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요(朱家凹)경구입니다

2012. 4. 5. 08:00중국 여행기/산서성(山西省)

 

오늘도 또 면산입니다.

아마 며칠간 계속 또 면산일 겁니다.

이제 하늘의 다리라는 천교 풍경구를 지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갑니다.

아주 중후한 패방이 기다리는군요?

 

우리가 걸어온 길은 아직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면산은 이렇게 외길을 따라 많은 종교시설이 들어차 있고 오래되어

제대로 숙성된 옛날이야기가 남아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 들춰보며 걷는 것도 무척 재미있네요.

만약 택시를 타고 쓩~하며 지나갔다면 알 수 없고 들을 수도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요? 

 

 

이번에는 동천복지(洞天福地)라고 부르는 축복받은 땅 위에 있는 하늘 동굴이라는 곳입니다.

다른 말로 일두천(一斗泉)이라 부르는 곳입니다.

일두천으로 부르는 이유는 이곳에 있는 샘의 입구가 마치 깔때기처럼 생겼기 때문이라 합니다.

위의 사진에 작은 슈퍼마켓인 차오시도 보이지만, 비수기라 문을 닫았나 봅니다.

 

 

이 샘은 신기하게도 아무리 비가 많이 내려도 넘치거나 하지 않고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 합니다.

사실 이런 샘은 우리나라도 무척 많이 있기는 하니까 전혀 신기하지 않습니다.

당 정관 18년 진왕 李治는 그의 아버지 이세민이 나라에 나쁜 징조가 있으면 이곳 면산에 와

신에게 빌라는 말을 여러 번 듣고 그대로 이곳에 자주 찾아와 빌었다 하네요.

 

 

그 후 이치는 당나라의 고종황제로 등극한 이듬해 이곳에 기념으로 동진궁을 중수했다고

하고 이곳에 오서 빌었던 것이 자신의 황제 즉위를 빌었나 봅니다.

 동진궁이 있는 동굴은 면산에서 가장 큰 동굴로 그 높이가 20m이며

넓이가 500제곱미터나 된다고 하네요.

황제의 자리를 만들어 주었는데 이 정도는 보답해야 하지 않겠어요?

 

 

이제 또 발걸음을 옮깁니다.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하기에 시간 배정을 할 수 없네요.

만약, 이곳을 걸으시려는 분이 계시면 지금 지나온 풍경구를 모두 올라가셨다가

내려오셔도 시간이 충분함을 알려 드립니다.

앞에는 바위를 뚫어 길을 냈습니다.

 

 

그 석문을 통과하자 앞에 펼쳐진 자연의 장엄한 모습에...

한참을 서서 바라봅니다.

그저 절벽에 조그만 공간만 있으면 냉큼 건물을 올렸습니다.

마치 좁은 공간을 파고들며 엉덩이를 들이밀 듯 말입니다.

 

 

그리고 앞에는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부터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네요.

아니?

절벽 아래에 무슨 사우나나 찜질방이라도 있는 것은 아니겠죠?

이렇게 수시로 생겨나는 운무는 절벽을 타고 한없이 올라옵니다.

 

 

지금 걷고 있는 도로 아래로 절벽에는 제비집과 같은 숙소를 지어놓았습니다.

삔관이라네요.

밤에 잠이라도 편케 자겠어요?

 

 

그 아래 제비집처럼 절벽에 달아맨 듯 붙여 지은 집 좀 보세요.

제비집입니까?

이게 도대체 무슨 시추에이션입니까?

밤에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잠이라도 자겠어요?

밤에 자다가 일어나 밖을 내다보기라도 하면 식겁하지 않겠어요?

헐!!!!

 

 

우리 다섯 사람은 또 길을 걷습니다.

캐리어를 끌고도 걸어갈 수 있는 길입니다.

하늘 다리도 걷고 터널도 빠져나갑니다.

이렇게 함께하는 여행은 또 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

독립군으로 여행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다국적군을 만들어 걷는 일도 즐겁습니다.

걷다가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고 바라보다가 또 두리번거리고....

 

 

이번에는 주가요(朱家凹) 경구입니다.

주가요라는 이름은 중국에서 제일 유명한 주 서방의 朱家인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과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가요라는 이름은 주원장의 아버지인 주세진(주오사)이 이곳에서 수양했기에 붙인

이름이라 하는데 그러면 주 서방네 동굴이라는 말인가요?

틀림없이 이곳에서 수양하며 뭔가 효험을 단단히 보았나 봅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석벽의 모습이 안으로 들어가 오목하게 생겼기에

오목할 요(凹)를 사용했을 겁니다.

이곳에 오시면 잠시 소원을 빌어보세요.

주세진은 이곳에서 소원을 빌어 아들이 나라를 세웠습니다.

우리 자식이 나라까지는 아니라도 회사라도 크게 세울지 누가 압니까?

 

 

벌써 석벽의 모양이 영험할 것 같지 않나요?

양쪽으로 넓게 팔을 벌리고 소원을 비는 누구나 다 보듬어 줄 것 같지 않습니까?

마치 프리 허그라도 하는 모습이 아닌가요?

주원장의 아버지는 이곳에 오래 머무르며 영보천존(靈寶天尊)에 빈 결과

그의 아들이 황제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곳에 오면 우리 모두 이 석벽의 아늑한 품 안에 안겨봅시다.

그리하면 면산의 정기를 흠뻑 받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내가 양손을 펼쳐 이 주가요 석벽을 안아 보시든가요.

 

 

그랬기에 주원장도 이곳에서의 수도함으로 신으로부터 자신의 보위를 받았다

는 생각을 굳게 하게 되었다 합니다.

그런 이유로 주원장은 그의 17번째 아들인 주권을 이곳 면산으로 보내

영보전을 중수하게 했고 현재의 동현궁을 확장하게 했다고 하네요. 

 

 

여기도 천연 협곡에 붙여 삔관을 지어놓았습니다.

삔관 이름이 Sleeping dragon Hotel이라고 와룡삔관입니다.

어때요?

삔관의 모습이 자빠진 용처럼 보입니까?

방 수가 수십 개가 넘는다 하네요.

중국인의 기상천외한 잠자리를 보는 듯합니다.

자다가도 등어리 아래를 생각하면 머리칼이 쭈뼛 솟지 않을까요?

 

 

주가요 경구를 돌아서 조금만 더 가면 우리 눈에 익숙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바로 면산의 대표선수인 운봉사 경구가 나타납니다.

면산의 사진을 보시면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모습이 바로 위의 사진이지요.

네..

드디어 대표선수를 만났습니다.

 

 

석벽에 지그재그로 난 갈지자 잔도는 정과사로 오르는 잔도라고 합니다.

중국사람의 잔도를 만드는 기술의 끝은 어디입니까?

마치 하늘로 오르는 계단으로 보입니다.

오르다 잘못되면 아주 하늘로 올라갈 것 같습니다.

이백이 검문관에 들러 놀라서 썼다는 촉도난(蜀道難)이라는 시에서 하늘로 오르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했다는데 여기에 와서 보면 먼저 그 시는 취소한다고 하지 싶습니다.

 

 

절벽에 바짝 붙어 아등바등하는 엘리베이터와 운봉서원이라는 호텔...

여기서는 많은 여행자가 머무는 호텔마저도 절벽에 붙여지었습니다.

그리고 운봉사가 있는 면산의 대표선수가 바로 이곳입니다.

내일은 대표선수를 하나씩 해부해 보여 드리겠습니다.

너무 지겨우시다고요?

그럼 건너뛸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세상이 자기에게 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돌려주는 것...

그것이 성공이라 했습니다.

여행에서의 성공은 내가 보고 느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다른 분에게 알려주고

보여주는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늘 佳人은 능력의 한계로 느낀 것과 본 것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제가 보여 드리는 사진을 통하여 스스로 느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