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가몬 박물관(Pergamon museum)

2013. 11. 15. 08:00동유럽 여행기/독일

오늘은 페르가몬 박물관(Pergamon museum)이라는 곳을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이 박물관은 독일의 박물관 중 가장 중요한 곳이고 유명한 곳이라 유적이나 유물 구경을 좋아하시는 분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멋진 볼거리가 있다는 말입니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나서 슈프레 강이 감싸고 흐르는 도심 속의 작은 섬 안에 만든 박물관 타운으로 갑니다.

이 지역은 분단 당시 동베를린에 속한 곳이니 동독 영토였다는 말이네요.

여기 섬 안에는 별이 다섯 개가 아니라 박물관이 무려 다섯 개인가 있다 합니다.

 

구글 위성지도부터 보고 갑니다.

박물관 타운을 이루고 있는 박물관 섬은 위의 지도에서 보듯이 도심 안의 작은 섬에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그중 노란 점으로 표시한 곳이 바로 오늘 구경할 페르가몬 박물관입니다.

 

우리가 구경할 섬에는 페르가몬 박물관, 보데 박물관, 구 국립미술관, 구 박물관과 그리고 신 박물관이 있답니다.

그러니 이 섬은 바로 박물관 섬이라는 말인가요?

섬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작은 강에 불과하니 도심 속에서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섬이라고 느끼기도 쉽지 않습니다.

 

박물관 건물이 박물관에 소장된 유물 같습니다.

우리는 그 많은 박물관 중 페르가몬 박물관 하나만 보러 왔습니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만 멋지다 하겠어요?

주변에 보이는 박물관 건물도 전시된 유물 못지않게 볼만합니다.

 

개인적으로 오시려면 다섯 개 박물관 모두 볼 수 있는 연합표를 끊는 게 저렴하다 하네요.

그러나 우리 같은 단체여행자는 관광차 들렸기에 정해진 코스만 다녀야 하기에 그냥 하나만 보고 갑니다.

하나를 보더라도 시간만이라도 넉넉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야말로 인증 사진만 찍고 돌아서기도 숨이 찹니다.

 

배낭을 박물관 안으로 가져갈 수 없어 입구의 보관함에 맡겨두어야만 하고 전시물에 대한 해설을 도와주는

헤드폰이 준비되어 있지만, 불행하게도 한국어는 없다고 합니다.

유럽 여행을 하며 박물관에는 대부분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없어 무척 서운하더군요.

영어를 원어민 정도로 할 수 있다면 문제 되지 않지만, 유물에 대한 설명은 일상 대화 수준이 아니잖아요?

더군다나 일상 대화도 쉽지않은 우리 같은 사람은...

 

우선 열린 문틈 사이로 살며시 들여다봅니다.

정면으로 계단이 보이고 많은 사람이 계단에 앉아있습니다.

뭬야? 이게 다란 말입니까?

이게 그 유명하다는 페르가몬 유물이란 말이에요?

 

그러나 옆으로 돌아 입구로 들어서니...

입이 따악 벌어집니다.

노천에 있던 거대한 제단을 그대로 옮겨와 실내에 같은 크기로 전시했다는 말이 아닙니까?

이 어려운 일을 당시에 했더란 말입니까?

 

정면에 보이는 계단 위에 제우스 신에게 바치는 대제단이 'ㄷ' 자 모양으로 있고 맞은편과 양쪽으로

다시 'ㄷ' 자 모양으로 수많은 신이 조각으로 새겨져 걸려있습니다.

오늘 서양의 모든 신을 여기다 집합시켰나 봅니다.

아무리 이곳에 옮겨와 전시한다 해도 이렇게 원본과 같은 규모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정말 놀라운 광경입니다.

유물이란 원래 있던 곳에 그대로 있어야 그 진가가 드러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대로 두어 풍화작용이나

도굴로 말미암아 사라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안 석불처럼 종교적인 이유로 배척한다고 인위적으로 파괴하기도 하더군요.

 

여기 원래 모양의 제우스 대제단의 모형이 있습니다.

제우스 대제단을 다른 말로 페르가몬 제단이라고도 한다고 하네요.

제우스 신에게 바치는 인간의 정성이라고 봐야 할까요?

 

사실, 이곳 페르가몬 박물관에 진열한 유물은 지금 터키의 베르가마(Bergama)라는 지역에 있던 유적을

통째로 뜯어와 전시하고 있는 절도품 유물인 셈입니다.

세상에 지역 자체를 옮겨왔다는 말이네요.

 

그러니 오늘 여기에 모인 우리가 모두 보는 유물은 절도품을 구경하는 셈인가요?

장물을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 감상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하네요.

유물은 터키 지방의 유물이지만, 장사는 독일 정부가 한다는 말입니다. 헐!!!

터키도 사실, 그들 조상의 유물은 아니기는 하네요.

 

정작 터키의 베르가마의 제우스 대제단 터에는 굴러다니는 돌 몇 덩어리와 나무 두 그루만 덩그러니 남아

그곳이 대제단 터였다는 것을 말한다 하니...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제우스 대제단이 세워질 당시에 이곳 독일은 그야말로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하고 돌도끼나 들고

짐승 뒤 꽁무니만 쫓아다니던 게르만족의 야만인이 살았을 게 아니겠어요?

 

대제단 위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바로 佳人이 제우스였다면, 이렇게 아래에 언제나 수많은 신을 거느리고 있었을 겁니다.

여기는 이렇게 계단에 앉아 천천히 생각하며 유물을 감상해야 하나 봅니다.

 

위의 모형도는 제우스 대제단을 포함한 페르가몬의 모습으로 생각되네요.

터키의 베르가마 말입니다.

 

제우스라고 하면 헤라의 서방이고 그리스 신화에서는 신 중의 신이라는 짱신이 아니겠어요.

위의 사진에 보이는 조각상이 바로 제우스입니다.

제우스도 세월의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나 봅니다.

온전한 모습이 아니네요.

그러나 복근은 요즈음 인기 있는 초콜릿 복근입니다.

 

제우스는 게다가 바람기가 많아 신과 인간을 가리지 않고 치마만 입은 여자라면 가리지 않고 사고를 쳐

아테네, 아폴론, 아르테미스, 헤르메스 등을 낳았다 했나요?

위의 조각상이 바로 아폴론인가 봅니다.

오른쪽에는 뱀의 모습이 머리와 몸통 일부만 남았습니다.

 

아르테미스입니다.

제우스와 레토의 딸 말입니다.

그리스의 여신인 아르테미스는 로마에서는 디아나라고 부르고 영어로 다이애나라고 부른다지요?

 

전쟁의 신이라는 아테나입니까?

누가 얼굴을 뭉개버렸습니다.

그러나 돌에 새긴 저고리와 치마 주름이 마치 바람에 일렁이는 것 같지 않습니다.

지금 한 줄기 바람이 막 스치며 지나간 듯...

 

아마도 제우스가 낳은 이복형제, 자매간에 재산 다툼이라도 벌어졌나 봅니다.

여기는 거인과의 전투가 리얼하게 그려졌네요.

여기는 거인과 신들의 전투 장면을 묘사한 조각품이 113m에 이르게 장대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신도 잠시 그림으로만 살펴보려 합니다.

정말 섬세한 표현입니다.

사자가 지금 다리를 물어뜯고 있나요?

 

여기는 이렇게 신들과 악마가 싸우는 모습으로 돌에 생생하게 새겨놓았습니다.

 

말 등에 올라탄 여신은 거의 묘기 수준입니다.

저런 자세로 말을 탈 수 있다면 역시 신의 경지가 맞습니다.

 

신과 함께 출연한 동물은 주로 사자가 많이 보입니다.

위의 사진 중 왼쪽 위를 보시면 독수리로 보이는 새 한 마리가 보이네요.

 

나머지 신도 올리지 않으면 삐칠지 몰라 여기 올려 보았습니다.

그런데 남신은 대부분 옷도 입히지 않고 여신은 왜 옷을 입혔나 모르겠어요.

내일은 신은 빼고 박물관을 더 구경하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오늘 하루 만에 페르가몬 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을 모두 올릴 수 없어 부득이 며칠 더 올려보려 합니다.

여기에 올린 사진에 보이는 전시물은 터키 베르가마 지역에서 통째로 뜯어온 유물이랍니다.

내일은 다른 나라에서 또 뜯어 옮겨온 유적의 전시물을 올려드릴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