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우 도착

2008. 10. 19. 00:13중국 여행기/소주, 항주, 상하이 여행

관광을 즐기는 중국사람만 최근 2억명이 넘는다고 한다.

우리가 88 올림픽을 계기로 해외여행 자유화가 되면서 여행도 하나의 산업이 되었다.

지금 이들도 소득수준이 높아지며 점차 관광에 눈을 뜬다.

아직 비싼 외국보다는 중국 국내를 선호하지만.....

앞으로 몇년후 외국으로 물밀듯이 관광을 나올때 10%만 우리가 유치하면 2천만명의 관광객이

우리나라를 누빈다.

이 숫자는 우리 남한인구의 거의 50%에 육박한다.

이런 침략은 당해도 좋은 일이다.

지금 이들은 황푸강 크루즈를 타기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음 배를 기다리고 있다.

 

전세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 팬의 반인 2천만명이 중국인이다.

영원한 2군 동팡저우가 있다고....

중국 관광객들은 어디를 가나 많이 있다.

단체관광객으로 주로 똑 같은 모자를 쓰고 가이드의 깃발을 따라 다닌다.

그리고 가이드도 관광객도 시끄럽다.

이들도 관광버스를 타면 단체로 춤을 출까?

한국의 유명한 관광버스 춤.... 

 

관광버스 춤은 추지 않을것 같다.

만약 이들 2억명이 버스 안에서 한꺼번에 춤을 춘다면.....

지구가 흔들릴것 같다.

 

밤 12시가 다 되어서 수저우(蘇州)에 도착했다.

그래도 이곳에 왔으니 잠시 수저우는 어떤 곳인가 간략히 미리 공부했다.

그래야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이 보고 알아갈게 아닌가.......

사실 소주란 참 이슬밖에는 몰랐는데....

그럼 소주가 물의 도시라는데 이곳 水路에 있는 물이 모두 소주란 말인가?

생각만 해도 벌써 취기가 오르네.... 

 

춘추전국시대에 吳나라의 수도였으며 수나라때 인공으로 만든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1.794km의 경항대운하(京杭大運河)가 개통되어 수저우 부근을 지나 간단다.

우리나라 경부 고속도로의 길이가 428km이니 그 길이를 짐작할 수 있다.

길이가 무려 경부고속도로의 4배다.

지금은 뱃길이 중간 중간 끊어져 있으나 다시 뱃길을 연결하고 있다.

 

양쯔강 남쪽에 위치하여 이 부근을 江南이라고 부르고 우리의 흥부전에 나오는 주인공 

제비가 바로 이곳 출신이다.

그러니 세계가 공인하는 제비들의 고향....

오렌지 제비가 아니라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 준 오리지날 제비다.

그럼 박씨는 어디 있을까?

佳人은 김씨다.

 

수저우(蘇州)의 蘇란 깨어날 蘇이나 글자를 풀어보면 풀 草와 물고기 魚와 벼 禾로

이루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다른말로 魚米之鄕이라고도 한다.

그러니 예전부터 풀을 이용한 옷감 짜는 기술이 발달하여 비단을 많이 생산하였으며

물고기와 쌀이 풍부하여 먹고 입는 기본 문제는 자연적으로 해결된 지역으로

그래서 여기와 항저우를 살기좋은 천당에 비유했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 옛노래에 나오는 비단이 장사 왕서방의 고향이 이곳이 아닐까?

그러면 왕서방이 사랑에 빠져 비단을 팔아 모은 돈 퉁퉁 털어 탕진하고 그래도

좋다고 "팅하오 팅하오"하고 노래했던 우리나라 明月 누님은 어디 있는겨?

누님~~ 佳人 놀러 왔슈~~

그래도 이곳에는 비단 팔아 돈 벌어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정원들을 만들고 살았나 보다.

개인 정원이 많았을 때는 수저우에만 200개가 넘었다 한다.

 

사실 이 지방에는 중국에서도 미인의 고장이라고 알려져 있다.

중국 4대 미인중 서시와 양귀비가 이 근방 강남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왕서방이 우리나라 명월이 한테 반했을 정도이니 우리나라 여자들이 얼마나 더 이쁘냐..

그러니 중국의 4대 미인은 다 허상인 뻥이다.

 

대한민국 여성들이여~~~

그대들은 중국의 4대 미인이라는 서시나 양귀비, 왕소군, 초선 그리고 하나 더 덤으로

조비연이라는 미인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

그 여자들은 모두 뚱뚱하고 빼빼 말랐고 미인박명이라고 팔자들이 드세서 불행한 최후들을

맞이했다.

 

서시는 미인계의 희생자이며 미혼모였고 양귀비는 시아버지와 불륜의 사랑에다 안록산과

정분이 난 바람둥이로 지내다 결국 안록산의 난때 목을 메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한나라때 왕소군은 정략결혼의 임무를 띠고 북쪽의 흉노족으로 시집을 갔고 삼국지에 나오는

초선은 동탁과 여포를 이간질 시키기 위한 희생자였으며 4대 미인의 강력한 후보였던 조비연은

나중에 탄핵을 받고 걸식을 하며 살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하나도 행복한 여자가 없다. 

 

시내는 인공으로 건설한 운하가 거미줄처럼 얼켜있어 과거에는 교역과 교통의 역활을 했으며

지금은 관광자원의 역활을 하고 있다.

원나라 때 이곳을 다녀간 마르코 폴로는 '동양의 베네치아'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화려한 정원과 타고난 자연운하와 더불어 다양한 인공 수로인 물로 대변되는

수저우가 마르코 폴로의 고향인 이탈리아를 떠오르게 한 까닭인듯 싶다.

 

요즈음 우리나라도 대운하 문제로 매우 시끄럽다.

좀더 차분히 토론하고 득실을 따져 결정되었으면 한다.

우선 수저우 지도부터 살펴보자.

우리처럼 아나로그 세대는 지도를 봐야 동서남북이 눈에 들어온다.

 

수저우시는 규모가 제법 큰 운하인 외성하(外城河)라는 직사각형의 운하가 시내 중심을

에워싸고 있으며 갑문을 이용해 시내 중심쪽 내성하로 물을 일정하게 보내며 이 운하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거미줄 처럼 작은 수로들이 연결되어 있다.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중원을 통일한 진시황이 세운 진나라를 멸망시킨 초패왕 항우가

이곳에서 궐기하여 진나라를 전복하기도 했다.

그러나 항우는 유방과의 전투에서 패함으로 생을 마쳤다.

 

수조우는 중국 역사 문화도시 중 하나로서 BC 514년 오왕(吳王) 합려(闔閭)가 이곳에

약 24km 의 성벽을 쌓으면서 주변사람들이 고장을 이루게 되며 도시가 성립되었으며

현재까지 2,5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도시다.

서한 초기에는 동남부의 최대의 도시로 번영하여 사주지부(絲綢之府 : 비단의 도시)

어미지향(魚米之鄕 : 풍요의 도시), 원림지도(園林之都 : 정원의 도시) 등으로 칭해졌으며

송대에 이르러서 더욱더 번성하여 남송시대에 이르러서는 자수와 비단제품의 생산지로서도

명성을 날렸다.

 

이곳은 타이후(太湖)라는 제주도 보다도 더 큰 담수호를 중심으로 정원문화가 발달하여

중국 4대 정원인 베이징의 이화원과 하북지방 승덕에 있는 피서산장과 더불어 이곳 수저우에만

유원과 졸정원 두개가 있다.

 

두개나 이곳에 있는 이유는 이 지역에 물산이 풍부하고 수로의 발달로 상거래를 통한

교역과 남방지방의 뛰어난 장사수완 덕분에 많은 부자들이 살던 곳이고 타이석이라는

석회암 돌과 수로에 인접한 가옥 구조의 발달로  이런 개인 정원들이 생겨났을 것이다.

 

타이후는 말 그대로 큰 호수로 중국내에서 포양호와 둥팅호(洞庭湖)에 이어 세번째로 큰

호수이며 대운하와 연결되어 있고 상하이의 황푸강과 푸시지역을 흐르는 소주하의 발원지이다.

인구수는 150만명 정도의 아담한 도시이며 상하이 서쪽으로 100km정도에 위치하고 있으며

버스로는 1시간이 넘게 걸린다.

 

하지만 현재는 다른 도시의 발달로 작은 소도시에 불과하다.

옛말에 "강남의 정원은 천하에서 제일이고, 소주의 정원은 강남에서 제일이다"라는 말을

들었을 만큼 수저우는 정원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송나라때는 많은 관료들이 이곳에 나무를 심고 정자를 지었으며 20세기 초에는 이미 200여

군데의 개인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중국의 4대 명원가운데 개인정원 두 개가 있을 정도이니 소주의 정원은 매우 유명하였으며

문인들이 성시를 이루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호화주택에 종부세 대상이다. 

 

수저우 관광의 핵심은 정원을 둘러보는 관광이다.

수저우의 정원들은 본래 지주나 큰 상인, 고급관료 등의 개인 소유였으므로 황제의 정원이었던

북경의 이화원이나 승덕의 피서산장과는 그 규모가 비교가 되지 않으나 기후가 다른 만큼

나무의 종류도 달라서 북방의 정원과는 또다른 맛을 보여준다.

 

宋代부터 이어진 정원은 지금은 10군데 정도가 복원되어 외부에 개방되고 있다.

그 중 송대의 창랑정(滄浪亭), 원대의 사자림(獅子林), 명대의 졸정원(拙政園)과

유원(留園)이 가장 대표적인 강남의 4대 정원으로 꼽히고 있다.

중국인의 생각 속에서 소주의 미인을 아내로 맞아서 소주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여생을 보내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는 생각이 있다.

아~~ 이건 모든 남자들이 꿈꾸는 로망이 아닌가?

 

마눌님~

그럼 佳人도 이곳에 그냥 푹~ 눌러 앉아버릴까?

울 마눌님께서 눌러 앉지 말라신다.

돌쇠는 돌아가서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았단다.

클 날뻔 했다.

그래서 여권이 어디있나 다시 한번 체크했다.

오늘은 밤은 늦었으니 여권을 꼭 가슴에 품고 자야겠다.

내일은 한산사부터 간다.

 

글쓴이 : 佳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