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로모우츠의 성 바츨라프 대성당.

2013. 12. 17. 08:00동유럽 여행기/체코

프라하는 보헤미아 지방의 대표적인 도시라면 올로모우츠는 모라비아 지방의 대표도시라 합니다.

그러나 같은 두 지방의 대표선수라 하더라도 두 도시의 비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지금은 모라비아의 주도는 지난밤 우리가 잠을 잤던 도시인 부르노라는 곳이라네요.

세월이 흐르니 도시도 흥망성쇠를 겪나 봅니다.

그러나 부르노가 주도이기 이전에는 이곳 올로모우츠가 주도였으니 역사적인 구경거리는

이곳이 훨씬 많다는 말일 겁니다.

 

그러다 보니 이곳 올로모우츠는 역사적인 유물이나 문화재가 프라하 다음으로 체코에서는 많다고 합니다. 

 이 도시에서 우리가 볼 것은 가장 유명한 백색 교회라 불리는 성 바츨라프 대성당과

시청사 광장인 호르니 광장입니다.

시청사 광장이 뭐가 볼 게 있느냐고 하시겠지만...

정말 대단히 아름다운 유적이 무척 많습니다.

 

시청사 건물에는 프라하에서 본 천문시계와 같은 시계가 있고 광장 가운데 있는 35m 높이의

대단히 멋진 삼위일체 탑이 있습니다.

이 탑은 중부 유럽에서 가장 큰 탑으로 탑만으로도 제법 구경거리가 됩니다.

만약, 개인적으로 이 도시에 오면 여기도 구경거리가 무척 많다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바람처럼 흔적도 남기지 않고 우리가 다녀간 사실조차

알리지 않고 스쳐 지나갑니다.

위의 사진을 보니 헤라클레스가 뿅 망치를 들고 뱀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려칩니다.

잠시 헤라클레스 분수를 올려다보다 보니까 우리나라의 길거리에서 얼마 전까지 유행했던

두더지 잡기라는 놀이기구를 보는 듯합니다.

 

무엇을 그리 간절히 구하나이까?

부디 마음의 평화를 얻기 바랍니다.

우리 인간은 참 바라는 게 많습니다.

그게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려 하지 않고 대부분 의지하는 데 문제가 있을까요?

 

우선 성 바츨라프 대성당으로 갑니다.

가는 중간에 성당 하나가 보입니다.

성당 이름이 성모 마리아 대성당이라고 합니다.

 

들어가 보고 싶지만, 그저 외관만 찍고 갑니다.

성당 안에는 천정의 프레스코 벽화가 무척 화려한 곳이라 합니다.

유럽 여행이라는 게 사실 성당 투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위의 사진은 오늘의 첫 목적지인 성 바츨라프 성당입니다. 

외관은 언뜻 보면 뾰족탑의 고딕 양식이라 해야 하겠네요,

그러나 성 바츨라프 대성당은 역사만큼 파란만장한 일을 겪었기에 안으로 들어가면

여러 양식이 혼재한 그런 성당이라 합니다.

뭐 아무려면 또 어떻습니까?

우리가 건축한 개론을 공부하러 온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왜 이 성당을 백색성당이라 하는지 알겠네요.

유럽의 다른 성당과는 달리 외관이 검게 변하지 않는 석재를 사용한 모양입니다.

사암이 아니라 대리석인가 봅니다.

성 바츨라프 대성당은 모라비아 지방에서는 가장 높은 첨탑을 지닌 성당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체코를 통틀어서는 프라하의 성 비투스 대성당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하던가요?

 

그런데 첨탑이 너무 높고 앞에 주어진 공간이 협소해 일반 렌즈로는

전경을 모두 담는다는 게 불가능합니다.

다행히 10mm 광각렌즈를 가지고 다니기에 전경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제 사진에는 가끔 광각렌즈로 담은 사진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최근에는 장기간 배낭여행에도 가지고 다니지만, 오랜 시간 배낭여행을 하다 보면 

정말 어깨 빠지는 것처럼 아프답니다.

다음부터는 빼고 다니렵니다.

 

이 성당은 1107년에 이곳 올로모우츠 지방의 왕자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처음 지어 봉헌한 성당이라 합니다.

능력이 되는 사람은 이 정도의 성당도 지어 봉헌하나 봅니다.

그러나 1204년 화재로 모두 불타버렸고 1616년에 와서야 바로크 양식으로 다시 지었다네요.

화재가 만든 여러 양식의 성당이라는 말이겠어요.

 

그 후 다시 네오 고딕양식이 다시 덧붙여지며 지금에 이르렀다고 하니

성당 하나에 여러 양식이 혼재된 그런 모습이라고 봐야 한답니다.

유럽의 건축사는 성당건축과 함께 변하나 봅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문 입구 위에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이 있어 사진을 찍었지만,

너무 어두워 그만 흔들려 버렸습니다.

오늘은 창문 커튼까지 모두 닫아 내부가 무척 어둡습니다.

 

구글 위성 사진으로 성 바츨라프 대성당의 전경을 하늘에서 봅니다.

내일은 시청 광장으로 가 올로모우츠의 꽃이라고 생각되는 성 삼위일체 탑과

시청사와 광장 주변을 구경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성당의 모습은 가톨릭을 믿는 신자에게는 아주 경건한 장소일 겁니다.

그러나 佳人처럼 종교가 없는 사람도 그곳에 서면 그런 비슷한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佳人의 그런 느낌은 먹어보지도 못한 음식의 메뉴만 보고

그 음식을 평가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런 느낌은 아마도 성당의 모습이 저절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마력이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