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26. 08:00ㆍ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위의 글씨는 방통사묘의 뒤편에 있는 봉추비랑의 글씨 중
마치 봉황이 하늘을 나는 그림처럼 느껴진 비석에 새긴 글입니다.
아마도 봉비(鳳飛)라고 쓴 글로 보입니다.
이런 글을 남긴 이유는 여기에서 날개를 접고 날지 못한 봉추였기에
그를 위로하기 위한 글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그래요.
봉추는 날지 못하고 여기서 날개를 접었지만, 그를 기리는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
봉황이 날기를 바라며 이런 글을 남겼을 겁니다.
佳人 개인적인 생각으로 멋진 글이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가만히 글을 들여다보다 보니 마치 봉황이 하늘을 날아오르는 그런 형상이 아닌가요?
그러나 현실은 봉황은 나는 연습만 죽도록 하다가 날개가 꺾인 그런 형국이 되어버렸습니다.
봉황이여~ 하늘 저 높이 날아가시게나~
이카로스의 꿈이 꿈으로 끝나지 않고 태양까지 날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차라리 이카로스처럼 태양을 향해 돌진하다 녹아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누구의 잘못인가 책임소재를 가릴 이유도 없지만, 삼국지를 읽는 도중
봉추가 죽는 그 순간은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참을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았습니다.
방통의 무덤은 다른 사람의 무덤과는 달리 무척 작고 봉분 위를 돌로 솥뚜껑 덮듯이 덮어버렸습니다.
왜?
봉황이 날아갈까 봐?
못생겨서?
이제 무덤을 뒤로하고 사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원래 사당이 앞에 있고 무덤을 뒤로 배치했지만, 지금 남문은 폐쇄되고
북문이 정문처럼 이용되기에 반대로 구경합니다.
사당 안에 그의 조상을 모셔놓았습니다.
앞에 유리로 막아놓아 사진 찍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네요.
역시 봉추를 의미하는 봉황 봉(鳳) 자를 비석에 새겨놓았습니다.
위의 글자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마치 새끼 봉황이 어미 품에 안겨 있는
그런 모습으로 생각되는군요.
어때요?
여러분도 동의하시나요?
봉황의 새끼라는 봉추를 의미하는 글인가요?
공연히 佳人 혼자 오버하고 있죠?
뭐... 여행이란 게 혼자 다니다 보면 이렇게 혼자만의 생각을 하고 다닙니다.
여기는 전부 봉으로 시작해 봉으로 끝납니다.
수경 선생 사마휘가 유비에게 했던 말 중 와룡과 봉추 한 사람만 얻어도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지요.
그런데 둘 다 얻고도 천하는커녕 자기 지역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 잘못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유비가 바보입니까?
아니면, 수경 선생이 뻥쟁이입니까.
그래서 사람은 실속 없는 짓을 했을 때 "나는 봉이야~"라고 외치나 봅니다.
서봉(棲鳳)라고 쓴 편액은 청나라 건륭 5년에 쓴 모양입니다.
봉황이 사는 곳이라고 그랬나요?
수경 선생의 말도 뻥이 아니고 유비도 바보가 아니라면 공명과 봉추 두 사람이
과대 포장된 사람일까요?
공명과 봉추 두 사람은 진실일거라 생각해 마침 두 사람이 함께 있어
"당신들 과대포장이 된 뻥입니까?"라고 묻자 佳人의 질문을 받은 두 사람이
심각한 표정으로 지금 상의 중입니다.
"이 사람! 방사원~ 지금 佳人이 우리가 뻥쟁이냐고 묻는구랴~ 뭐라고 대답하지?"
"공명! 그럼 혹시 우리가 먹튀라는 거품이었단 말입니까?"
두 사람에게 숙제만 던지고 바쁜 우리는 그만 계속 다음 장소로 갑니다.
다음에 백마관 방통사묘에 들르시는 분이 계시면 공명과 방통을 불러
숙제 검사 꼭 하시고 오시기 바랍니다.
주군인 유비를 바보라 하기도 뭣하고 그들을 유비에 소개한 수경 선생이
거짓말장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스스로 자신이 못난이라고 답하기도 쉬운 말은 아닐겁니다.
천하기재라고 하는 두 사람의 절묘한 대답은 무엇일까요?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세상에 부러울 게 없습니다.
드림팀이라는 말은 바로 이런 경우에 써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요?
메시와 호날두를 함께 한 팀에 거느린 감독의 입장이라면 말입니다.
두 선수를 함께 거느리고도 우승하지 못한 감독은 빠떼루 받을 게 분명합니다.
그런데 유비는 왜?
못생겼다고 작가마저 잠시 출연시키고 36살에 바로 죽여버림으로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아닌가요?
못생겼다고 하늘마저 버린 겁니까?
불행한 천재였던 방통을 오늘 만나는 중입니다.
그런데 여기 와룡과 봉추가 함께 있다고 용봉명고(龍鳳名高)라는 편액이 걸렸습니다.
와룡과 봉추의 이름이 하늘을 찌르고 천하에 널리 퍼지라는 말인가요?
그러나 유비가 천하 삼분을 위해 촉으로 진출할 때 이곳으로 따라와 여기 낙봉파라는 곳에서
죽을 때까지 그의 활약은 조연으로 썩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 방통의 활약이 시작될 때 무척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너무 허망하게 죽어버림으로 기대가 실망으로 변한 사내였습니다.
망연자실이라는 말이 생각나게 한 사람이었죠.
오뉴월 삼배 바지에 뭐 새듯 말입니다.
수경 선생이 처음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와룡과 봉추 하나만 얻어도 천하를 얻을 수 있다는 말 말입니다.
그러나 유비는 두 사람을 모두 얻었지만, 천하는커녕 제일 비실거린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오직 유비 자신에 있지 않을까요?
군사로 채용했으면 군사의 말을 듣고 그대로 따라야 하지 않겠어요?
그 이유가 어디 있었을까요?
바로 유비 자신에게 있지 않았겠어요?
유비의 우유부단한 성격이 방통을 죽음을 몰고 갔고 공명의 만류에도 동오로 군사를 이끌고 나가
나라가 거덜 나는 지경에 이르게 했습니다.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섰나 봅니다.
세상에 아무리 좋은 인재를 거느렸다 해도 그를 부리는 사람이 무능하면 유비처럼
나라까지 홀라당 털어먹는 우를 범합니다.
선공후사(先公後私)라 했나요?
유비는 우유부단하면서도 공과 사도 구분하지 못했나 봅니다.
소탐대실...
큰 것이 무슨 일이고 작은 일이 어떤 일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명분과 개인적인 사사로움에
정말 큰 일을 그르친 사람입니다.
도원결의 때 맹세한 제일 목표가 한실 재건이었지만, 이는 거짓이라는 말입니까?
이렇게 작은 일에 목숨을 건 사람이 어찌 대업을 도모할 수 있습니까!
그게 모두 하늘의 뜻이었나 봅니다.
공명과 방통이 머리를 짜내 도출한 답은 하늘의 뜻일 겁니다.
하늘이 돕지 않는 일을 인간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어 도모한들 이룰 수 없는 게 아닐까요?
그래요...
일을 도모하는 것은 인간이고 그 일을 마무리 하는 것은 하늘일 겁니다.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는 말은 봉추가 나관중에게 했던 말인가 봅니다.
위의 조상은 사당 안에 있는 방통입니다.
저 조상을 본 순간 佳人은 지금까지 헛살았다는 생각이 퍼뜩 듭니다.
저 얼굴이 못생겼다면 佳人은 어찌 살란 말입니까?
정말 왜 이러십니까?
앞으로 어찌 살라고요?
여기에 오기 전까지는 그래도 방통 한 사람만은 믿고 살았습니다.
만약, 정말 방통이 저런 얼굴이었다면 그렇게 못생겼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중국보다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오히려 더 이웃집 아저씨 같은 외모로 비치나 봅니다.
사실, 佳人도 외모가 시원치 않아 이렇게 살고 있지 어느 정도 외모만 바쳐주었다면
대한민국의 역사가 바뀌었을지 모릅니다.
그랬기에 봉추를 생각하는 佳人의 마음은 남의 일 같지 않기에 더 정이 가는 사람인지 모릅니다.
못생겼기에 佳人의 글도 시원치 못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 못생겨서 정말 죄송합니다."
위의 사진 속의 고사목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지붕을 특별히 만들었네요.
그러나 말입니다.
얼굴 예쁜 것이 어디 마음 예쁜 것만 하겠습니까?
그런데 사람들은 佳人을 보고 생긴 대로 논다고 합니다.
시거든 떫지나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울지않고 앞으로 남은 세월 열심히 살아가렵니다.
예나 지금이나 외모지상주의로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성형은
기본으로 생각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2세가 태어날 때 부모는 부모와 닮지 않은 아이가 태어날지라도 놀라거나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말아야 합니다.
슬퍼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다문화 가족이 점차 증가하고 있기에 외모 때문에
고통받는 일도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싸이가 음악성 때문에 우리나라 가수 중 가장 세계적인 가수가 되었지 외모가 출중해
세계적인 가수가 되었다고는 결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갖추어야 할 것은 성형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능력을 개발해
실력을 키우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방통이 못생겼다고 해 여기 방통 사당에 와 인사치레로 하는 말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佳人이 방통과 같은 급의 외모라서 하는 말은 더더욱 아니고요.
오늘은 슬픈 날...
佳人이 방통을 만나 더 슬픈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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