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성 쥬롱삐(九龍壁 : 구룡벽)

2011. 12. 3. 00:00중국 여행기/베이징(北京)

자금성에서 또 하나의 볼거리는 쥬롱삐(九龍壁 : 구룡벽)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은 아홉 마리의 용이 꿈틀거리는 곳으로 갑니다.

이곳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삼대전에서 동쪽인 오른쪽으로 가야 합니다.

보화전 뒤에 있는 운룡대석조를 보시고 오른쪽을 보시면 경운문이라고 보입니다.

 

우선 지도부터 보고 가겠습니다.

아래 오문을 통과해 태화문, 태화전, 중화전, 보화전, 운룡대석조를 보시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삼대전에서 제일 뒤에 있는 보화전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문이 보입니다.

그곳에서 북쪽으로 보이는 곳이 동궁 또는 동육궁이라고 부르지요.

 

위의 지도만 머리속에 넣어 두시면 중국말을 몰라도 우리 부부처럼 팔자걸음으로

천천히 여유롭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마치 자금성이 우리 동네 쌈지공원 돌아다니 듯 말입니다.

 

자~ 이제 문으로 들어갑니다. 

그 문의 이름이 경운문이고 그 문을 통하여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약간 돌아 들어가면

또 하나의 문이 보이는데 경운문은 그냥 들어가도 누가 제지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러나 또 하나의 문은 그냥 들어가면 못 들어가게 합니다.

바로 그 옆에 문표 파는 곳이 보입니다.

그곳에는 자금성으로 들어오는 입장료와는 별도로 10원/1인의 입장료를 따로 내어야

들어갈 수 있는데 10원 정도는 투자하지요 뭘~ 

 

이곳은 빼놓지 말고 들어가 보는 게 좋겠습니다.

너무 넓은 자금성이라 식상할 수도 있습니다.

돌고 돌고 또 돌아보아도 그 집이 그 집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곳은 구룡벽,

동육궁과 더불어 진비라는 한이 많은 여인도 만날 수 있는 곳이거든요.

 

外東路는 고궁의 동쪽에 조성된 별궁으로 황제가 권좌에서 물러난 후 기거할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건륭제가 지은 건물입니다.

그러니 보위를 자식에게 물려준 후 상황이나 태상황이 되어 지내는...

말이 좋아 태상황이지 사실은 佳人과 같은 급인 백수라는 말이지요.

저도 예전에 돈을 벌 때는 황제에 버금갔지만, 지금은 백수로 지내고 자식들이 돈을 벌어오니

태상황이나 다름없지요.

물론 울 마눌님은 태황후라고 해야 하나요?

문표를 사서 안으로 들어가면 요란스럽게 장식한 벽이 보입니다. 

그냥 담장의 장식물이라 생각하면 그저 그런 곳입니다.

 

중국에는 재법 근사한 유명한 구룡벽이 세 군데 있다고 하더군요.

베이하이 북단에 있는 것과 따통에 있는 구룡벽과 더불어 여기 자금성의 구룡벽은 멋집니다.

이 구룡벽은 태상황의 거처인 황극문의 조벽(照壁) 역할을 하는 구룡벽입니다.

 

조벽을 다른말로 영벽(影壁)이라고도 하는데 위의 사진처럼 보통 드나드는 대문의 안이나

밖에 설치하는데 안에 설치하는 의미는 사생활 보호를 위함이지만,

밖에 설치하는 것은 권력과 부의 상징일 겁니다.

 

一子형도 있고 八子형도 있습니다.

따로 독립해 세울 수도 있고 건물에 붙여 만들 수도 있습니다.

 

사실 운룡대석조도 일종의 조벽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기에 이곳의 구룡벽이 유명한 것이겠지요.

따통의 구룡벽보다 약간 작은 것으로 길이 29.4m 높이 3.5m로

총 270개의 유리벽돌로 만들어졌다네요.

 

오늘 한 마리씩 만나보기로 합니다.

 

바쁘신 관계로 두 마리씩 등장하기도 합니다.

중국 사람에게는 이런 것도 요리 재료가 될까요?

기름에 튀기고 볶고 지지고 찜도 하며 말입니다.

 

유명한 셰프는 이 앞에서 바라보고 "저놈을 어떻게 요리해야 하나..." 하며 고민할 겁니다.

오늘 佳人이 여러분에게 요리 재료를 드렸습니다.

지지든 볶든 여러분 마음대로 하세요.

 

그러나 회로 날로는 자시지 마세요.

요즈음 용도 오염이 되어 기생충 감염이 많이 되었답니다.

구이를 할 때도 조심하세요.

탄 음식은 발암물질이 증가해 좋지 않다고 합니다.

 

어때요?

오늘 이 중에 잘생긴 녀석 한 마리 배낭에 슬쩍 넣어 집에 가져다 키울까요?

얼마나 생생하게 만들었는지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마치 살아서 금방 툭툭 털고

벽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를 것만 같습니다.

너무 많은 용을 바라보니 용이 용으로 보이지 않고....

이무기도 아니고 미꾸라지로 보여 자꾸 추어탕이나 끓였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닌가요?

토룡인가요?

 

이 녀석은 유일하게 정면으로 눈을 똑바로 뜨고 자기를 데려가 달랍니다.

이놈이 아홉 마리의 용 중 제일 가운데 다섯 번째 있는 황룡이라는 놈입니다.

양쪽에 네 마리씩 좌청룡 우백호가 아니고 우청룡을 거느리고 있다고 제일 잘난 놈이랍니다.

용을 발톱을 세어보세요.

황제만을 상징하는 용은 발톱이 오직 5개라고 하는데 만약, 다른 곳에서 용으로 장식한다고

만들다가 발톱이 5개면 역모를 꿈꾼다고 해 그 자리에서 죽습니다.

 

29.7m의 길이에 높이 3.5m로 크기는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오색으로 채색된

아홉 마리의 용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보화전에서 오른쪽인 동쪽으로 경운문과 석경문을 지나면 오른쪽에 보입니다.

270장의 유리벽돌로 만들었다 말씀드렸습니다.

270이라는 숫자는 9와 5의 배수로 9는 숫자 중 가장 큰 숫자이고 5는 가장 가운데 있는 숫자입니다.

중국에서는 가장 최상급으로 치는 숫자가 9와 5라는군요.

 

여기에 사용된 유리기와는 자금성 남쪽에 있는 유리창에서 구워 온 것으로 하나하나가

모두 아름다운 예술작품입니다.

그러나 구룡벽을 만들던 장인이 실수로 왼쪽인 동쪽 세 번째에 있는

백룡의 유리기와를 실수로 깨뜨렸답니다.

위의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조금 어설퍼 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시 그 부분을 확대해 보겠습니다.

보이시죠?

오른쪽에서 꿈틀거리는 백룡의 하단부를 보면 나뭇조각 하나가 끼워져 있습니다.

얼마나 정교하게 나뭇조각을 다듬었는지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습니다. 

유리기와는 당시에 황실에서만 사용하는 것으로 깨뜨렸다는 것은

목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미였을 겁니다.

 

유리기와는 당시 황제만이 사용하는 절대적인 것으로 구하기 어려워 장인은 목숨을 내놓을

처지에 빠지자 기지를 발휘해 나무를 깎아 얼른 그곳에 끼웠다고 합니다.

그러나 얼마나 감쪽같이 만들었는지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했다고 하니...

 

믿어야 합니까?

이것도 구룡벽의 전설입니까?

장인의 전설입니까?

아니면 용의 장난입니까...

얼마나 감쪽같은지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기에 장인은 무사했다고 하네요.

여러분도 그곳에 가시면 바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을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하니 믿기가 그렇지요?

 

따로 돈을 내고 들어와야 하는 곳으로 이곳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돈을 따로 내도 아깝지 않을 모습입니다.

그런데 용을 가만히 쳐다보며 걷다 보니 용의 모습이 마치 술에 취해

해롱거리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다시 한번 위로부터 용의 얼굴을 바라보세요.

조금 풀어져 헬렐레~ 하는 모습으로 보이지 않나요?

아니라고요?

그럼 佳人이 많이 피곤한가 봅니다.

 

유리 벽면 가득히 꿈틀거리는 아홉 마리의 용...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구룡벽은 이렇게 구석에 감추어 두면 어쩌자는 겁니까?

구석진 곳에 숨어서 권위를 상징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집안에서 황제 짓 해봐야 쪼다라는 소리만 듣지 않겠어요?

 

저요?

저도 물론 집에서는 황제 뺨칩니다.

매일 뺨만 치는걸요 뭘~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구룡벽은 행세께나 하는 사람의 조벽이나 영벽으로 특히 황가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것이라

하는데 개나 소나 모두 용을 만들면 용이 얼마나 섭섭해하겠어요.

용은 예전에 이렇게 높이 평가받았지만, 지금은 공장에서 찍어내기에

용도 세상에 버림받았습니다.

더군다나 아홉 마리라 하면 중국에서 가장 신성시되는 숫자인 9를 사용함입니다.

 

중국에서 용으로 살아간다는 일은 많은 인내가 필요할 것입니다.

젠장... 중국의 용은 마치 야구장의 치어리더처럼 흥을 돋우는 역할만 열심히 했습니다.

용이 전혀 용으로 느껴지지 않고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는 개처럼 생각됩니다.

용도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면 휴가철 섬으로 놀러 갔다 버림받은

유기된 龍이라 하여 된장 바르자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