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봉사(雲峰寺) 풍경구와 운봉서원

2012. 4. 6. 08:00중국 여행기/산서성(山西省)

면산 풍경구 중 가장 유명한 곳이 바로 오늘 돌아볼 운봉사 풍경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면산 사진에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 바로 이곳이기도 하고요.

면산의 대표선수가 여기겠지요.

 

그러나 면산에는 풍경구가 이곳 말고도 여러 곳이 있습니다. 

이곳만 보고 간다는 것은 넓은 면산 풍경구 중 일부만 보고 가는 겁니다.

입구부터 걷고 또 걷다 보면 정말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네요.

오늘도 또 면산을 구경하렵니다.

 

운봉사 경구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절벽 아래로부터 운무가 피어오릅니다.

면산이 佳人을 보더니 부끄러워 속살을 감추려는 건가요?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순간적으로 반복하네요.

오늘 작심하고 뭔가 보여줄 것 같습니다.

 

조금 전까지 정과사로 오르는 하늘의 계단이 잘 보였는데...

갈 之자로 보이는 하늘 계단은 멀리서 바라보니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콩닥거립니다.

올라서면 오금이 저리겠지만, 멀리서 바라보니 이 또한 장관이네요.

 

이번에는 몇 걸음 걷지 않아 운무로 자욱해집니다.

정말 순간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니 변화무쌍한 면산이 맞습니다.

날씨는 좋은 날이 좋겠지만, 오늘같이 흐린 날이더라도 평소 볼 수 없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않겠습니까?

이런 모습을 본다는 게 오히려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바로 운무는 마치 하늘이 말아 올리듯 금세 하늘로 사라져 버립니다.

하늘 다리를 따라 금세 하늘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말입니다.

뭐... 하긴 운봉사라는 절의 이름이 구름 운(雲)이라는 글자를 사용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모습 때문이 아니겠어요?

그러니 오늘만이 아니라 늘 이곳은 상습범이라는 말이겠네요.

 

오늘은 혹시 佳人의 방문을 축하하는 의미로 운무 쇼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렇게 운무가 수시로 피어오르기를 반복합니다.

변화무쌍한 이 모습만 바라보아도 면산이 멋져 보입니다.

 

운봉사와 더불어 이곳을 빛내는 게 바로 운봉서원(雲峰墅苑)이라는 호텔입니다.

중국의 호텔 중 이런 모습의 호텔도 흔치 않을 겁니다.

절벽에 붙여 위에다 지었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아래에서 오르내리게 했습니다.

6층부터 9층까지 객실이 있고 10층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객실이 있어 그곳에 올라가려면

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며 10층으로 올라가면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왼쪽으로 가면

바로 운봉사로 들어갈 수 있기에 무척 편리합니다.

 

나중에 우리 부부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보겠습니다.

물론 이곳에 숙박하거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그냥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지만,

우리 부부처럼 당당하고 뻔뻔스럽게 들어가 카운터에 내 블로그에 이곳 호텔의 객실을 보고

사진으로 올리고 싶다고 해도 그냥 올라가게 하더군요.

면산에 있는 모든 종교시설이 절벽으로 기어올라 냉큼 앉아 있으니

호텔도 같이 흉내를 냈나 봅니다.

원래 범털이 하면 개털도 따라 한다 하잖아요.

 

운봉사 여유구를 다른 말로 포복서운(抱腹棲雲)이라 한답니다.

운봉사의 원래 이름이 포복사(抱腹寺)였다고 하는데 운봉사가 처음 만들어질 때가 조조가

한참 폼 잡고 누비고 다닐 때인 삼국시대로 1.700여 년 전이라 하는데 포복이란 말은

아마도 절을 지은 곳의 동굴 모습이 마치 배를 움켜잡은 모습이라 그리 했을 겁니다.

아닌가요?

위의 사진을 보니 배꼽처럼 생겨 그랬나요?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어머니 뱃속처럼 느껴져 그런 이름을 붙였나도 모르겠어요.

서운(棲雲)이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구름이 깃든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처럼 말입니다.

 

이제 면산의 귀염둥이 운봉서원으로 먼저 올라가 보겠습니다.

사실 그냥 걸어 올라가려면 조금 힘이 들 것 같습니다.

지그재그로 수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니까요.

 

그래서 우리 부부는 함께 동행한 젊은이가 이 호텔에 예약했기에 佳人의 블로그에 방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올리고 싶다고 함께 올라가도 되느냐고 물어보고 승낙을 받고 올라가 봅니다.

마구잡이로 올라간 게 절대 아니라는 것을 밝혀둡니다.

사실 글과 사진으로 이 호텔을 소개하는 일이니 오히려 광고료를 받아야 할까요?

졸라볼 걸 그랬나요?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1시 10분 정도 되었군요.

 

우선 방값을 확인하시죠?

이 회사는 면산에 통 크게 투자하였기에 숙박료도 통 크게 받습니다.

최저 1인실 420원에서부터 제일 비싼 방은 3.288원입니다.

제일 비싼 방이 우리 돈으로 무려 하루에 60만 원이나 됩니다.

그리고 이 호텔은 성수기에는 할인이란 단어를 모른다 합니다.

그러나 비수기에는 당연히 에누리할 수 있답니다.

 

엘리베이터는 유리로 만들어 전망 엘리베이터 역할을 하지요.

자~ 풍경을 즐기며 올라갑니다.

약속했으니 사진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한 발자국씩 나아가며 매일 살아가는 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고,

배낭만 매고 떠나 걷는 여행에도 엘리베이터가 없다지만,

오늘 우리는 엘리베이터로 아주 편하고 쉽게 오릅니다.

살아가는 일도 이렇게 편하고  쉽게 올라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일 저렴하다는 방안의 모습입니다.

방은 제법 깨끗해 보이지만, 화장실에서 하수구에서 올라오는 냄새가 나네요.

그 이유가 세면대 아래로 물이 빠지는 파이프가 우리나라처럼 한번 휘어져 올라왔다

내려가는 U자형이 아니라 일자로 만들어 바로 내려가게 하였더군요.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대체로 세면대 배관을 일자로 만들었더군요.

그게 바로 냄새가 올라오는 원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방을 나와 10층에서 옆으로 나오면 바로 운봉사로 연결되게 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아니면 위의 사진처럼 지그재그로 된 길을 따라 힘들게 걸어 올라와야 합니다.

덕분에 우리 부부는 그들과 함께 즐겁게 운봉사 구경을 갑니다.

그러니 운봉사의 높이는 도로에서 딱 10층 높이라는 말이 되겠네요.

 

이런 계단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걸어 오르려면 다리가 조금 아프지 않을까요?

다른 곳은 몰라도 면산의 대표선수인 운봉사는 누구나 들렀다 가게 마련입니다.

그러기에 이런 힘든 길도 마다치 않고 오르나 봅니다.

운봉사가 들어앉은 곳은 그야말로 타원형의 암벽 제일 가운데 안으로 배꼽처럼 들어간

곳이기에 이미 장소가 비범하여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그러나 우리는 젊은이 덕분에 룰루랄라 하며 10층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만들어 놓은 편안한 길을 걸어갑니다.

그러니 운봉사가 있는 곳이 도로에서 10층 높이가 된다는 말이겠네요.

덕분에 아주 기분 좋은 걸음을 합니다.

 

만약 오늘 면산으로 들어오는 버스 안에서 젊은이를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 이 계단을 통해 올라오며 헉헉 거렸을 겁니다.

아니지요.

힘들면 아래서 올려다 보고 운봉사를 내려오라 소리 지르고 내려오지 않으면 그냥 가지요.

 

이제 운봉사 문 앞에 섰습니다.

문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운봉사를 다른 말로 포복서운(抱腹棲雲)이라 한다고 아까 말씀드렸지요?

운봉사의 원래 이름이 포복사였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佳人이 한 말이 맞지요?

서운(棲雲)이라는 말은 구름이 깃든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처럼 말입니다.

 

현판 아래는 포복서운(抱腹棲雲)이라 쓰고 위에는 가로로 운봉사(雲峰寺)라고 쓴 현판을

걸었는데 그런데 운봉사라고 쓴 현판 위에 작은 두 글자가 보이는군요?

치펑(勅封 : 칙봉)이라고 쓴 글이 보입니다.

 

어쭈구리!

칙봉이라는 의미는 황실에서 작위나 칭호를 내렸다는 의미일 겁니다.

누구나 그냥 힐끗 올려다보는 평범한 현판 속에 비범함이 숨어있었습니다.

그러니 여느 절과는 다르게 황제가 내려준 절이라는 말이 아닐까요?

정말 잘났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이 말은 다른 말로 든든한 배경이 있다는 말로도 들립니다.

그 이야기는 앞으로 운봉사를 돌아보며 차차 알아보기로 합니다.

현판만 보아도 이곳이 어떤 곳인가 혼자만의 생각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입구로 들어가면 비록 좁은 곳에 절을 지었지만, 역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좌우로 고루와 종루가 있습니다.

그 뒤에 법당이 보이고 오른쪽에는 客堂도 보입니다.

 

운봉사는 면산에 여러 종교사찰 중 불교사찰로 3세 저불(三世渚佛), 6대 보살, 10대 명왕,

16 나한을 모신 아주 역사가 깊은 불교사찰이랍니다.

그러나 종교가 없는 佳人은 이게 무엇을 말하는지 아무 의미도 모른답니다.

 

명말, 청초 시기에 대학자였던 부산(傅山)이 이곳 면산을 들렸다가

풍광에 취하여 한마디 했다 하네요.

한마디가 아니고 여러 마디였네요.

 

"내가 유명하다는 산을 제법 여러 곳 다녀봤지만 (약간 겸손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처럼

봉우리가 오뚝하고 웅장하게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마치 승려의 가사처럼 보이는 곳은

본 일이 없다. (제법 상상력이 뛰어납니다, 이곳 모습을 보고 승려의 가사를 생각해냈습니다,)

높이 솟은 탑과 부처상을 바라보니 정말 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구나

정말 이곳에서 수양한다면 영광스럽고 은혜가 오래도록 지속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구나."라고 했답니다.

뭐 좀 아는 사람 같습니다.

마지막 말은 누구나 추천서를 쓸 때 사용하는 인사치레겠지요.

 

뭐 부산이 부산스럽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곳에 서서 밖을 내다보면 누구나

신비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는 없는 곳입니다.

무지렁이 佳人이 바라봐도 영험한 기운이 느껴지는 데 장황하게 덧칠까지 했다는 생각입니다.

보세요.

이렇게 자연적으로 움푹 파인 곳에 절을 지었는데 자연의 모습만 보아도 누구나 영험한 기운을

느껴지는데 마치 어머니 뱃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지 않겠어요?

 

맞아요.

운봉사는 움푹 파인 동굴 속에 지었기에 마치 모태에 들어와 있는 느낌입니다.

이제 왜 처음에 이곳 이름을 포복서운(抱腹棲雲)이라는 말을 사용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면산은 이렇게 그 모습조차도 신비스러운 곳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이 찾아와 소원을 빌었고 그 효험 또한 대단했나 봅니다.

세상을 살다 보니 佳人의 마음속에는 언제나 채워지지 않은 갈증이 있습니다.

운봉사 안에 가만히 서서 세상 밖을 내다보면 지금까지 잊고 살았던

허전한 무엇인가 중의 하나를 채운 듯합니다.

물론 늘 마음속에 담고 다녔던 탐욕도 하나 정도는 버렸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사바세상과 연을 끊고 탐욕도 협곡 아래에 집어던지고 조금 더 정진하면 누구나 득도할 듯합니다.

아직도 끊지 못하였느냐?

여태 탐욕도 버리지 못하였느냐?

만약, 이런 곳에서 수도하며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면, 그 수도자는 빠떼루를 받아야 할 겁니다.

끊고 버릴 용기만 있다면 누구나 성불할 겁니다.

 

여러분도 이곳에 가시면 운봉사 안으로 들어가 열린 동굴 입구를 바라보며 세상을 내다보세요.

늘 잊고 살았던 것 중의 하나를 찾은 듯하답니다.

그런데 그게 뭔지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이곳에 서서 탐욕도 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루만 더 이곳에서 머물 수 있다면, 佳人도 득도할 듯합니다.

깨달음이란 멀리 있고 오랜 세월 쭈그려 앉아 구도해야 얻는 게 아니라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것을 끄집어내는 가깝고 아주 쉽게 얻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성불이란 채움에만 있는 게 아니라 비움에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헐~

 

여행이란 채우는 일만 아니라 비움도 있답니다.

佳人의 여행도 다니다 보니 채움도 있고 비움도 있네요.

이곳은 마치 어머니 뱃속에서 세상을 내다보는 느낌입니다.

만약 사진으로도 채움과 비움을 느끼지 못하셨다면 반드시 면산을 찾아가셔서

이곳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셔야 합니다.

 

얻은 것은 무엇이고 버린 것은 무엇이드뇨?

얻었다 생각했지만, 그게 탐욕이었고

버렸다 생각했지만, 그것은 탐욕이 아니었네..

내일도 또 면산이걸랑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그대가 친구를 원한다면, 권력을 갖지 마라.

그리하면 온 세상이 그대 친구가 될 것이다.

그대가 힘을 갖고 있다면, 그때는 그대 자신만이 유일한 친구일 뿐이다.

다른 모든 사람이 적이 된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권력을 갖기를 바랍니다.

권력은 마약과 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佳人은 권력도 없는 데 왜 친구도 없을까요?

인간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