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꾸바오(張壁古堡 : 장벽고보), 그 수상한 마을.

2012. 4. 11. 08:00중국 여행기/산서성(山西省)

11월 27일 여행 17일째

 

오늘은 며칠 전 핑야오 고성에서 어느 택시 기사가 건네준 팸플릿 한 장 때문에 마을을

찾아가는데 그 수상한 마을은 장비꾸바오(張壁古堡 : 장벽고보)라는 이름의 마을입니다.

여행이란 이렇게 길거리에서 얻은 안내 종이 한 장 때문에도 다녀올 수 있는 게

여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래 사진이 바로 그 팸플릿입니다.

 

거기에는 장벽고보를 중국의 10대 매력 명진이니 역사 문화 명촌이니 뭐니 하며 자랑했네요.

이런 수식어보다는 사실 이 작은 마을은 면산을 보신 분이라면 한 번쯤 들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그 이유는 면산 입구에 있던 당나라 이세민이 만들었다는 현존하는 유일한

당나라 군영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늘은 이곳 장비 꾸바오라는 수상한 마을을 구경하렵니다.

 

어제는 심한 몸살로 무척 힘이 든 날이었네요.

밤에 약을 먹고 전기장판에 누워 잠을 잤더니 아침에 일어나니 마치 어제는

꾀병을 한 것처럼 몸이 가볍습니다.

7시에 숙소를 나서며 체크아웃을 하며 배낭 두 개를 카운터에 맡겼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우선 아침 일찍 장비 마을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그다음 시내로 돌아와 배낭을 찾아 앞에 있는 기차역으로 가서 표를 사고 린펀이라는 도시로

이동할 예정인데 린펀은 중국 3대 폭포 중 하나라는 후커우 폭포로 가려고

거쳐가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미리 표를 사지 못한 이유는 장비 마을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고 마을을 돌아보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유여행자에게 이런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는지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어제 미리 확인한 대로 7시 30분에 장비 꾸바오(張壁古堡 : 장벽고보)라는 마을로 들어가는 첫차를

타는데 더 일찍 들어가는 버스가 있었다면 그 차를 탔겠지만....

장비 마을은 이곳에서 약 2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아주 가까운 인근 마을입니다. (4원/1인)

장비 꾸바오를 가는 버스는 公交 치처짠에서 4路 버스를 타면 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어제 이 부근에서 장비 마을로 가는 버스 편을 물어보면

대부분 없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래서 버스 기사에게 직접 물어보아 확인합니다.

 

버스는 두 시간 간격으로 한 대씩 운행합니다.

그래서 출발 시각을 직접 적어달라고 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을 때는 이렇게 글로 적어달라고 하는 게 제일 확실합니다.

물론 어제 오후에 적어달라고 했지요.

 

일단 개휴에서 시내버스를 타면 장벽 마을을 바로 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공교 터미널에서 장비 꾸바오(張壁古堡 : 장벽고보)로 가는 버스를 분명히 보았는데

그런데 사람마다 그곳에 가는 버스가 없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출발 시각은 아침 시간은 빠져있습니다.

장벽으로 가는 첫차는 7시 30분이고 그다음 차는 8시 30분입니다.

그 후부터는 2시간 간격으로 하루 6회 운행합니다.

 

다시 버스 타는 곳의 지도를 올려드립니다.

우리에게 면산 가는 법을 알려준 숙소의 근무자도 장벽 마을로 가는 버스는 없다고 합니다.

우리가 면산으로 타고 간 버스의 운전사는 간다고 하는데 심지어 그 버스 안내양도

가지 않는다고 하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아마도 우리의 발음에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요?

버스는 약 30분을 달려 마을 입구인 종점에 도착하네요.

 

들판을 지나 우리를 태운 버스는 어느 작은 마을 어귀에 도착합니다.

아주 작은 시골마을입니다.

마을 어귀 주차장에는 작은 삔관도 있네요.

 

여행길에서도 혼자 하는 여행보다 함께하는 여행이 더 즐겁습니다.

혼자 하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하면 멀리 갈 수 있습니다.

여행이란 빨리 가는 게 목적이 아니고 같이 공감하고 오래도록 멀리 가는 게 여행입니다.

우리 인생의 삶도 이렇게 함께하기에 멀리 오래도록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닌가요?

더군다나 이런 중국 10대 매력 덩어리 마을 중의 하나인 곳을 찾는다면 말입니다.

 

오늘은 우선 역사책 속으로 찾아갑니다.

이 마을은 마치 역사책과 같은 그런 마을로 군사시설과 거주형태, 생업의 모습과

종교활동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그런 마을입니다.

위치는 山西省 晉中市 介休市 龍鳳鎭에 있는 장비 꾸바오(張壁古堡 : 장벽고보)라는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보세요.

벌써 주소에서 풍기는 이름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용과 봉황이 함께하는 마을 용봉진이랍니다.

그러니 이 말은 작지만, 아주 강한 놈이라는 말이 아닐까요?

 

용 하나도 모자라 봉황까지 대동하고 용봉진이랍니다.

벌써 마을 이름에서 풍기는 맛이 다르지 않습니까?

우리가 태원이나 핑야오 고성에 오면 이 부근에는 볼 게 무척 많은 것 같습니다.

 

지상에 산서성, 지하에 섬서성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장비 마을은 지상명보 지하암도(地上明堡 地下暗道)라고 불리는 마을이라네요.

그러니 지상과 지하를 모두 볼거리를 갖춘 마을이라는 곳인가 봅니다.

이 마을은 제가 올려 드린 면산 도입부의 당나라 이세진이 만들었다는 군영과

연계해 보셔야 하는 마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세진이 면산 위에 군사를 주둔시킨 이유가 바로 이 작은 마을을 박살내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일찍 왔나요?

입구에 문표를 파는 곳이 잠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냥 들어가도 되는 게 아닌가요?

중국은 대부분 원래 8시 30분부터 문표를 팔기 시작하잖아요.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8시 정도였으니 아무도 없는 게 확실하고 입장하려는 사람은

우리 부부 외에는 아무도 없기에 그냥 마을 주민에 물어보니 기다리라 하고는

잠시 후 여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뛰어와 표를 팝니다.

 

조조할인이라도...

장비 마을로 들어가는 데 조조는 몰라도 유비는 할인받기 어렵겠지요?

그러나 반표는 유비나 손권도 해당할 겁니다.

끄~ 하하하하!!!

반표는 외국인인 佳人도 해 줍니다. 

 

이 마을을 대표하는 것은 아무래도 지하 암도라 부르는 땅굴입니다.

얼마나 정교한지 그냥 땅굴이 아니라 지하로 3층이나 내려가게 하여 그 내부는 거미줄처럼

연결되어서 그냥 들어가면 미로에 빠져 영원히 나올 수 없는 지경이라 합니다.

누가?

언제?

왜?

무엇 때문에?

아마도 지금도 땅굴 안에 들어가 헤매다 보면 옛날 당나라 때 들어온

당나라 군사를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세민이가 머리 풀어헤치고 꺼내 달라고 할는지 모릅니다.

 

위의 사진은 마을로 들어가는 관문인 남문으로 지에시우(介休)라는 마을은 보통

면산이라는 곳을 갈 때 돌아가면 이 마을을 거쳐 갈 수 있는 마을입니다.

그곳에서 우리가 얻은 정보로는 장벽 마을이라는 곳을 알았습니다.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라 찾아왔습니다.

이곳을 찾는 한국 관광객의 대부분은 면산이나 왕가 대원을 찾고 이곳 장비 꾸바오는

거의 찾지 않기에 정보조차도 없는 곳입니다.

마을이 작아 돌아보는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기에 면산이나 왕가대원을 보실 때

이 마을은 꼭 보시기 바랍니다.

 

남문으로 들어가는 성문 위에는 어떤 동물의 형상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여러분은 이 형상을 잘 기억하셔야 합니다.

이게 사람을 환장하게 하는 조형물이니까요.

무엇으로 보이십니까?

보이는 대로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개 대가리? 돼지 대가리? 닭 대가리는 물론 아닙니다.

 

크지는 않지만, 이 마을이 처음 제대로 만들어진 시기는 1.500여 년 전 당나라 초기라

하는데 그러나 하, 상(夏, 商) 시기의 문화유적과 금나라 시기의 무덤, 원나라 시대의 무대시설,

 수당 시기의 지하 유적, 명청 시기의 가옥 등 많은 볼거리가 아직도 남아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특히 고 군사 지하도는 매우 희귀한 것이고 이곳에만 있다는 유리 비석도

문화적 가치가 있는 것이라 합니다.

이제 여러분에게 하나씩 모두 벗겨서 보여 드리겠습니다.

땅굴까지 들어가 보여드린다 함은 모두 속까지 까뒤집어 보여드리는 게 맞습니다. 그쵸?

 

장비 마을은 마을의 모양이 용을 닮았답니다.

아니 용이 마을을 만든 모양입니다.

중국을 다니다 보니 처음에는 용과 관련된 지명이나 전설이 무척 많아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지만, 이제는 용이 아니라 용의 할애비가 나와도 전혀 놀랍지 않습니다.

 

중국만큼 용이 많은 나라는 없을 겁니다.

그러기에 중국인처럼 꿈속에서 살아가는 민족도 없을 거고요.

그런데 이 마을은 아예 용을 닮은 마을이라고 하네요.

아니? 마을이 용이랍니다.

 

장벽 촌이 바로 용이랍니다.

우선 헛기침 한번 하고 알아봅니다.

아까 기억해야 한다는 성문 위의 조형물을 다시 한 번 불러오겠습니다.

다시 나타나라~ 얍!!!

 

마을로 들어가는 남쪽 성문 위에 새긴 돌로 만든 조각이 용의 머리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그게 개 대가리인지, 용 대가리인지 분간이 어렵습니다만, 좋습니다.

용 대가리라 하고 넘어가지요.

물론 佳人의 눈에는 심술궂은 돼지 대가리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하고 더 알아봅니다.

남쪽 문에서 밖으로 만든 아홉 갈래의 돌길이 용의 수염이랍니다.

비록 인공적으로 사람이 만든 돌길이지만, 수염에 해당한다고 하니 좋습니다.

중국은 어디를 가나 돌을 깔아 길을 포장한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기특하고 잘한 일이지요.

머리와 수염... 까지는 나왔습니다.

 

그러면 몸통이 있어야지요.

바로 위에 보이는 사진인 남쪽 성문에서 마을 안으로 곧게 뻗은 300m

청석으로 깔아놓은 길이 몸통이랍니다.

그러면 청석을 깔아 놓았으니 청룡이겠군요.

중앙 분리대까지 만든 몸통입니다.

지금 우리 부부는 용의 내장 속에 들어와 있다는 말입니다.

 

오늘은 장비 꾸바오(張壁古堡 : 장벽고보)라는 마을로 오는 방법을 알아보았고

그냥 슬쩍 마을의 외형만 보았습니다.

내일은 마을을 더 깊이 들어가 보렵니다.

수상한 마을...

그 마을 이름이 장비 꾸바 오라는 마을이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추녀 끝에 걸린 풍경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습니다.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준다는 풍경은 바람이 불어야만 그 맑은 소리를 냅니다.

우리의 삶도 아무런 풍파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인생의 즐거움을 알지 못합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을 겪으며 우리의 삶도 더 윤택해집니다.

여행도 편안한 여행으로 얻는 것보다 힘들고 고생스러워야 더 큰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