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24. 08:00ㆍ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2012년 11월 11일 여행 24일째
오늘은 방통이 죽은 낙봉파가 있는 백마관을 찾아갑니다.
오늘 일정은 아침에 미엔양을 떠나 먼저 뤄장(羅江 : 라강)이라는 곳으로 갑니다.
뤄장을 가는 이유는 백마관을 찾아가려면 미엔양에서는 백마관까지 바로 가는 차편이
없어일단 뤄장을 가야 하고 그곳 뤄장에서 백마관으로 가는 차편을 수소문하라는
정보를 숙소에서 얻었습니다.
백마관이 있는 곳은 야트막한 산 위라 버스가 산 아래를 통해 지나가기에 올라가려면
배낭을 메고는 힘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침 7시에 숙소를 나섭니다.
목적지까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지 못하고 또 가다가 저녁이 되면 어디서 숙박해야
할지도 모르기에 이럴 때는 가능하면 일찍 움직이는 게 여러모로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백마관의 위치부터 지도를 통해 알아봅니다.
미엔양에서 출발해 뤄장까지 기차로 갑니다.
뤄장 기차역에서 빠오처를 타면 백마관 관문앞까지 바로 올 수 있습니다.
그 다음 모두 구경한 후에 백마관을 출발해 산밑으로 걸어내려오면 뤄장에서 더양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탈 수 있고 그 다음 더양에서 버스나 기차로 청두로 들어가면 됩니다.
청두에서는 역순으로 오시면 되겠네요.
바로 유비가 유장을 치기 위해 군사를 이끌고 지금의 청두인 익주로 내려가는 길목이
백마관이었고 그 백마관으로 들어가는 길목이 바로 방통이 죽은 낙봉파가 있다고 합니다.
이 길이 옛전에는 익주에서 중원으로 나가는 중요한 도로였지만, 이제는 산 밑으로
도로를 만들었기에 사용하지 않은 옛 길이 되고 말았습니다.
만약, 뤄장으로 먼저 가 백마관으로 가는 정보가 없었다면 백마관은 포기하고
그냥 청두로 내려갈 생각이었습니다.
여행계획에 있더라도 접근방법을 모르면 그냥 지나치고 계획에는 없는 곳일지라도
여행 중 좋다는 말을 들으면 들렸다 갑니다.
우리 부부의 여행 스타일은 원래 그런 겁니다.
백마관에 들려 방통의 묘도 구경하고 금우도도 걸어보고 그리고 봉추라는 방통이 죽은
장소인 낙봉파도 돌아보고 그다음 백마관에서 더양(德陽 : 덕양)으로 내려가 다시 차를
바꾸어타고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로 오늘 중 가려고 계획합니다.
이 야심 찬 계획이 과연 오늘 하루 만에 모두 이루어질지 한번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일반버스를 타고 백마관 낙봉파를 찾아가는 정보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가다가 못 가면 또 어디서 하루를 더 머물고 가면 되지 않겠어요?
여행을 준비하며 정보가 있다면, 훨씬 편하게 접근하겠지만, 우리 부부처럼
이렇게 정보도 없이 그곳 부근에 도착해 정보를 구하면 방문할수 있고 구하지 못하면
그냥 지나치기도 합니다.
세상에 완벽한 삶이 없듯이 완벽한 여행도 없습니다.
여행이란 원래 이렇게 하는 겁니다.
기차표를 예매하거나 숙소도 미리 예약하지 않고 찾아가는 스타일이
바로 강남 스타일이 아니고 佳人 스타일입니다.
가다가 갈 수 없으면 쉬었다 가든가 건너뛰면 되기 때문입니다.
우선 아침 일찍 시내버스를 타고 기차역을 찾아갑니다.(1원/1인)
이른 아침이라 거리가 한산해 기차역까지는 30분 정도밖에는 걸리지 않습니다.
너무 일찍 도착해 대합실에서 따끈한 커피 한잔 마십니다.
커피를 유난히 좋아하기에 이른 아침 날씨도 제법 쌀쌀할 때 마시는 커피는
행복의 전도사입니다.
그래서 배낭에 늘 컵과 커피는 빠뜨리지 않고 챙겨 다닙니다.
미엔양 역에 도착하니 날이 밝아오네요.
미엔양에서 뤄장으로 가는 기차는 오전에는 8시 13분 출발하는 한편만 있답니다.
물론, 청두나 더양으로 가는 기차는 많으나 뤄장은 작은 시골역이라
대부분 그냥 통과하는 곳인가 봅니다.
물론, 이 정보도 어제 얻었습니다.
뤄장까지는 무척 저렴한 10원/1인입니다.
중국 여행에서 이동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은 기차를 이용하는 겁니다.
기차가 연결되는 곳일 경우 말입니다.
비교적 안전하고 저렴하고 빠릅니다.
우리가 타고 갈 기차는 이층 기차네요.
좌석 번호에 상하 표시가 되어있습니다.
물론 정시 도착 정시 출발하는 것은 극히 드물지만, 오늘은 아닙니다.
물론 동차는 비싸고 침대칸은 비싸지만, 5시간 이내의 이동은 잉쭤라는 좌석도 좋습니다.
우리가 제일 많이 이용하는 게 잉쭤라는 좌석 칸입니다.
미엔양에서 정시에 출발한 기차는 40분 정도 달려 목적지 뤄장에 도착합니다.
뤄장이라는 기차역은 위의 사진처럼 무척 작은 시골역입니다.
아무리 인구가 많은 중국이라도 사람이 많이 살지 않은 역은 무척 작습니다.
기차에서 내려 나오려는데 여기는 다른 기차역과는 달리 신기하게도 드나드는 문이
하나로 중국 여행을 하며 들고 나는 문을 함께 사용하는 곳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이 기차역을 이용하는 승객이 많지 않다는 의미일 겁니다.
내린 사람도 우리를 포함해 몇 명 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은 모두 이 동네 사람이기에 금세 뿔뿔이 흩어져 사라지지만, 우리는
두리번거리는데 이때 역무원이 다가와 우리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묻습니다.
우리 차림새가 어리삐리하게 생긴 여행객이니까요.
"빠이마꽌(白馬關)"이라고 하니 어디서 왔느냐 하네요.
한국사람이라고 하니 깜짝 놀랍니다.
백마관으로 가는 굥교 차편이 없어 빠오처를 불러 타고 가야 한답니다.
우리의 대화를 듣더니 구경이나 난 듯 주변으로 많은 사람이 모여듭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뤄장에서 더양(德陽 : 덕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백마관 입구에 내려 걸어서 백마관으로 올라가는 방법도 있지만,
산길을 한참 걸어 올라가야 하기에 오히려 빠오처가 편리하고 저렴합니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15원 정도라 하며 자기가 빠오처를 불러주겠다고 전화를 합니다.
이렇게 알지도 못하는 곳에서 역무원의 친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일은
여행 중에 느끼는 최고의 즐거움입니다.
오늘 이 동네 사람들 구경났습니다.
저 사내는 밥을 먹다가 밥그릇까지 들고 나와 우리를 쫓아다니며 구경합니다.
조금 전까지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어디서 소문이 났는지
갑자기 20여 명의 사람이 구경나왔습니다.
우리가 동물원 원숭이도 아니고 모두 한국사람 구경합니다.
그럴 수밖에요.
이런 시골에 사는 사람이 한국사람을 만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어요?
우리는 역무원에게 다음 행선지인 청두를 가는 방법을 물어봅니다.
백마관 구경을 하고 다시 이곳으로 오라고 합니다.
백마관에서는 청두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고 더양으로 가 다시 청두행을
갈아타야 하고 여기 뤄장역에서 청두로 가는 기차는 오후 7시에 한 대가 선답니다.
정말 작은 시골역이라는 말이겠네요.
그럼 혹시 기차를 이용해 청두로 가는 방법은 하루 두 번밖에는 없다는 말이 아닌가요?
물론, 그 사이에 여기에 서는 열차가 있을 겁니다.
나중에 기차를 타고 뤄장역을 통해 백마관으로 가실 분은 지금 위의 사진에 보이는
안경 쓰신 역무원을 기억해 두셨다가 빠오처를 부탁하면 아주 친절한 경험을 하실 겁니다.
정말 이 동네사람은 우리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이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늙은이들이 밥은 제때 먹고 다니는지...
잠은 제대로 된 숙소에서 주숙등기까지 하고 자는지...
어떻게 이동하나 무척 궁금한가 봅니다.
그러나 중국인은 대부분 외국인이 주숙등기를 해야만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외국인이 대부분의 숙소에서 중국인처럼 쉽게 잠을 잘 수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잠시 후 여자가 운전하는 빠오처가 도착하고 우리보고 타라고 합니다.
얼마냐고 하니까 우리가 세 사람이니 30원을 달라고 합니다.
방금 역무원이 말한 15원의 두 배를 달라고 합니다.
방금전 소개받았지만, 중국은 이렇게 꼭 확인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낭패를 당하지 않나 봅니다.
그래도 다 줄 수는 없고 20원에 가기로 합니다.
혼자 가시는 분은 15원이면 되겠네요.
중국에서는 이렇게 흥정이 가능한 곳이네요.
빠오처는 시골 길을 달려 산길로 올라갑니다.
한참을 올라가더니만 중간에 아무것도 없는 곳에 서더니 내리라 합니다.
여기도 여느 중국과 마찬가지로 돈만 받고 중간에 우리를 내려주며
돌아간다는 말이 아닌가요?
지난번 정군산에 갈 때 한번 당했거든요.
이제는 두 번 다시 당하지 않으렵니다.
이렇게 우리는 여행을 하며 배우고 다닙니다.
중국에서는 자주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안 내립니다.
그래서 내리지 않고 "빠이마꽌! 빠이마꽌 문커우~"만 외칩니다.
결국, 기사는 멋적은 웃음을 지으며 차를 계속 몰아 산위로 올라가니
바로 그곳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우리가 원했던 백마관 관문이 보입니다.
방금 내리라는 곳에서 내렸더라면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산길을
끙끙거리며 한참을 올라올 뻔했습니다.
아주 정문 앞에 정확히 세우라 하고 백마관 관문 앞에 내립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잊은 짐 없이 모두 가지고 내리고 난 후 돈을 주면 됩니다.
혹시 이곳을 우리와 같은 일정으로 오시려는 분이 계시면 위의 백마관 관문을
잘 보셨다가 꼭 여기 앞에 내려달라고 하세요.
우리보고 내리라고 한 중간지점은 방통이 말을 타고 오르다가 유장의 군사에게
화살을 맞고 죽은 곳일지 모릅니다.
만약, 방통의 귀신이 나타나 뭐라고 하면 우리가 중국말도 알아듣지 못해
방통이 얼마나 답답해 죽겠어요? 그쵸?
그것은 방통을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어때요?
우리 부부처럼 하시면 미엔양에서 백마관 관루 앞에 딱 도착합니다.
9시에 뤄장역을 출발해 15분 만에 백마관 관문 앞에 도착했습니다.
중국어도 못하는 우리 부부가 하면 여러분도 얼마든지 하실 수 있습니다.
여행이 공부보다 더 쉽습니다.
이제부터는 백마관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구경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무거운 배낭은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백마관 앞은 가게조차 없고 아무도 없는 허허벌판이고
이 주변에 걸어다니며 보아야 할 곳은 많은데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표를 파는 곳에 가방까지 들이밀어 보관해 달라고 하면 해 줍니다.
단, 귀중품은 미리 빼는 게 서로에게 행복한 일이지요.
중국 여행을 할 때 이렇게 배낭은 경구 입구 매표소에서 거의 무료로 맡아 주더군요.
20원의 입장료는 할인이 없지만, 무거운 배낭을 무료로 맡겼으니 오히려 남는 장사네요.
물론, 기차역이나 버스 터미널에도 짐 보관소가 있지만, 그곳에서는 보관료를 내야 합니다.
자 어때요?
佳人처럼 가시면 찾아가는 정보도 별로 없는 백마관에 들려 제대로 날기도 전에
날개가 꺾인 어린 봉황 봉추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물론 중국어를 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가시려는 곳의 지명을 한자로 적어 보여주시기만 해도 알려줄 겁니다.
기차 타고 빠오처만 타면 바로 백마관 정문에 정확히 도착하실 수 있습니다.
누가 이렇게만 알려 주었어도 우리 부부는 쉽게 찾아갈 수 있었을 텐데...
이곳은 청두에서 당일로 다녀오실 수 있는 곳입니다.
혹시 삼국지나 봉추 방통에 관심 있는 분이 계시면 한 번쯤 구경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느낌 또한 무척 좋은 곳입니다.
방통도 이렇게 찾아오는 한국인이 많아지면 무덤속일지라도 무척 기뻐할 겁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백마관은 청두에서 장안이라는 중원으로 올라가는 여러 관문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백마관은 강유의 한이 맺힌 검문관과 더불어 봉추라고 불린
사원 방통의 한이 맺힌 곳입니다.
사내가 태어나 자신을 인정해준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기꺼이 버린 방통...
바로 여기 백마관으로 오르는 언덕인 낙봉파라는 곳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로써 우물쭈물했던 유비는 방통이 스스로를 던져 만든 명분 때문에 군사를
파죽지세로 몰아 유장이 머물던 청두를 공략해 촉한을 세우며 융중대책인
천하삼분지계를 완성하게 되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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