곳만큼 공기가 맑은 곳이 있겠어요?

 

중국은 이것뿐이 아니라네요.

2006년에는 상하이에서 32km 떨어진 곳에 영국 마을을 본뜬 "템즈 타운"이라는

마을을 만들어 분양한 적도 있는 나라입니다.

그 마을에는 윈스턴 처칠, 다이애나비, 해리포터는 물론 제임스 본드 동상도 마을 광장에 세웠답니다.

정말 빠떼루 받고 싶은 게요?

 

회사 측에서는 수십 명의 설계, 건설 기술자를 관광객으로 위장해 몰래 할슈타트에 파견해

마을의 구조와 실내장식까지 동영상으로 찍어 꼼꼼히 마을 전체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기에 가능한 이야기라는 말입니다.

이 정도의 열정이라면 할슈타트를 능가하는 마을을 짓는 게 오히려 더 낮지 않을까요?

 

할슈타트에서는 중국의 이런 행동에 못마땅하게 생각하지만,

마땅히 제재할 방법이 없어 그냥 두고 본다는군요.

다만, 주민들은 우리 마을이 그만큼 아름답다는 것을 인정하는 거라고 위안 삼는다 합니다.

보는 눈은 있어 아름다운 것은 알아서...

그런 일이 있고 난 후부터는 할슈타트를 찾는 외국 관광객 중 중국 단체관광객이 제일 많다고 합니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짝퉁 마을을 만들까 하고 오히려 많이 찾아온답니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면 그랬을까 측은한 마음도 듭니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당시에는 해외여행조차 마음대로 나갈 수 없는 시절이라 외국의 풍경을

구경할 기회조차 없다가 처음 이런 곳에 섰을 때의 감동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태까지 이곳에 대한 그때의 감동을 간직하고 있었나 봅니다.

 

마을 입구에서 본 돌하르방입니다.

제주도 돌하르방께서도 이곳에 관광차 오셨나요?

아니군요?

 

얼굴을 보니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고 오스트리아 사람처럼 보입니다.

소금광산에서 소금을 채굴하던 모습을 돌에 새겨놓았습니다.

아마도 저렇게 등짐을 지고 소금을 광산에서 밖으로 내왔나 봅니다.

우리나라 광부가 예전에 독일로 돈을 벌기 위해 석탄 캐러 나갔다고 하길래

여기는 돌하르방이 소금 캐러 온 지 알았습니다.

 

할슈타트는 우리나라 드라마 "봄의 왈츠"에 잠시 나온 곳이라 합니다.

요즈음 우리나라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지만,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라 합니다.

중국의 짝퉁 덕분에 요즈음은 중국 관광객이 인해전술로 몰려온다고도 하고요.

 

어디 그뿐인가요?

사운드 오브 뮤직이라는 영화에도 나온 곳이지요.

주로 잘츠부르크에서 촬영했지만, 위의 사진처럼 자전거 타는 모습은 바로 이곳 호숫가라고 합니다.

저때 아이들이 입었던 옷이?

바로 창문 커튼을 뜯어서 만든 옷일 겁니다.

 

지금도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자전거 타기도 유명한 코스라 합니다.

아빠와 이런 길에서 자전거를 탄다면 평생 기억에 남을 거예요.

 

일찍이 대 여행가며 지리학자인 독일의 알렉산더 본 훔볼트는 "할슈타트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곳이다."라고 이야기했다지만, 佳人도 25년 전 이 모습을 보고

"그래! 훔볼트 네 말이 맞다."라고 했습니다.

어디 두 사람뿐이겠어요?

사진으로 보시는 여러분의 생각도 같지 않을까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세요?

예전에 할슈타트라는 마을이 모 항공사 광고에 나온 이후 더 많은 한국사람이 찾을 겁니다.

이런 모습은 마음속에 차곡차곡 포개어 넣어두었다가 마음이 우울할 때 살포시 꺼내보고 싶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정말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모두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곳에 사는 사람은 행복하겠지요?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