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22. 08:21ㆍ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여인 열전
자고로 '영웅은 미인의 관문을 넘기 어렵다(英雄難過美人關).'라고 합니다.
저는 영웅이 아니기에 이런 문제에서는 무척 자유롭습니다.
스스로 영웅이라 생각하시고 살아가시는 분들...
미인은 언제나 당신의 앞길에 태클을 걸고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차이나라는 영문 표기의 어원은 중국 최초 통일국가인 진나라라고 하더군요.
그 뒤를 이은 나라가 한족의 어원이라는 중국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오래간 왕조가 아마도 한나라가 아닐까요?
한나라의 역대 제왕 중 가장 번성기를 누린 황제는 무제(武帝) 유철이라고 할 수
있는데그가 한나라를 다스릴 때 사마천이 그 유명한 사기를 썼으며 한무제는 혼자만
옳다고 고집을 피우면 죽어서도 그 죄를 씻기 어렵다고 하며 이릉 장군이 흉노를 치러
갔다가 포로가 된 것을 변호했다고 사마천의 생식기를 자르는
궁형에 처한 황제로도 유명합니다.
세계적으로 이름이 드높은 사마천에게는 사내로써는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있었는데 만약, 사마천이 사내로는 부끄러운 궁형에 대해 비관을 하고
자살이라도 했더라면 그 유명한 史記는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을 겁니다.
오히려 사마천은 자신의 처지를 사기라는 책을 통하여 세상에 남기는 것이 억울함을
극복하는 일이라 여기고 불후의 명저서 사마천의 사기를 완성합니다.
사람은 세상을 살며 나서야 할 때와 침묵을 지켜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들이대다가 궁형을 당한 겁니다.
한무제 유철은 선왕이었던 한경제인 유계의 9번째 아들로 그의 출생 과정을 살펴보면
매우 흥미로운데 유계가 태자로 있을 때 도성인 장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장아라는 과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녀는 나중에 전 씨라는 남자와 재혼을 하게 되는데
당시는 여자의 재혼이 오히려 자유로웠습니다.
비록 장아는 시골 아낙이었지만 그녀는 연나라 왕인 장도의 손녀로 몰락한 왕손인 셈입니다.
전 남편 왕중과의 사이에는 아들 왕신과 딸 왕질과 왕식후가 있었고 재가하여 두 아들을
더 얻었는데 후에 승상이 된 전분과 전승은 재가하여 얻은 아들입니다.
정말 복잡한 가계도를 지닌 집안입니다.
큰 딸인 왕질은 궁에 들어가 무제인 유철을 낳아 나중에 효경 왕후가 되었으나....
사실 왕질은 궁에 들어가기 전에 이미 결혼을 한 유부녀로 딸을 하나 낳은 전력이 있는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그러니 자식까지 있는 유부녀가 신분을 속이고 궁에 들어가 이무기도 아닌
용을 생산하여 가문을 빛낸 특수한 경우입니다.
왕질이 결혼 경력이 있었다는 것은 우리만 알고 비밀을 지켜주어야 합니다.
오늘부터 며칠간 이 이야기를 써 볼까 합니다.
장아의 큰딸 왕질은 김왕손이라는 자와 결혼을 하여 딸을 하나 낳았으니
장아는 이미 할머니가 된 셈입니다.
어느 날 장아가 길을 가다가 점쟁이를 만나는데 그가 말하길
"당신의 큰딸은 후에 귀하여질 상이오, 아마도 천자를 낳을.....
그러나 지금의 남편은 평생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라고 했답니다.
이게 웬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립니까?
환장하겠습니다.
옛날에는 점쟁이가 지나가는 사람만 봐도 큰딸의 미래까지 알 수 있는 능력을 지녔습니다.
그렇게 미래를 내다보며 자기 앞날을 왜 보지 못하는 겁니까?
이미 시집을 가 딸이 하나 있는데 귀해지는 것은 무슨 말이고 천자는 또 무슨 말입니까?
그럼 지금 사위인 김서방이 쿠데타라도 일으켜 권력을 손에 잡고 천하를 호령한다는 말입니까?
아니면 서방이 별 볼 일 없으니 고무신 거꾸로 신으라는 말입니까?
얌전한 사위가 쿠데타를 일으킬 위인이 되지 못하니 그러니 결혼한 딸을 빼돌려
다시 새 출발 시키라는 말이 아닙니까.
점쟁이에게 이 이야기를 들은 지 얼마 후 궁에서 사람이 나와 미모가 받쳐주는 처녀들을
공출한다하니 대부분, 딸을 둔 집에서는 이때에는 딸을 감추고 피신을 시킵니다.
그러나 장아는 퍼뜩 점쟁이가 한 말이 생각이 나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늘이 내린 기회라는 생각을 하는 겁니다.
같은 문제를 사람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생각합니다.
그 생각의 차이로 팔자는 물론 역사마저 바뀌게 하지요.
인디언 포와니 족의 속담에 살쾡이는 적을 만나도 절대로 당황하지 않는다 했습니다.
가만히 상황을 관찰하며 은밀히 전략을 세워 결국 뜻을 이룬답니다.
그래서 장아는 큰딸 왕질을 불러 넌지시 의중을 떠봅니다.
"얘야~ 점쟁이가 그러는데 너는 용을 잉태할 상이란다.
어떠냐? 지금의 네 서방은 용이 될 것 같으냐?"
"어무이! 용이라꼬 했심니껴? 푸하하하하~ 용이 아니라 시궁창에 지렁이라면 모를까~
무신 용이 밤에 그렇게 식은땀이나 삐질삐질 흘리고 내 눈치만 본답니까. 나 원 참!!!
그래서 어디 용이 아니라 용표 이무기라도 생산하겠습니껴?"
"그러면 방법은?"
두 사람은 동시에 눈이 반짝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지금의 현실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길을 향해 꿈을 꾸는 겁니다.
세상에 사위라면 껌뻑 죽는다는 장모...
절대 믿을 게 아니군요.
자는 마누라도 다시 봅시다.
세상에....
서방이 용이 아니라는 것에 두 모녀는 의견의 일치를 합니다.
그러면 방법은?
그렇습니다.
제대로 된 용을 찾아 길을 나서 용의 씨를 잉태하는 겁니다.
눈이 쌓이면 나약한 자는 눈이 녹기를 기다리고 용감한 자는 눈을 밟아
길을 만들며 나아간다 했습니다.
세상의 사내들이여~
그대는 용이 될 수 있습니까?
없다면, 주변을 늘 살피어 용의 출몰을 경계해야 합니다.
오늘부터 한나라 최고의 전성기를 이끈 한무제 유철을 낳은
효경 황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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