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체스키크룸로프

2013. 12. 13. 08:00동유럽 여행기/체코

 

체스키 크룸로프라는 마을은 정말 아기자기하게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마치 동화 속에 들어온 그런 기분이 드는 마을입니다.

색깔이 유난히 아름다운 마을이네요.

 

오잉?

이건 무슨 짓인가요?

의자인데...

넘 야하다.

 

체스키 고성에 내려다본 마을의 모습은 마치 색채의 마술사가 마을을 색칠한 모습입니다.

게다가 여기는 아주 가을이 깊어졌나 봅니다.

자연마저 마을을 더 아름답게 꾸며줍니다.

내려다본 모습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올려다보니 그도 아름답습니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모두 아름답겠지만, 특히 가을은 색의 향연처럼 곱고 아름답습니다. 

오늘은 정원을 구경하고 내려오며 고성 안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며 시작하렵니다.

그리고 마을 안으로 들어가 골목길을 걸어 다니며 두리번거려보고요.

 

성을 빠져나와 마을 안을 기웃거리며 걷다 보니 아까 성 위에서 보았던 블타바 강이 나타나고

그 강 위에는 나무다리가 있습니다.

이 다리를 '라제브니키 다리(Lazebnicy Most).'라고 부른다는데 일명 '이발사의 다리.'라고도

부른다는데 다른 말로 불린다는 이야기는 무슨 곡절이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이곳에도 사연이 있는 다리라 모두 여기 다리 위에만 오면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세우고 듣는답니다.

우리는 그냥 우리와 함께 온 인솔자에게 듣습니다.

현지 이 마을 가이드는 저 뒤편에 서서 먼 산만 바라봅니다.

우리가 쳐다보면 그냥 웃지요.

 

다리 위에서 들었던 그 이야기가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하기에 여기 소개하렵니다.

단, 이 이야기는 가이드 마다 모두 조금씩 다르기에 원본은 없는

카피 본만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오래전 이곳 성의 영주인 루돌프 2세에게는 아들이 있었답니다.

그 아들이 서자라는 말도 있더군요.

그는 바로 여기 라트란 거리에서 이발소를 하는 사람의 딸을 좋아했다네요.

사랑은 이렇게 다른 신분에서 시작할 때 늘 문제가 생기잖아요. 

 

시작은 뭐 세상 어디나 늘 있는 상투적인 사랑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젊은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이야기는 아담과 이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한강의 모래알보다

많이 수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러나 영주의 아들과 이발사의 딸이라는 신분의 차이만 있을 뿐이 아니겠어요?

결국, 두 사람은 사랑했고 결혼에 이르러 드디어 신혼방을 성 안에다 꾸몄답니다.

 

그러나 사실 영주의 아들인 이발사의 사위가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고 이발소에

이발하러 오는 동네 사람 모두 사위의 병에 대해 걱정스러운 말 한마디 씩 하고 가는 겁니다.

사실, 이발사도 제일 걱정되는 일이 바로 그 일이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영주는 신분의 차이를 불문에 부치고 아들의 결혼을 서둘렀나 봅니다.

바로 위에 올려드린 사진이 다리 앞에 있는 이발소 건물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딸이 목이 졸려 죽었다는 소문이 돌며 딸의 아버지나 동네 사람 모두

이발사의 사위인 영주 아들을 의심하게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영주 아들은 오히려 동네 사람을 모두 의심하며 신혼의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겠다고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한 사람씩 차례로 죽이기 시작했다네요.

누가 범인인지도 모르는데 범인을 찾을 때까지 온 동네 사람을 모두 죽일 태세입니다.

온 동네가 공포와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고 이발사는 딸의 죽음으로 벌어진 이 문제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네요.

 

그래서 이발사는 사위를 찾아가 동네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거짓으로 자기가 딸을 죽였다고

고백을 하게 되었고 사위는 장인인 이발사를 잔인하게 토막살인을 했답니다.

이발사는 자신을 희생해 마을을 살린 겁니다. 

이렇게 동네 사람의 목숨을 구한 이발사를 위해 온 동네 사람이 힘을 모아 여기 이발소 앞에

다리를 만들게 되었기에 이 다리를 '이발사의 다리.'라 부르게 되었다는

슬픈 사연이 있는 다리입니다.

 

다리 한가운데는 카를교에서 보았던 다리 위의 종결자인 별 다섯 개를 머리에

인 성 요한 네포무크의 조각상이 있습니다.

체코에서는 역시 다리의 달인이 성 요한 네포무크라는 게 입증되었습니다.

비록, 작은 다리지만, 여기도 다리라고 말입니다.

 

별이 다섯 개...

그러나 그 건너편에는 별 다섯 개를 부끄럽게 하는 조각상이 또 하나 있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의 조각상이 있는데 예수님의 조각상 아래는 "사랑이 깃든 십자가

하느님의 구원자 신분"이라는 글이 적혀있다네요.

 

그런데 이발소 아가씨 이야기를 들어보니 명당이라는 말은 서양에서는 통하지 않나 봅니다.

주역의 원리가 너무 먼 곳까지는 힘을 쓰지 못하네요.

뭐 주역의 본거지인 중국 랑중이라는 마을에서도 장비가 목이 잘려 죽긴 죽었지요.

좋은 자리란 모두에게 다 좋은 곳이 아닌가 봐요.

 

중앙광장은 체스키 크룸로프의 상징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마을의 모든 도로는 이 광장으로부터 방사형으로 뻗어있습니다.

광장 한가운데는 삼위일체 탑이라고 부르는 탑이 세워져 있는데 그리 규모가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광장의 이름이 스보르노스티라고 합니다,

이 말은 체코어로 화합을 의미하는 말이라 합니다.

 

1712년부터 4년간 프라하의 유명한 조각가였던 마티아시 바츨라프 야켈이라는 작가가 당시 유럽을

공포로 몰고 휩쓸었던 페스트를 퇴치한 기념으로 만든 하늘에 대한 감사의 탑이랍니다.

아름다운 분수대와 성인의 모습을 조각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아까 다리 위에서 별 다섯 개를 단 성 요한 네포무크의 조각상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세운 조각상에는 별이???

말을 하지 마세요.

무지하게 많습니다.

 

이 주변이 가장 번화한 곳으로 시청과 호텔과 레스토랑 그리고 가게가 무척 많습니다.

시청에 걸린 깃발 세 개는 유럽연합 기, 체코 기 그리고 이 도시의 상징인 장미문양의 기입니다.

 

그러나 여기 탑을 세운 이유는 중세에 유럽을 휩쓸던 흑사병을 물리친 그 고마움의 표시로

삼위일체 탑을 세웠다 하니 동양의 좋은 터와는 많이 다른가 봅니다.

 

마을 안에는 가장 높은 건물이 성 비투스 성당이라 합니다.

1400년에 건축이 시작되어 39년간의 공사 끝에 1439년에 완공한 후 지금까지도 보수와

증개축이 계속되고 있답니다.

후기 고딕양식의 건물로 성의 탑이라 부르는 아름다운 종탑이 특히 유명하다고 합니다.

마을 어디에서나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마을 안에서는 제일 높은 건물입니다.

 

위의 사진은 플라슈티교라는 다리로 일명 망토 다리(Cloak Bridge)라는 이름을 가진 다리입니다.

고성에서 제일 먼저 구경한 대정원으로 가려면 원래 중간에 위의 사진처럼 해자로 끊어져 있습니다.

이 두 개의 언덕을 이어주는 다리가 바로 망토 다리입니다.

해자는 이제 위의 사진처럼 사람이 오가는 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버스가 서 있는 곳에서 마을로 들고날 때 반드시 다리 아래를 통과해야 하는 곳이지요.

지금 우리가 걷는 다리 아래의 길은 원래 물길을 끌어들여 성을 방어하기 위한 해자였다고

하고 망토 다리라는 이름은 바로 서쪽에 있는 성을 보호하기 위한 다리기에 망토 다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며 성과 정원이 있는 언덕은 절벽으로 갈라진 곳이기에 매번 오르내리기 싫어

이렇게 다리로 연결했나 봅니다.

 

3층으로 지은 돌로 쌓은 다리입니다.

제법 높이도 있고...

이 다리만 폐쇄하면 정말 성은 요새처럼 안전할 것 같습니다.

 

제일 아래의 다리는 극장으로 이용한 무도회 홀인 마스쿠에라데 홀(Masquerade Hall)로 직접

연결되고 가장 위의 다리는 대정원으로 연결되 정원 안에 있는 갤러리로 통한다 합니다.

지금은 모두 폐쇄되어 일반 관광객은 다니지 못하고 아까 우리가 건너온

가운데 다리로만 다닐 수 있답니다.

 

오늘은 아주 가을 냄새가 물씬 나는 체스키크룸로프라는 예쁜 마을을 구경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부르노로 이동해 잠을 자고 체코의 또 다른 보석이라는 올로모우츠라는 도시로 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런 성 하나 사서 여기에서 살고 싶습니다.

유럽에는 매물로 나온 성이 많다고 하며 가격 또한 크게 비싸지 않다고 하지만,

한국사람은 성을 사서도 안 되고 팔지도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왜?

성을 팔고 사는 일은 성매매이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