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가는 길

2013. 11. 13. 08:00동유럽 여행기/독일

오늘은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 Tor)이 상징하는 베를린을 구경합니다.

워낙 유명한 문이고 특파원이 독일이나 베를린의 소식을 전할 때 언제나 이 문을 배경으로

소식을 전했던 기억이 나네요.

비로 제일 위의 사진이 브란덴부르크 문입니다.

 

베를린의 상징이라면 바로 이 문이 아닐까요?

베를린이 섭섭해할까 봐 이 사진을 제일 먼저 올렸습니다.

확실히 우리 집 대문보다 크긴 크더군요.

 

늦은 시각이지만, 잠시 눈을 붙이고 나니 새벽 2시가 되니 우리 일행 대부분 모두 일어나나 봅니다.

새벽 2시라 하지만, 한국의 우리 시각으로 아침 9시니 아무리 늦게 잠을 청했다 해도 저절로 눈이 떠지니 어쩌겠어요.

날이 밝기도 전에 일어나 동네 산책을 나섭니다.

정말 유럽 여행은 시차 극복이 제일 우선인가 봅니다.

 

우리도 더는 잠을 청하기 어려워 샤워도 하고 모바일 폰이나 노트북으로 인터넷을 연결 해 한국 소식도 들여다보고...

다행히 몇 곳을 제외하고는 모든 호텔에서 무료로 와이파이를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별도로 돈을 받는 곳도 있었고요.

그렇다고 와이파이 접속이 약해 우리나라처럼 원활하지는 않았습니다.

창밖을 내다보니 새벽 5시가 조금 넘으니 벌써 트램이라고 부르는 전차가 운행하네요.

날이 밝자 무조건 호텔 밖으로 나와 잠시 거닐어 봅니다.

 

아들과 마눌님과 함께 먼 나라인 이곳 독일에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도시에서의 산책이라...

어디 상상이라도 했겠어요?

우리 팔자에 독일 하고도 작은 도시 게라에서 아침 산책을 할 팔자인가 봐요.

정말 세상일은 알다 가고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아침을 호텔에서 먹고 버스를 이용해 베를린으로 이동해 첫 번째로 베를린 장벽의 상징이라는

브란덴부르크 문을 구경하는 날입니다.

원래 집에서는 아침은 많이 먹지 않지만, 이곳에서 아침을 먹을 시각인 8시는 우리 한국시각으로는

아주 배가 고플 오후 3시가 아니겠어요?

 

호텔에서는 아마도 한국사람의 왕성한 아침 식사에 놀랐을 겁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우리 32인이 독일인 70인분이 넘는 식사를 해치웠답니다.

체격도 우리보다 큰 독일 사람 식사량의 두 배가 넘는 양을 먹어치워 버렸답니다.

 

체구도 작은 우리가 엄청나게 큰 독일인의 두 배가 넘는 식사량에 호텔에서 음식 준비에 작은 소동이 있었다 하더군요.

시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오해하겠어요. 그쵸?

걸신만 왔는지 알았을 것 아니겠어요?

좌우지간, 32인의 위대(胃大)한 한국인입니다.

 

우리는 이제 게라라는 작은 마을에서 하루를 자고 아침 9시에 다시 버스를 타고 출발해 4시간 정도 걸려 12시 넘어

베를린에 도착했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느끼는 점은 풍경이 우리와는 다르고 더군다나 고속도로 길 양쪽으로 늘어선

나무숲이 무척 이채롭습니다.

상품성이 높은 나무가 아주 잘 자라는 토양인가 봅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아카시아나 선산이나 지키는 굽은 소나무가 대부분인데...

 

버스 기사는 2시간 정도 운전을 한 후 무조건 휴게소에서 15분 이상을 쉬어야 하고  다시 운전하여 2시간이 지나면

이번에는 휴식시간이 조금 더 늘어나 30분을 쉬어야 한다고 하네요.

게다가 전날 장시간 운전했을 경우 다음 날은 운전대를 놓은 지 무조건 11시간이 지나야 운전대를

다시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걸 모두 운전자의 전산 장치에 기록되게 하여 불시에 교통경찰이 확인한다 하네요.

 

운전으로 인한 피로로 사고를 막으려는 조치라 여기지만, 우리 처지에서는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게 우리 같은 승객의 안전을 위한 일이라고 하니 불편하게 생각할 만한 일도 아니네요.

12시가 넘어 베를린에 도착하니 우선 점심식사부터 해결해야 하네요.

 

동유럽 여행이 버스를 장시간 탄다고 하지만, 정말 대단한 여정입니다.

우리 부부야 이미 중국 배낭여행을 통해 그 정도는 단련되어 졸업한 상태라 차창을 스치는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는 일조차 아주 즐기는 편이기에 무척 즐겁게 다녔습니다.

 

사실 차만 타면 주무시는 분은 돈이 차창 밖으로 휙휙 날아간다 하잖아요.

요즈음은 신사임당도 버스 창밖으로 날아간다 합니다.

차창을 스치는 풍경도 여행이고 그 또한 보면 즐거운 일이 아닌가요?

 

점심식사는 베를린에 있는 한국식당에서 육개장이라는 음식을 먹었지만, 차라리 현지식이 더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육개장에 나온 고기가 마치 가죽 허리띠처럼 딱딱해 도저히 씹을 수 없었습니다,

외국에서 우리 입맛에 맞춘다고 공연히 한국식당에 데려가면, 그 맛이 사실 현지화된 이상한 맛이잖아요.

고객을 생각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하지만, 차라리 그 나라의 전통적인 음식을 맛보고 싶습니다.

 

베를린은 그 이름이 곰의 의미인 베어라는 말에서 따온 도시 이름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이 지방에 곰이 많이 살았나 봅니다.

얼라리오?

우리 대한민국 사람도 사실 웅녀의 후손이 아닌가요?

그래서 위의 사진처럼 베를린의 상징인 깃발은 곰이 그려져 있고 도시에도 가끔 곰의 조형물이 눈에 뜨입니다.

왼쪽은 유럽연합의 깃발이고 가운데는 예전 독일 국기고 오른쪽은 바로 곰이 그려진 베를린의 깃발입니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향해 버스를 타고 가는데 기둥 하나가 우뚝 선 광장을 한 바퀴 돕니다.

이게 바로 전승기념탑이라 하네요.

그 높이만도 67m라 하니 무척 높은 탑입니다.

역시 싸움에서는 꿀리지 않는 나라라는 말인가요?

 

꼭대기에는 황금으로 치장한 승리의 여신상이 보이네요.

물론 도금한 가짜 여신상이겠지만...

아마도 로마 신화에 나오는 빅토리아라는 승리의 여신일 것이고 그리스로 따지면 니케(Nike)라는 여신이 아닐까요?

손에 월계관을 들었고... 깃대도 들었네요.

그리고 등어리에는 날개를 달았으니까.

 

꼭대기 여신상 바로 아래에는 사람이 보입니다,

여신의 치맛자락 아래 말입니다.

그 높이가 50여 m라 하네요.

아마도 저 탑에 올라갈 수 있게 만들었을 것이고 그곳에서는 베를린 시내를 조망할 수 있겠네요.

그러나 탑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지하도를 통해야만 가능하다 하네요.

 

1873년 프로이센이 독일을 통일하게 된 전쟁에서 승리를 기념해 만든 탑이라 합니다.

구글 지도 위성사진으로 봅니다.

그때 덴마크, 오스트리아 그리고 프랑스 연합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을 겁니다.

그 전쟁을 기념하기 위해 멋진 조형물을 만든 모양이네요.

돈 좀 들었겠습니다.

 

원래 유럽 대륙은 국경을 서로 마주 대한 나라가 한둘이 아니잖아요?

그러니 늘 서로 으르렁대며 그렇게 살았나 봅니다.

한때는 지배당했지만, 또 어느 때는 처지가 바뀌기도 하고...

우리와는 다르게 대륙에 금을 긋고 사는 나라이기에 어쩔 수 없었을 겁니다.

 

이때가 독일이 몸을 만들어 바로 전쟁의 역사에 제대로 데뷔하게 된 전쟁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기념탑 하단부를 바치는 원형의 기둥은 대포의 포신을 의미한다 합니다.

평화의 시대에 한번 해보자는 겁니까?

 

위의 지도를 보면 전승기념탑, 부란덴부르크 문 그리고 페라가몬 박물관이 일직선 상에 보입니다.

오늘 우리가 갈 코스네요.

 

그러니 여기는 버스에서 내려서 볼 필요도 없이 그냥 기둥 하나이기에 우리에게 버스를 타고

획 둘러보는 서비스를 하나 봅니다.

친절하기도 하여라.

이게 바로 차창 관광이라고 하며 그냥 버스 안에서 유리창을 통해 내다보기만 하는 관광입니다.

 

그러니 이런 일이 순식간에 일어나니 주무시는 분은 절대로 볼 수 없는 그런 관광입니다.

우리야 바로 왼쪽에 앉아 버스가 도는 방향이기에 아주 제대로 볼 수 있지만,

반대편에 앉은 사람도 보기 쉽지 않겠습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같이 출발해 같이 이동하다 같이 돌아오지만, 모두 같은 것을 보고 느끼지는 못하나 봅니다.

 

전승기념탑이 있는 곳은 위의 지도처럼 브란덴부르크와는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곧게 뻗은 직선도로 상에 서로 마주 보고 있네요.

그 길은 계속 나아가 문을 지나 운터 덴 린덴이라는 길로 이어집니다.

기념탑에서 문까지의 대로는 아마도 군사 퍼레이드나 무슨 행사가 있을 때 주로 이용되는 도로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그 도로 주변에는 예전에 황제의 사냥터였으나 지금은 공원으로 일반 시민이 자주 찾는 대단히 큰 녹지대가 있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우리나라 여행객은 길지 않은 여행이지만, 엄청난 짐을 가지고 오셨네요.

마치 이민 가시는 분처럼 한 사람이 화물용 가방을 두 개씩이나 들고 오신 분도 많습니다.

51명 좌석인 버스에 겨우 32명이 탔는데 버스 화물칸이 부족할 지경이었습니다.

목적이 여행보다는 매일 옷을 갈아입고 가시는 곳마다 화보용(?) 사진을 예쁘게 찍어야만 하나 봅니다.

우리 부부는 두 사람이 기내용 작은 가방 하나에 물이나 간단한 소지품을 담을

작은 배낭과 카메라 가방만 가져갔는데...

결국, 많은 짐을 가지고 온 일 때문에 나중에 작은 소동이 일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