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족석각을 찾아서

2014. 1. 10.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2012년 11월 19일 여행 32일째

 

삼국지 기행은 어디로 가고 이번에도 또 삼국지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대족석각을 찾아 길을 나섭니다.

대족석각에 삼국지에 나오는 어느 인물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우리 여행이 서쪽 끝인 청두에 왔기에 다시 동쪽으로 떠납니다.

아침에 일어나 혹시나 하고 창밖을 보니 역시나였습니다.

구채구나 송판에서 보았던 티 하나도 없는 파란 하늘은 상상뿐인가 봅니다.

 

 

충칭으로 가는 길을 어느 길로 갈까를 고민하다 대족석각을 구경하고 충칭으로 들어가

장강삼협으로 통해 이릉이었던 이창으로 가렵니다.

이릉은 바로 유비가 관우의 원수를 갚겠다고 무모하게 나서 불고기가 될뻔한

삼국지 3대 전투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사실, 역사에 크게 이름을 남긴 전투장 치고는 제대로 보여주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전투란 경치 좋은 곳에서 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이 전투로 유비는 천하 통일의 꿈을 접게 되었지요.

천하 통일의 대업만 접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자신의 삶마져 접으며 세상을 등지게 되었다죠.

야무지게 꾸었던 꿈은 이곳 익주에서 출발하며 이릉까지 이어지다

그곳에서 장강에 흘려보냈을 겁니다.

그 마지막 전투장이었던 이른대전이 벌어진 효정산 전투장을 찾아보렵니다.

그다음 유비에게는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긴 땅 형주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오늘부터 우리가 가는 길은 유비가 익주로 들어오며 천하통일의 꿈을

야무지게 꾸었던 길을 역순으로 가게 됩니다.

물론, 유비의 마지막 길이기도 하지요.

 

 

그러기 위해 충칭에서 장강을 따라 배를 타고 이릉을 찾아가야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충칭으로 가는 길에 하루 정도 시간을 내어 석각이 아름답다고 하는 대족을 가려고 합니다.

지난번 천수라는 곳에 들려 맥적산석굴을 보았기에 그곳과 비교할 수 있겠네요.

 

 

원래 대족은 계획에 없었는데 충칭으로 가려고 하다 보니

잠시 들려보면 될 것 같아 그리 결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무척 아름다운 석각이었습니다.

탁월한 결정이었지요.

 

 

대족으로 가는 차편은 청두에서는 청두 기차역 옆에 있는 성북 터미널입니다.

기차역을 등지고 오른쪽으로 가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여기를 찾느라 고생했네요.

 

 

혹시 청두에서 대족석각으로 가실 분은 지도를 참고 하세요.

버스 출발 시각은 어제 올린 사진을 참고 하시고요.

버스요금은 86원으로 네 시간 걸린다 했지만 거의 다섯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첫차가 10시에 출발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출발하는 버스도 대족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아니라

용수라는 곳으로 가 그곳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대족이라는 곳으로 찾아가야 합니다.

복잡해 보여도 찾아가는 방법이 어렵지 않기에 누구나 찾아가실 수 있습니다.

대족이나 용수는 같은 곳으로 조금 떨어져 있어 시내버스로 바로 찾아갈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버스는 고속도로로만 달려 다주석각이 있는 도시인 용수라는 곳으로 갑니다.

길은 무척 좋지만, 오후 2시 45분에 도착하니 4시간 45분이나 걸렸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용수 터미널에 버스를 내리면 터미널 건물 바로 앞에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201번 버스가 보이시죠?

이 버스를 타면 바로 대족 버스 터미널까지 갑니다.

버스 요금은 2원입니다.

종점에서 종점으로 가는 버스이기에 그냥 타고 가기만 하면 됩니다.

 

 

우리가 청두에서 용수로 가는 버스를 탈 때 다주로 갈 거라고 기사에게 스마트 폰에 찍은

지도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용수에서 다주 가는 다른 손님을 수소문해

우리를 함께 가도록 배려합니다.

버스는 종점에서 종점까지니 걱정할 필요가 없네요.

 

 

나중에 용수에 도착해 대족으로 가는 시내버스 타는 곳까지 친절하게

안내까지 하며 말입니다.

대족을 가려는데 왜 용수행을 타라고 하는지 불안해 여러 사람에게 물어보았거든요.

우리 여정을 눈여겨보시면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으셔도 누구나

우리 부부처럼 다니실 수 있습니다.

 

 

아기 바구니도 있네요.

이 동네는 어린아이를 이렇게 대나무 바구니에 넣어 업고 다니더군요.

버스는 40분 이상을 달려 대족 버스 터미널 앞에 도착합니다.

 

 

이곳 대족에서 운행하는 노선과 시간입니다.

충칭은 30분에 한 대씩 무척 자주 운행합니다.

 

 

이 작은 마을 대족의 놀라운 모습입니다.

거의 모든 간판이 작고 일정하게 만들었습니다.

무척 아름다운 뿐 아니라 예술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글을 쓴 사람의 이름과 낙관까지 간판에 찍었네요.

이렇게 간판을 만들어 붙이니 도시 자체가 아주 깔끔하네요.

 

 

그런데 깔끔한 것은 좋은데 터미널 부근에서 숙소를 구하려니 젠장...

외국인은 안 된다고 하네요.

배낭 때문에 우리는 터미널에서 기다리고 울 마눌님이 숙소를 찾는다고 혼자 나가더니

한 시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아 무척 속을 태우고 찾아 나서기도 했어요.

 

 

대주점이라는 호텔에 갔더니 하루에 500원 이상의 방만 있다고 해서 저렴한 곳을 찾아

이 동네를 전부 뒤지고 다닌 모양입니다.

그러나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새가상무빈관(赛家商务宾馆)에서 외국인도 좋다고 해

그곳으로 결정하고 왔답니다.

특가방 68원을 방 두 개를 하며 무려 6원이나 깎아 130원에 하기로 했다네요.

원래 특가방은 잘 깎아 주지 않거든요.

 

 

혹시 이곳을 가실 분이 계시면 깨끗하고 외국인도 가능한 곳이고

저렴한 곳이니까 들려보세요.

밤에 콩티아오도 가동되니 따뜻하게 잘 수 있습니다.

위치는 터미널 옆에 큰 광장이 있습니다.

그 광장에서 둘러보면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상무빈관을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대족(大足)은 도시 이름이 이상한 곳이네요.

엣날 우리 드라마에 나왔던 대발이가 살았던 곳인가요?

아마도 중국에 처음으로 한류의 바람을 불어넣은 게 대발이네 가족 이야기

사랑은 뭐길래가 아니었나요?

이 도시의 모양이 마치 부처님의 발처럼 생겼다고 해 대족이라고 불렀다 합니다.

그런데 언제 하늘에 올라가 이 마을을 살펴보았을까요?

그리고 부처님 발바닥을 본 사람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