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블루 모스크

2011. 5. 21. 00:28터키 여행기/터키여행

오스만 제국의 영광인 톱 카프 궁전으로 보고 걸어서 블루 모스크라는 곳으로 갑니다.

대부분의 관광지가 그 동네에 옹기종기 모여 있어 걸어 다니며 보기가 좋습니다.

우리가 부르는 블루 모스크는 원래 이름이 술탄 아흐메드 자미((Sultan Ahmet camii)입니다.

우리가 블루 모스크라고 부르는 이유가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와

천장의 푸른 타일로 되어 있기에 그리 부른 답니다.

 

이스탄불에는 2.000여 개의 모스크가 있다네요.

그러니 한 집 건너 하나가 모스크가 아닙니까?

모슬렘은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합니다.

그런데 깜빡하면 안 되기에 아단(adhan)이 첨탑에 설치된 확성기를 통하여 알려줍니다.

 

옛날 확성기가 없던 시절에는?

우쒸! 하루에 다섯 번이나 올라가 큰 소리로 외치랍니다.

 

뭐라고 외쳐요?

"알라 후 아크바~(알라는 위대하다.)"

환장합니다.

하루에 다섯 번 매일 올라가 같은 말만 해야 하니...

그래도 그렇게 올라가 외치면 월급이 나오니 백수보다 좋지 않겠습니까?

 

그럼 비나 눈이 오면 우짭니까?

그래도 올라가랍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나 설날은?

터키에 추석이 어디 있겠습니까?

당연히 올라가 외쳐야지요.

 

처음에는 푸른색이 강하였으니 이제는 다른 모스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은 하늘이 무척 푸르기에 블루 모스크라고 우겨도 되겠네요.

 

그러니 이곳은 톰 카프 왕궁과 아야 소피아 그리고 블루 모스크가 순서대로 일렬로 있는 모습이 됩니다.

오스만 시대에 지어진 오스만 모스크와 비잔틴 양식이 혼합된 오스만 제국의 대표적 모스크입니다.

여기가 원래 비잔틴 제국의 왕궁터였다네요.

 

이 자미는 터키에서 가장 큰 모스크입니다.

이집트의 오벨리스크를 흉내 낸 미나렛(영어로는 Minaret이고 터키어로는 미나레 Minare)이라는 첨탑이

무려 여섯 개나 됩니다.

첨탑의 의미는 땅에서 하늘로 이른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그러면 그건 죽는 일이 아닌가요?

佳人은 고소공포증이 있어 높은 곳은 무섭습니다.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나라는 첨탑이 많으면 짱이라 하더군요.

 

아야 소피아와는 공원을 사이에 두고 서로 반대편에 있습니다.

원래 블루 모스크 자리는 비잔틴 제국의 궁전터였는데 술탄 아흐메트 1세가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고

왕궁을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성 소피아 성당을 능가하는 모스크를 짓는다고 바로 옆에 있던

히포드롬의 석재를 이용해 지은 자미입니다.

덕분에 히포드롬은 깨끗하게 돌 하나 남기지 않고 정리되었습니다.

 

어디 그것만인가요?

비잔틴 제국의 왕궁 석재며 왕족의 건물 대부분이 헐렸겠지요.

이곳 기둥 빼다가 저곳의 기둥으로 사용하고...

세상은 하나의 신을 모시던 기둥을 빼다가 다른 신을 섬기는 지주로 사용합니다.

 

1609년이 시작해 1616년에 완공했답니다.

규모는 아무래도 유스티아누스가 지은 아야 소피아와 경쟁하기 위해 지었으니 당연히 크고

이름 또한 자신의 이름을 붙였습니다.

 

술탄 아흐메트시여~

당신께서도 준공식 날 건너편에 아야 소피아를 지은 유 서방에게

"유스티아누스여! 내가 당신을 이겼소~ 푸 하하하~"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그런데 지금까지 건축적인 면이나 아름다움에서는 아야 소피아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인걸요.

오스만 제국의 14대 술탄인 아흐메트는 14살 어린 나이에 술탄의 자리에 올라 이 자미가 완공된 다음 해인

1617년 27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합니다.

 

27살에 요절이라...

술탄이시여~ 

권력이 무엇이고 부귀영화가 무엇이 드느뇨.

지나고 나면 한 줄기 바람이요.

이렇게 스러지면 모든 게 구름인걸.

 

이하 이미지 출처 : Greatistanbul,com

 

술탄이시여~

꿈같은 세상 꿈처럼 살다 가니 이 또한 꿈이 아니겠소.

그대가 꾼 꿈은 무엇인가 모르겠지만, 27살의 짧은 생을 마치며 그 꿈은 꿈이 되어 버리셨소.

한때는 세상을 호령하며 세상을 움켜잡았지만,

잡은 건 바람이고 빈주먹뿐이라오.

마지막 날, 젊은 나이에 이를 악물며 더 살고 싶다고 눈을 부릅떴겠지만, 그 또한 꿈이 되어 버렸소.

부모 잘 만나 폼생폼사하였으니 그것으로 만족하시구랴~ 

 

술탄 그 사람 말입니다.

사인이 위장병이라고 하더군요. 헐!

맨날 경쟁하며 살다 보니 스트레스받아 속이 뒤집어지니 위장병이 생긴 것 아닙니까?

 

이 건물을 지은 건축가 메흐메트 아아는 첨탑을 금으로 만들라는 술탄 아흐메트의 명령을 잘못 알아듣고

첨탑을 6개 만들었다 합니다.

터키어에서 금이란 단어가 '알툰'이고 여섯이란 말이 '알트'로 비슷하잖아요?

정말 잘못 알아듣고 그런거예요?

일부러 지어낸 말이죠? 그쵸?

이렇게 핑계라도 대야 술탄은 알라 신에게 덜 미안하고 자신을 돋보이게 한 건축가도 살려주고...

짜고 치는 고스톱 냄새가 팍팍 나지 않습니까?

 

이렇게 잘못 알아듣고 지은 건물이 터키에서는 첨탑이 여섯 개나 되는 유일한 자미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건축가는 과연 살아남았을까요?

어때요? 첨탑 여섯 개의 자미가 폼나잖아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에서 첨탑은 건립 주체에 따라, 개인은 1개, 2개는 정부, 4개는 왕인 술탄이라고 한다.

그런데 잘못 알아듣고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에 있는 카바 성지와 같은 6개의 첨탑이 이곳에 짓게 된 이유입니다.

이걸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나 원 참!!!

그럼 이슬람의 성지라는 메카와 맞짱 뜨겠다는 말이 아닙니까?

그러면 메카에 있는 모스크가 열 받잖아요.

그래서 그곳에는 하나 더 세워 일곱 개로 만들었다는군요..

 

잘못 지은 걸 나중에 안 건축가가 술탄에게 귓속말로 물어보았을 겝니다.

"술탄이시여~ 제가 죽을죄를 지었나이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미나렛 두 개는 빠셔 버릴까요?"

술탄이 건축가를 가까이 오라 합니다.

허벅지를 꼬집어 비틀며 "손만 대면 네 머리를 빠셔 버린다!"

 

비록 잘못 지어졌지만, 술탄의 처지에서는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칼리프가 오스만 제국의 술탄이 아니겠습니까?

말은 하지 않았겠지만, 속으로 '귀여운 놈~'이라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그냥 두었더니 하늘이 노해 요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로써 터키에서는 더는 술탄의 이름을 빌려 지은 자미가 없습니다.

중동이라는 곳이 변방 사막에 살며 양이나 기르던 곳이 지금이야 석유 때문에 아랍의 맹주라 하지만,

그때는 쥐뿔도 없는 변두리 유목민이 아니겠습니까?

 

이 모스크는 그 안에 신학교, 병원, 바자르, 대상들 숙소, 왕릉, 학교 등이 있는 복합건물인 셈입니다.

세상에는 신을 섬기기 위한 성전이 경쟁의 수단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자미도 결국 건너편에 있는 아야 소피아를 보고 경쟁심에서 지은 게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서로 째려보고 언제까지 지내시렵니까?

이 자미를 짓는 비용이 부담되었든지 이후 오스만 제국은 점차 기울어가기 시작했다는군요.

그게 혹시 첨탑 6개 사건은 아닌지...

 

아야 소피아 쪽 공원을 지나 입구로 들어가면 모스크 아래 세정대가 있습니다.

예배를 보는 모든 사람을 위한 시설이고 일반 관광객은 뒤편으로 돌아가서 내부를 보고 난 후 이리로 나옵니다.

예배를 보기 전에 몸을 정갈하게 씻는 방법도 있다는군요.

 

이런 의식을 우두(Wudu)라 하고 방법은

1, 손과 팔목을 세 번 씻는다.

2, 입을 오른손으로 세 번 씻는다.

3, 물로 콧구멍을 세 번 씻는다,

4, 얼굴을 세 번 씻는다.

5, 손을 팔꿈치까지 세 번 씻는다.

6, 손으로 머리를 한 번 적시어 문지른다.

7, 검지를 이용하여 귀 안을, 엄지를 이용하여 귀의 뒤를 한 번 씻는다.

8, 목 뒤를 한 번 씻는다.

9, 발을 발목까지 세 번 씻는다.

이거 씻다가 예배시간 늦겠습니다.

차라리 집에 가서 목욕하고 오라고 할까요?

 

모스크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비닐봉지를 나누어 줍니다.

신발을 벗어 담으라고요.

그런데 제가 신은 등산화는 봉지 하나에 한 켤레가 들어가지 못하네요.

죄송합니다. 비닐봉지 하나 더 주세요.

입장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차례를 기다립니다.

 

실내에는 의자가 없고 바닥에 붉은 카펫으로 깔렸습니다.

예배장소는 남자는 앞쪽이고 여자는 뒤에 칸막이가 있는 곳입니다.

여자에 대한 보호시설입니까? 아니면 차별입니까?

모슬렘 여자가 얼굴이나 몸을 가리는 이유도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까? 아니면 차별입니까?

남녀가 아직도 유별하기에 터키는 여성부도 없습니까?

 

프랑스에서는 히잡이니 차도르니 하는 모슬렘 여자가 얼굴을 가리기 위한 것이 법으로 금지했다고 하네요.

이곳 터키에서도 이 문제로 한때 시끄러웠던 모양입니다.

대학교에서 착용 여부를 두고 진통을 겪고 법으로도 혼란이 오고...

 

우리 일행이 들어갔을 때는 예배가 막 시작되려는 시간이었기에 빨리 둘러보고 나와버렸습니다.

가족의 관습에 따라 눈만 남기도 모두 가리는 방법도 있고 그냥 스카프로 처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녀의 속 모습은 남편 외에는 보여주지 않는다 하네요.

하긴 자기 속 모습 보여주고 떼돈 버는 사람은 연예인밖에는 없긴 하군요?

그런데 그 안에 입은 옷은 고급의 화려한 색상이라고 하니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가운데는 엄청나게 큰 오일 램프가 달려 있습니다.

크리스털로 만든 오일 램프는 외국에서 수입한 것이라고 하네요.

내부는 많은 예배객과 관광객으로 혼란스럽습니다.

게다가 어둡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단히 아름다운 건물이지만, 천장으로부터 너무 많은 줄이 내려와 어지럽다는 생각입니다.

아야 소피아와는 다르게 중앙 돔 바로 옆으로 기둥이 내려왔기에 건물의 크기는 더 크지만, 답답한 생각이 듭니다.

 

일반적으로 왜 블루 모스크라고 하느냐의 답인 듯합니다.

푸른 색과 초록색으로 내부를 장식했습니다.

내무를 장식한 푸른 타일은 모두 21.043개로 이즈미르에서 생산된 것이라 합니다.

사원에는 모두 260개의 창문이 있고 그 창문에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있어 무척 아름답습니다.

 

바닥에는 카펫이 깔렸으며 구획이 지어져 있습니다.

예배를 보는 사람마다 구획하기 위한 표시라는군요.

 

그래서 무척 질서정연하게 예배를 볼 수 있답니다.

이렇게 모든 예배장소에 카펫을 깔아야 하니 카펫 제조 기술은 발달할 수밖에 없겠네요.

나중에 하늘을 나는 카펫을 파는 곳이 있으면 하나 사서 가져가렵니다.

 

이곳도 아무 옷이나 입고 들어갈 수 없겠지요.

기본적인 것은 어느 나라나 성스러운 곳에 들어갈 때 같은 옷차림입니다.

블루 모스크는 입장료가 없습니다.

 

나올 때 헌금함이 있어 원하는 사람만 넣습니다.

그러나 관광객은 거의 넣지 않습니다.

 

이 자미가 더 유명하게 된 것은 2006년 11월 말에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이곳을 방문하고 메카를 향하여

기도함으로 더 유명해지게 되었답니다.

 

모스크에서는 하루에 다섯 번씩 라이브로 기도시간을 알려줍니다.

새벽, 정오, 오후 중간, 일몰, 황혼 이렇게 녹음된 것이 아닌 생목소리로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차례로 알립니다.

"알라는 가장 위대하다, 나는 알라 외에 어떤 신도 존재하지 않음을 선언한다. 와서 기도하라. 와서 구원받으라.

알라는 가장 위대하다. 알라 외에 어떤 신도 존재하지 않는다."

 

터키를 여행 하다 보면 아무리 작은 시골 마을이라도 시도 때도 없이 이런 소리를 어디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

인간 자명종인 셈입니다.

해가 뜨는 시간이 동서로 모두 다르기에 같은 마을에 있는 모스크에서도 제일 동쪽에 있는 모스크에서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서쪽에 있는 모스크로 이어집니다.

 

터키의 자미에는 건물 일부를 가게로 세를 주었습니다.

사원의 필요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한 고육책이라 합니다.

일부의 신도를 위한 나라에서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나라는 많지 않은가 봅니다.

 

이제 우리는 점심을 먹고 터키의 수도인 앙카라로 갑니다.

에상 소요 시간 5시간 30분이랍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인연이란 무엇입니까?

누구의 밭에 내가 씨를 뿌리고 새 생명이 태어나면 인연이 아니겠습니까?

서로 얽히고설키며 살아가는 게 인연이 아닌가요?

비잔틴의 밭에다 오스만의 씨를 뿌려 새로운 세상이 열렸으니 이 또한 인연인 듯싶습니다.

기독교의 성전인 아야 소피아에서 이슬람의 메카를 향한 방향이 딱 10도 차이입니다.

세상은 이 작은 10도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아직도 십자군 전쟁이니 피의 복수니 하고 싸웁니다.

겨우 차이가 2.777%의 차이는 언제나 메울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