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강언에서 다시 청두로

2014. 1. 4.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이제 이빙의 사당을 잠시 더 보고 도강언 경구 입구로 돌아가렵니다.

버스로 경구 입구에서 이곳으로 오는 시간은 산길을 올라오는 길이었지만,

10분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곳은 이빙 부자를 기리기 위해 만든 곳으로 가파른 산비탈에 사당과 박물관 등 많은

건물을 지었는데 무척 가파르기에 올라가며 보는 것보다 정상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내려

걸어 내려가며 보는 게 편하네요.

그러면 아래 안란삭교(安澜索橋) 부근에 그 버스가 대가하고 있어 다시 타면

처음 버스를 탔던 곳으로 쉽게 올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왕이 아니면서 왕이라는 칭호를 붙여주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빙은 왕이라고 불러도 전혀 부족함이 없을 사람입니다.

아마도 죽어서라도 그들이 만든 도강언의 모습을 바라보라고

여기다 사당을 만들었나 봅니다.

정말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관란정(灌澜亭)이라는 정자 앞에 담장이 있는데 그곳에 심탄작도저언(深滩作淘低堰)이라는

글이 있는데 이 글은 청나라 가경 23년에 권관현왕(權灌县王) 몽경이라는 사람이

쓴 글이라 하는데 이 말의 의미는 제방을 높이 쌓으려 하지 말고

강바닥을 깊게 파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같은 목적으로 물을 관리하지만, 방법에서는 정 반대로 생각하라는 말이네요.

 

 

용 한 마리가 보입니다.

잘 키운 용 한 마리 열 이무기 부럽지 않을 겁니다.

선통 원년에 썼나 봅니다.

정말 멋진 용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정말 살아 꿈틀거리는 듯 보입니다.

 

 

이빙의 사당이 있는 이 산의 이름이 옥루산이기에

현판에 옥루선도라 쓴 모양입니다.

날렵한 처마 끝이 독특하고 예뻐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도강언 부근의 산수를 그린 그림이네요.

오른쪽에서 흘러내려온 강은 이렇게 쓰촨 평야를 거미줄처럼 연결하며

농토를 살찌우고 인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했나 봅니다.

이 일을 생각하고 실천에 옮긴 이빙이 실로 위대해 보입니다.

사람을 이롭게 한 대역사...

 

 

보병구로 흘러내려 가는 내강의 모습입니다.

건너편이 바로 백장제라고 부르는 인공 섬입니다.

그 오른쪽 끝이 물을 외강과 내강으로 가르는 어취가 있는 곳이죠.

이렇게 그때도 그랬듯이 오늘도 같은 모습으로 물은 흐릅니다.

 

 

하선덕(何先德) 부부상입니다.

1803년 그동안 부서져 다닐 수 없었던 안란교를 부부가 돈을 들여 다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전쟁으로 불타서 사라지고...

세월의 무게에 부서지고...

그러나 이런 사람들로 말미암아 다리는 다시 이어지고 왕래할 수 있잖아요.

 

 

당시 도강언 공사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놓았습니다.

흐르는 물을 막아가며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겁니다.

더군다나 공사에 투입되는 장비라는 게 정말 별것 없었을 기원전의 시간이 아니겠어요?

자연은 도전하는 게 아니라 다독거리고 달래며 함께 살아가는 일이 아닐까요?

 

 

지금은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렸습니다.

어취에서 바로 이빙 사당으로 연결되는 안란교라는 다리입니다.

얼마 전까지는 이 다리를 통해 사람이 오고갔으나 지금은 폐쇄해버렸습니다.

 

 

이 다리를 안란삭교라고도 부르고 부부교라고도 부르는 이유는 하선덕 부부가

돈을 내어 다시 세웠기 때문이라 합니다.

워낙 오래된 다리이기에 중국의 유명한 다섯 개의 오래된 다리 중 하나라 하네요.

지금은 건너 다닐 수 없어 버스로 여기를 와야 하네요.

 

 

그리고 무료 셔틀버스로 산을 넘어 오갈 수 있도록 했네요.

이제 사진에 보이는 다리를 지나면 셔틀버스 정류장이 있고 이 버스를 타면 우리는

돌아가야 하는데 여기까지 대강 둘러본 시간은 약 한 시간 정도 걸리네요.

 

돌아가는 버스는 수시로 다니기에 시간 걱정하지 마시고 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 들어온 문이 산 위에 있는 북문이라 그곳부터 걸어 내려오며 보았기에 힘은 들지 않았지만,

올라가며 보려면 너무 가파른 산이기에 꽤 힘든 길이 되겠네요.

 

 

다시 버스를 타고 경구 대문으로 왔습니다.

대문 앞에 있는 아침에 들어올 때 보았던 남교라는 멋진 다리를 건너보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아침에 보았던 남교를 건너 잠시 구경하고 청두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다리 천장이 무척 화려합니다.

풍우교처럼 만들었네요.

중국은 다리 장식을 무척 잘하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다리를 용으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리를 건너니 그곳은 옛날 고성 거리입니다.

관현(灌縣)은 도강언의 옛 이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지금은 옛 모습이 아니고 옛 모습을 흉내 낸 것이지만....

시간이 넉넉하면 이 거리를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다리를 건너 뒤돌아보고 다시 다리 모습을 찍어보았습니다.

언제 지었는지는 기록이 없고 원래 이름은 능운교(凌云桥)라 불렀고 그 후 능허교(凌虚桥)로

바꾸었다가 청나라 때 보제교(普济桥)로 바꾸었다가 다시 산홍훼교(山洪毁桥)가

되었다는데 1969년 중건하면서 지금의 이름인 남교로 바뀌었다 하니

다리 하나가 참 파란만장한 세월을 살았나 봅니다.

 

 

다리 위에서 보병구 방향을 바라봅니다.

보병구가 바로 쓰촨 평원으로 물이 들어오는 목구멍과 같은 곳입니다.

저 앞의 왼쪽을 이퇴라 부르고 그 위에 복룡관이라는 건물이 보입니다.

다리 위에서 보병구를 흘러내려 온 위대한 강을 구경하는 곳이라고 하여

람성대(览胜台)리고도 부른답니다.

 

 

반대편인 시내 방향을 바라봅니다.

다시 다리 아래를 지나 강물은 아래로 흘러갑니다.

인간의 힘으로 만든 수로를 따라 오늘도 도도히 강물은 흘러갑니다.

인간을 이롭게 하는 강물이 말입니다.

 

 

이 다리를 웅거강원제일교(雄居江源第一桥)라고도 부르고 다리 안에는

 많은 그림과 장식이 아름답기에 수상화루(水上画楼)라고도 부른답니다.

수상화루라...

정말 이름 하나는 멋지게 짓네요.

그러나 다리의 화려함을 바라보며 그 이름이 전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바쁘시더라도 이 다리만은 꼭 구경해 보세요.

잠깐만 시간을 내면 구경할 수 있어요.

다리의 모습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다리 안에 그려진 그림 또한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이제 오후 3시 30분이 다 되었네요.

오전 11시에 경구 대문을 통과했으니 4시간 반을 구경했습니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경구 대문 앞에서 4번 버스를 타면 바로 종점이 고속철 역입니다.

종점에서 종점으로 가니 물어볼 필요도 없고 2원/1인 차비만 내면 됩니다.

도강언을 올 때는 버스로 왔으니 갈 때는 기차로 가보려고 합니다.

 

 

버스를 타고 어디서 내릴까 고민하지도 마세요.

물어보지도 마세요.

25분 정도 달리면 황량한 벌판에 고속철 기차역이 보입니다.

 

 

청두까지는 15원입니다.

기차는 30분 간격으로 자주 다니는 듯합니다.

표를 사려면 당연히 여권이 있어야 합니다.

 

 

기차 타는 곳은 2층으로 무척 높습니다.

 

 

40분 만에 청두역에 도착합니다.

첫날 여기에 도착했기에 우리 동네처럼 신남문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아침에 청두에서 도강언으로 올 때는 차점자 버스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그러나 갈 때는 고속철을 타고 돌아왔습니다. 

혹시 우리처럼 자유 배낭여행을 하려는 분이 계시면 이런 교통편을 알아두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해서요.

 

다음 이야기는 대족석각이라는 곳에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여행은 또 하나의 삶이라 합니다.

너무 두려워할 이유도 없지만, 그렇다고 정신줄 놓고 다녀도 안 되는 일이지요.

우리 부부는 그냥 두리번거리며 오늘도 여행 중입니다.

살아가는 일 또한 여행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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