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21. 00:01ㆍ중국 여행기/베이징(北京)
누구는 만리장성을 용의 모습이라 합니다.
중국사람은 용보다 용을 더 사랑하는 민족이니까요.
이제 우리 부부는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남쪽 장성을 따라 내려가렵니다.
아까 지도를 보니 계속 내려가면 곰 농장으로 장성이 이어지고 그곳을 통하여
입구로 내려갈 수 있다고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냥 단조롭게 올라갔던 길을 내려가는 것보다 원을 그리며 한 바퀴 도는 방법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만리장성은 국토를 방어하기 위한다는 명분으로 민초를 징용하여 20명을 기본조직으로 반(班)을 만들어
그 반은 약 500m의 성벽을 축조하고 이웃한 두 개의 반은 각각 반대쪽에서부터 500m의 성벽을 만들기 시작해
다시 만나게 되면 그게 1.000m의 성벽이 완성되게 했다는군요.
이렇게 완성되면 일단 기본 골격은 만들었네요.
그러면 이 일에 참여한 사람은 "고향 앞으로 가!"라고 할까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지요.
집으로 보내주면 덜수가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런데 재미있는 일은 이 일이 끝이 나면 작업했던 곳에서 계속 이어지는 작업을 하는 게 아니라
그곳에서 완전히 다른 지방으로 이동하여 성벽을 쌓는 일을 하였다 합니다.
왜 비효율적으로 그렇게 이동하며 일을 시켰을까요?
이런 분할건설 방법은 성벽을 쌓기 위해 처음 징용되어 오는 도중이나 한 곳을 마무리하고 다시 새로운 곳으로
이동하며 각지에서 건설되는 장성을 보게 됩니다.
이는 바로 징용된 사람에게 장성의 위대함을 보여주고 나라의 존재와 국가의 발전을 눈으로 보게 함으로
국가를 위한 거대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심어주게 하려고 그런 작전이 아닐까요?
바로 완장 채워주는 효과가 있다는 말이 아닐까요?
요게 바로 사람을 환장하게 하는 국뽕이라는 애국 마케팅이라는 것이지요.
애국 마케팅의 또 다른 방법도 있지요.
일본이 내부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 불만의 눈길을 밖으로 돌리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
바로 이런 마케팅이라는 게 아닙니까?
지진이 일어나 쓰나미가 몰려와 일본 역사상 최악의 사고를 당하고 안전제일이라는 일본의 위상이 하루아침에
땅바닥으로 떨어진 개뼉다귀가 된 후 제일 먼저 한 게 바로 독도는 자기네 땅이고 한류는 쓰레기와 같다고
국민을 호도했던 일이잖아요.
그러면 내부에 움텄던 불만이 한국으로 쏠리며 어느 정도 스트레스 해소가 되리라 생각하겠지요.
상상 속의 적인 오랑캐를 설정하고 애국을 강조하고 국가를 위한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교육을 하고..
세상은 이렇게 위대한(?) 건축물이 탄생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가끔 너무 가파른 곳도 있기에 아래 사진처럼 뒷걸음으로 내려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냥 걷기도 어려운 이런 곳을 돌을 지어 오르내리며 성벽을 쌓았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상상하고도 남습니다.
다른 통계 하나를 보겠습니다.
장성을 중심으로 안과 밖은 바로 강수량이 400mm를 넘는가 아닌가의 분기점이라 합니다.
400이라는 숫자단위는 바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곳인가 아니면 목축만을 할 수 있는 곳인가의
분기점이라고도 하고요.
400이 넘는 지역은 문명인이 사는 곳이고 400 이하면 오랑캐가 되는 기준점이 중국의 사상인 셈인가요?
중국의 논리가 바로 장성 안은 문명인인 한족이 사는 곳이고 밖은 모조리 오랑캐라면서요?
사실 장성으로 안전하다는 것은 심리적인 위안입니다.
어디 장성의 건축으로 중원이 언제나 안전했습니까?
물이 귀한 척박한 땅에 사는 사람에게는 늘 식량부족이 문제인 것은 사실입니다.
농경민족은 언제나 곳간에 쌀이나 밀을 쌓아놓고 살지만, 유목민족은 그렇지 못하잖아요.
그러니 농경민족을 털기만 하면 언제나 곳간에 쌀이 있기에 늘 호시탐탐 노리게 되어 있고 그게 대량으로
조직적으로 모이면 집단의 힘을 발휘하여 전쟁이 벌어지게 되었겠지요.
북경의 위치가 왜 오랑캐의 침입을 막기 위한 장성 근처에 만들었을까요?
명나라 황제들의 무덤 또한 바로 장성의 코 밑에 만들었을까요?
사실 기후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잖아요?
이는 황제가 언제나 적으로부터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제일 앞에 서 있다는 의지가 아닐까요?
물론 그랬기에 변방의 위험으로부터 한층 더 국방에 신경을 쓰게 되기도 하고요.
그러나 북방민족이 세운 나라는 북쪽이 가까운 곳이 더 좋은 곳이기는 하겠지요.
언제든지 다시 쫓겨 고향 앞으로 가기 쉽잖아요.
거용관은 너무 잘 만든 장성이라 한 번도 뚫리지 않았다고 자랑하더군요.
아주 튼튼하게 잘 만들었다고 자랑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만,
그 소리를 듣고 중국인의 수준이 이 정도인가를 생각하고 웃었습니다.
적군의 처지에서 만 리나 되는 장성 중 왜 제일 험한 곳을 넘어오려고 할까요?
바보 덜수장군에게 장성을 넘으라 하면 그리로 넘어갈까요?
편하고 쉽게 넘어가는 길도 많은데 왜 제일 험한 곳으로 골라서 넘어갑니까?
아무 전략도 없는 바보나 거용관으로 들어올 게 아닙니까?
한 번도 뚫리지 않았다고 자랑질 하는 한족이나 말입니다.
만리장성의 목적은 북방의 외침을 막기 위해 수비에 중점을 둔 방어망입니다.
전원 수비만 하고 골키퍼가 문을 지킨다고 골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착각은 버려야 합니다.
그렇다고 만리장성으로 말미암아 제대로 수비에 성공한 적이 있습니까?
사실 이것으로 작은 침입은 막기도 했겠지요.
그렇게 열심히 장성만 200년을 쌓았던 명나라 말입니다.
아마도 명나라만큼 성을 쌓는데 온 힘을 투자한 왕조도 드물 겁니다.
그 정도 장성을 쌓았으면 장성 쌓기의 달인이 아니겠어요?
중국 역사상 가장 열심히 장성을 쌓은 나라가 명나라였다고 하니까요.
명나라는 만리장성만 쌓은 게 아니잖아요.
남쪽에도 곳곳에 둔보를 설치하고 한족의 병사를 주둔시키고 나중에는 가족까지 옮겨 살게 한 왕조였잖아요.
지금도 그런 둔보가 곳곳에 남아 소수민족 속에 한족의 마을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명나라 주원장은 의심병이 많아 자기 외에는 모두 도둑놈으로 보였기에 믿지 못해 그리하였나요?
함께 새로운 세상을 열었던 개국공신도 믿지 못해 모두 죽였나요?
태생은 어쩔 수 없었나 봅니다.
아직도 철군 명령이 떨어지지 않아 지금도 구이저우 롱리(융리:隆里) 고성에 가면 먀오족이 사는 지역 가운데
군사 둔보를 설치하고 고향을 떠난 한족이 그들만의 마을을 이루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명나라를 멸망으로 이끈 요인이 바로 이자성이 이끈 농민군이 아니었습니까?
이자성은 기상천외한 생각으로 알프스를 넘어 로마를 공격한 한니발처럼 모두가 노라고 할 때 혼자만
예스라고 하며 팔달령을 넘어 베이징의 자금성의 오문 중 황제만 드나든다는 가운데 문으로 들이닥치며
황제를 향해 육두문자를 포함한 욕지거리 하며 말을 타고 들이닥쳐 황제가 식겁하고 메이산에 올라
목을 매고 자살하게 하였잖아요.
그것도 자랑인가요?
왜 모든 장성을 다 뚫어야 하나요?
쉬운 곳도 얼마든지 많은데...
만리장성의 의미는 중국이 바로 외침의 방어보다는 오히려 그들 스스로 울타리를 치고 이민족과의 상호교류를
금하고 폐쇄적인 생각에 빠져버린 오류를 범했습니다.
중국이 이웃과 간격을 만든 중화사상이 바로 장성 때문에 생기지나 않았나 모르겠습니다.
오랑캐와 문명인을 가르는 줄이 바로 장성의 안쪽과 바깥쪽 말입니다.
중국이 세계화에 앞장서고 미국을 대신해 세상의 선도국이 되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마음의 장성을
과감히 헐어버리고 쓸데없는 중화사상부터 버려야 합니다.
친구를 얻기 위한 방법은 빵 몇 조각 나누어주는 게 아니라 내가 먼저 그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것이니까요.
만리장성....
세계의 불가사의라는 데 이것을 허물지 않고서는 중국의 세계화는 요원한 일일 듯합니다.
지금 중국인들은 마음의 만리장성을 쌓아놓고 그들 스스로 폐쇄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지내지는 않습니까?
한족의 우월성, 문명국가, 1등 시민, 배타적 국수주의... 이런 생각에서는 세상을 바로 볼 수는 없습니다.
사실 전혀 그렇지 않으면서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아세요?
정신이 나간 놈에게 몽둥이 쥐여주는 셈인걸요.
세계화로 나아가야 하는 시대에 그들 스스로 마음의 만리장성을 헐어버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우월한 한족이 중국 역사상 중원을 얼마나 지배를 했을까요?
오히려 중원을 장악한 강대한 국가들은 모두 한족이 아닌 침투민족이나 정복 민족에 의해
세워진 나라들이 아닌가요?
95%의 민족이 단 1%도 되지 않는 민족의 지배를 받고 살아오지 않았던가요?
문명국가라는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과연 맞는 말일까요?
세계화에 전혀 걸맞지 않은 생각들이 아닌가 혼자 생각해 봅니다.
지금도 자국 어부가 서해의 남의 나라 어장으로 들어가 분탕질을 해도 중국 정부는 귀도 닫고, 눈도 감고,
입만 열어 자국 어부의 인권을 보장하라고 오만한 말만 합니다.
후안무치..
부끄러움을 모르는 민족이 세계 1등 문명국이라고 한다면 안 되잖아요.
그런 짓은 소말리아 해적이나 하는 나쁜 짓입니다.
자식이 맨날 남의 집 담이나 넘어다니며 도둑질을 한다면, 부모는 우리 자식을 혼내지 말라고만 하실 겁니까?
중국의 외교부 대변인은 자기 어선이 불법으로 남의 나라 영해에 들어가 제지하는 해경에게 위해를 가하고
심지어는 사망에 이르게 했는데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자국민의 보호만 주장합니다.
佳人처럼 아니면 말고 인가요?
전혀 대국의 모습이 아닙니다.
말로만 대국이지 전혀 아닌 것 같습니다.
대국이라면 그 이름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만리장성의 의미는 원래 자기 영토표시가 강한 곳이 아닌가요?
그리고 교류가 아닌 담쌓고 살겠다는 폐쇄적인 의미이기도 하고요.
세계화에 앞장선다고 이제 장성 밖의 땅도 차지하고 보니 마음이 바뀌셨지요?
그곳의 역사도 중국의 역사로 만들고 싶으신 게죠?
그래서 동북공정을 은밀히 진행하나요?
그렇게 이순신 장군처럼 추앙하던 한족의 악비가 갑자기 보통 장군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딱한 생각도 듭니다.
얼마나 흉노족에게 시달렸으면 장성이라는 무식한 울타리를 치고 살았을까요.
정말 징그럽게 시달림을 받다 보니 울타리라도 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장성을 쌓았을 겁니다.
만리장성은 위대한 유산이 아니고 위대한 아픔인가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사람은 늘 현실에 대한 불만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기에 인생이 바뀌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사실은 인생이 바뀌기를 바라지 말고 자신의 행동과 습관이 바뀌어야 합니다.
아직 佳人은 남 탓만 하고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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