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편파적인 삼국지연의

2013. 1. 23.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오장추풍...

오장원에서 소슬한 가을바람맞으며 조용히 공명을 그렇게 눈을 감았지요?

 

삼국지와 같은 이야기는 재미를 위해 가끔 진실을 외면하고 작가의 주관적인 이야기가

 들어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때로는 나 자신도 나를 속이며 사는데 세상에 진실한 것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역사를 정사로 기록한다 해도 승자의 기록이고 게다가 쓰는 사람 개인의 처지에서 쓰게 마련입니다.

하물며 소설이야 오죽하겠어요,

삼국지의 정사는 진수가 쓴 것이라 하더군요.

대부분의 독자는 삼국지연의라는 책을 읽었을 것이고 나관중이 쓴 책을 가장 많이 보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佳人이 그 소설 속으로 여행하며 다시 혼자만의 생각으로 구경 다니기에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이야기와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런 佳人의 여행기는 당연히 편파적이고 개인적인 생각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오래전에 읽은 소설을 혼자만의 엉뚱하게 비틀어버리기도 하기에 당연히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사실과 다르다는

견해에서 출발하셔야 합니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기에 반론은 정중히 거절하겠습니다. 

 

사실, 가장 많이 읽히는 삼국지연의라는 나관중의 소설은 유비와 공명의 추종자라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한실만을 위해 안면 몰수하고 한족을 편파적으로 응원하며 쓴 이야기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조가 지금 깨어나 현재도 많은 사람이 읽는 삼국지연의를 보면 환장할 것입니다.

물론, 佳人의 이야기는 佳人 혼자만의 생각이기에 더 편파적입니다.

 

정사라고 인정받는 진수라는 사람이 쓴 삼국지가 있지만, 사실 삼국지연의가 더 재미있잖아요.

연의(演義)라는 말이 뜻하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에 야사도 솔솔 뿌려 버무리고 개인적인 재치로 재미를 섞어

프라이팬에 달달 볶고 거기에 가끔 사랑 이야기도 양념으로 살짝 찜도 하여 아주 맛깔나게 새로운 요리로

재탄생시킨다는 퓨전 스타일이라는 의미일 겁니다.

그러니 이처럼 편파적인 게 세상에 또 어디에 있겠어요. 그쵸?

 

아마도 화타와 조조, 그리고 화타와 관우의 만남은 연대상으로 미루어 보면 다르기에 있지도 않은 사실을

나관중이 조조 죽이기에 앞장서 팔을 걷고 작정하며 쓴 글일 겁니다.

위의 사진은 관우까지 팔을 걷고 있군요?

이게 바로 생쇼라는 말일 겁니다.

 

관우는 화타를 전적으로 믿고 몸을 그대로 맡깁니다.

왜?

굿 닥터만 있는 게 아니라 굿 페이션트도 중요하다는 말일 겁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이런 환자를 보면 뭐라고 할까요?

독한 놈이라고 하지 않겠어요?

 

마취제도 사용하지 않고 살을 갈라 뼈까지 스며든 독을 칼로 바각바각 긁어내는데도 눈도 깜빡이지 않고

치료하는 도중 바둑만 두었습니다.

그런데 조조는 화타가 수술 운운하자 바로 감옥에 가두고 죽여버림으로 악역을 하라고 만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한실을 되살린다는 명분으로 나라를 세운 유비와 그 일행은 천사표로 만들고 황제를 보필하며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를 능력과 주변여건이 200%가 넘었어도 끝내 황제의 자리에 오르지 않고 제후인

위왕으로 만족한 조조는 천하의 죽일 놈이 되었습니다.

이게 무슨 중동에서 열리는 핸드볼 경기도 아니고 이런 심한 편파적인 판정은 세상에 없습니다.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입니까?

 

그러나 삼국지를 읽는 순간부터 우리는 아군과 적군을 자연히 나누게 되며 유비의 편에 선 사람이 마치

우리 편 인양 응원하는 자신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됩니다.

조조를 필두로 그 반대편의 사람은 바로 악의 축으로 규정 하지나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관우는 아주 오만한 사람이었나 봅니다.

자기보다는 어른인 조조가 준 옷도 파릉교에서 손으로 받지 않고 청룡언월도 칼끝으로 받고

조조가 준 모든 재산은 손도 대지 않고 간다며 많은 독자에게 청렴한 인물로 각인되었습니다.

 

칼끝으로 물건을 받는다는 일은 우리 상식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어요? 

그러나....

조조가 준 제일 비싼 적토마는 왜 타고 간 겁니까?

관우가 청렴했다는 말은 순전히 거짓말이 아닌가요?

위의 사진이 바로 파릉교고 저 멀리 보이는 동상이 바로 건방진 관우의 상입니다.

 

적토마를 욕심내고 돌려주지도 않고 줄행랑쳤기에 그래서 재물신이 되었나요?

관우의 잘못을 열거하자면 한둘이 아니기에 여기서 이만...

그리고 결정적인 것은 뤄양의 관제묘는 외국인이란 이유로 할인도 해주지 않았지만, 조조의 유적지 쉬창은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어른에 대한 예우로 모두 할인을 해주었습니다.

佳人이 관우를 미워하고 조조를 사랑한다고요?

입장료를 깎아주는데 싫어할 사람 있나요?

 

처음부터 한실을 내세우는 게 한족의 민족성을 내세웁니다.

마치 한실을 다시 세우는 게 역사적 사명으로 생각하게 유도한 겁니다.

왜 한실만이 정통이라고 합니까?

정말 웃기는 소리가 아닌가요?

이 말은 편 가르기 하자는 말이 아니겠어요?

중국 역사상 중원을 지배한 국가 중 한족의 나라가 몇 나라나 됩니까?

 

워낙 중국이라는 나라는 한족이 가장 많은 민족이지만,

사실 월담해온 이민족의 지배를 오래도록 받았으며 더 강력한 국가체제를 유지했지요.

한족이 세운 나라는 한족의 시작이라는 한나라와 송나라, 명나라 정도가 아닌가요?

 

여기 이민족에 대한 반발심이 삼국지라는 소설에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그러니 인구만 많은 한족은 늘 2등 민족이라는 아픈 마음을 삼국지라는 소설로 승화하려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족은 한족만을 위한 국가건설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요.

작가가 유비와 공명의 열렬한 후원자처럼 한족의, 한족에 의한, 한족을 위한 소설이 바로 삼국지연의가 아닌가요?

같은 한족이라도 안티 한실은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왜 출사표는 모두 악비의 글만 있습니까?

악비가 중국 역사상 가장 글씨를 잘 쓴 사람입니까?

악비가 바로 한족의 나라 남송 출신의 장군이었으며 한족과 북방민족을 편 가르기 위해 병사들의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함이 아니었나 모르겠어요.

 

위의 사진이 바로 악비의 모친이 악비 등짝에다 무면허 미용 행위라는 문신을 새겨놓는 악모자자(岳母刺字)라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충심보국(忠心報國)이라는 네 글자라고 합니다.

저런 어머니는 무서워요.

 

당시 여진족의 나라 금나라가 북방으로부터 밀고 내려올 때가 아니겠습니까?

악비는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과 같은 위치로 중국인에게는 추앙받는 충신이라 알고 있습니다.

그를 반대했던 주화파 진회는 반역자로 낙인찍혀 중국인의 미움을 받았다는데...

요즈음은 중국의 역사 공정이 시작되며 금나라도 중국이라는 생각에 이런 생각의 변화를 겪고 있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삼국지연의란 한마디로 한실을 위한 바이블이 아닐까에 대해 의심하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민초의 삶이 피폐해져 생긴 황건적을 그 책임소재를 떠나 도적 떼라 매도하고 그 민초를 제압하기 위해

민병대까지 조직한 유비는 누구를 위해 칼을 들었나요?

 

고통 속에 나날을 보낸 민초를 위함이 아니고 바로 한실을 위해 민초 죽이기에 민병대까지

조직한 유비가 아니겠어요?

조조는 후에 권력을 잡자 둔전제라는 농지개혁법을 만들어 피폐한 농촌을 일으켜 세웠지만, 간웅이라 하고...

 

돼지나 잡아 팔고 술이나 팔던 망나니 같은 장비가 천하를 손에 넣으면 어쩌겠다고요.

술만 먹으면 지랄하고 약한 자나 때리기가 장비의 특기가 아닌가요?

살인자로 도망 다니며 출신도 모호한 오만한 관우는 왜 중국인의 신이 되었나요?

이 모두가 한실을 재건한다는 일 때문에 주인공으로 대접하는 이야기가 삼국지라는 이야기일 겁니다.

佳人의 개인적인 생각 중 극히 편파적인 일부분의 이야기입니다.

 

황제를 좌지우지하던 서량족의 동탁은 이민족이라 일찌감치 타도의 대상이 되어 나쁜 놈으로 나오며 이를

죽이려다 실패한 우국충정의 조조가 나중에는 또 간웅이 되고 함께 모의하다 삼배 바지 방귀 새듯 도망한 유비는

 왜 자기가 황제가 되어야 했나요?

당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삼국지에 나온 장수 중 으뜸인 여포가 늘 지근거리에 지켰던 동탁을

제거하기 위해 정의의 칼을 품고 나선 사람은 조조밖에는 없었습니다.

 

물론, 모든 여건이 조조가 접근하기 쉬었지만...

형제애만을 강조하며 관우의 원수를 갚겠다고 더 큰 한실의 재건도 뒤로 미루고 복수의 칼을 갈며 전전하다

엉뚱한 곳에 힘만 쓰다 병을 얻어 죽어버린 멘붕의 지존 유비는 찌질이가 아닌가요?

무엇이 큰일이고 어떤 게 작은 일인지 구분도 못한 어리석은 사람...

 

제일 이해하기 어려운 게 바로 관우의 죽음입니다.

오만함으로 자기 명을 단축하며 도원결의를 했다고 함께 죽으려고 장비도 유비도 모두 하늘나라로 데리고 가며

한실 재건을 실패로 돌아가게 한 원인제공자인 관우는 왜 지금은 중국인의 신으로 추앙받으며 대박이 난 건가요?

 

소탐대실...

유비는 바로 작은 것을 취하려다 정말 큰 것을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천하를 손에 넣으면 자기 자리였던 황제 자리를 과감히 버리고 다시 먼저 황제를 찾아

자리에 올리려 했을까요? 

선황이 죽었다면 가까운 순서대로 말입니다.

유비는 죽으면서도 공명에 부탁한 일이 그런 일이 아니라 자기의 무능한 아들인 띨띨이 유선을

보필해 달라고 부탁하며 죽었지요.

한실을 위한 게 아니라 자신의 가문을 위한 유비의 행동은 청문회에 올려야 하지 않을까요?

 

죽으면서까지 공명에 아들을 부탁했고 자자손손 황제의 집안으로 부귀영화를 누리려 하지는 않았나요?

유비는 자기 아들이 황제의 재목이 아님을 이미 알고 있었고 공명에 유선을 부탁하며 황제의 재목이

아니라면 대신 황제의 자리에 오르거나 아들 유선을 도와달라는 가증스러운 말을 하지 않았나요?

 

아들을 황제로 키워달라고 하며 공명에게 대신 황제 자리에 오르라고 한 것은 순전히 인사치레라는 것을

공명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천하 기재라는 공명이 유선의 됨됨이를 몰랐겠어요?

만약, 유선의 사람됨을 모두 알았기에 유비의 말대로 대신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면 공명을

황제 자리를 찬탈한 대역죄인이라고 할 것 아닌가요?

유비는 공명의 인간성을 죽으면서까지 테스트해 봐야 속이 시원했을까요?

 

공명은 이미 유선이 재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냥 그대로 두고 인생 마지막에 유선이 황제로 앉아있는

청두 땅에는 들어가지 않고 주로 한중에만 기거하며 북벌만 신경 쓰다 죽었습니다.

왜?

속이 터지는 유선이 있는 청두는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혼자 하고 다니는 佳人이 얼마나 편파적입니까? 그쵸?

내일은 갑골문의 고향인 안양으로 갑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빈 마음

그것을 무심이라 한다.

빈 마음이 본시 우리의 본마음이다.

무엇인가 채워져 있으면 그것은 본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에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 있는 것이다.

(법정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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