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20. 00:19ㆍ중국 여행기/소주, 항주, 상하이 여행
오늘 첫 방문지는 한산사(寒山寺)라는 사찰이다.
이 절은 추운 산에 있는 절도 아니고 사람이 없어 한산한 절도 아니란다.
수저우 풍교진(楓橋鎭)에 있는 절 이름으로 원래 이름은 묘보명탑원(妙普明塔院)이었으나
당나라 시승(詩僧)인 한산자(寒山子)가 이 곳에 살았기 때문에 한산사라 불리게 되었다 한다.
주차장에 버스를 주차시키고 나오니 앞에 한산사의 묘보명탑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절들은 대체로 깊은 산 속에 있는데 이곳은 그냥 시내에 있다.
1.500년이나 된 오래된 고찰이란다.
그러나 역사만 깊었지 건물은 수없이 불타고 전쟁으로 모두 폐허가 되어
최근에 지은 절이나 마찬가지다.
여기가 한산사로 들어가는 입구다.
우선 입구로 들어가 뒤를 돌아 위의 사진에 있는 한산사의 벽을 쳐다보니
한산사 전경도가 그려진 것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 이 전경도만 보면 한산사는 다 본거나 마찬가지다.
안으로 들어가는 문에 사천왕상이 떡 버티고 서 있다.
사천왕은 부처의 법을 지키기 위해 동서남북의 사방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힌두교에서는 부처가 가루다를 타고 다니며 세상의 질서를 유지하는 신인
비쉬누의 9번째 화신이라 한다.
불교 신자들이 들으면 기분이 나쁘겠다.
비쉬누는 세상이 어려울때 마다 변신을 하며 9번째 변신하여 세상을 구한
부처 이후 마지막 10번째 화신인 백마탄 기사인 칼키(Kalki)는 아직 오지 않았다.
세상이 아직은 살만하다는 이야기렸다.
그러면 우리의 민족 시인인 이육사님이 광야라는 시에서 말씀하신 백마탄 초인이 혹시?
항상 절에 가면 이 사천왕 문을 통과할 때는 죄지은것 처럼 겁이 난다.
평소에 죄 짓지말고 착하게 살아야 하는데....
이제 안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불났니?
화재신고는 119다.
사찰 안은 향불을 피워 연기로 자욱하다.
중국의 향은 야구 방망이처럼 크기도 크다.
원래 속 좁은 사람들이 큰것을 좋아한단다.
茶문화가 발달한 곳은 물이 좋지 않고 맥주문화가 발달한 곳은 물에
석회석 성분이 많은 지방이고, 향수가 발달한 곳은 체취가 심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우리나라도 산업화의 영향으로 최근에는 생수나 정수기 물을 마시나 우물물에
숭늉 한그릇을 마시고 "캬~~" 하면 얼마나 좋으냐 말이다.
바가지에 샘물을 길어 버들잎을 띄어 건네주고 인연을 맺은
우리의 여인들이 얼마나 많으냐?
누구는 왕비도 되어 팔자를 고친적도 있다.
그런데 절은 절하는 곳인가?
여기 저기서 계속 절만 계속한다.
그래서 절이라고 했나보다.
향을 피운 냄새로 사찰안은 숨을 쉴 수가 없다.
향을 피울 수 있는 향로가 여기저기 많기도 하다.
향도 인간들의 욕심과 더러움을 없에주는 역활을 하나 보다.
한산사에서 유명한 것은 종소리라고 한다.
한산사의 종소리를 들으면 세상의 모든 근심걱정이 없어진다고 한다.
어디 한번 들어보자.
그래서 그런지 계속 종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울린다.
만약 근심걱정이 없어지지 않으면 누가 책임질겨?
그러나 그 종은 이곳에 없다.
지금 걸려있는 종은 짝퉁 모조품이다.
사실 중국의 종은 우리나라 종과는 달라 여운이 없고 꼭 학교종처럼 들린다.
한산사의 건물은 몇차례 전쟁으로 모두 파괴되어 건물의 역사적 가치는 없다.
그러나 당 나라의 시인 장계의 "풍교야박(楓橋夜泊)" 이라는 詩로 인해 유명해진 절이다.
그러니 절이 아름다워서가 아니고 영험한 힘을 지닌것도 아니고 이곳과는 아무 관계없는
뜨내기 나그네인 장계의 詩 한편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바로 이 詩를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절을 찾아온다.
캬~~ 정말 멋진 詩로구나......
그런데 뭐라고 쓴게야~~
이런 무식이 탄로나게 생겼네.....
그냥 모른척 통과해 버릴까?
원래 외국인과 이야기 할때 못 알아들으면 그냥 웃고 말지요.
모두 이 풍교야박이라는 시 앞에 모여선다.
그래도 이곳 까지 어렵게 왔는데 장계라도 만나서 물어나 보고 가야지....
그래서 장계를 찾으니 풍교 아래서 낚시질 하고 있단다.
장계는 지금의 서안(西安)인 당나라 수도 장안(長安)에 가서 수 차례 과거를 보았으나
뛰어난 실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시험에 연이어 세 번째 낙방을 하고 고향으로
가던 길이었다고 佳人에게 이야기 한다.
원래 못된 목수 연장 나무란다고 실력없는 사람들이 핑게를 댄다.
수능 시험 끝나봐라.
성적이 좋지 않는 친구들 모두 핑계가 있다.
그래서 장계를 풍교 아래로 불러 다시 물어 보았다.
실력은 뛰어났는데 떨어졌느냐고...
그랬더니 과거시험장이 부정괴 뇌물로 혼탁하여 자기가 떨어졌단다.
내가 그런 말 할 줄 알았다.
사실 장계는 과거에 5번이나 떨어졌단다.
남 탓하기에는 장계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
그러니 장계는 과거가 5번이나 있는 과거가 많은 과거의 사나이다.
장계는 3번째 과거에 낙방을 하고 배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 저녁이 되자
배는 더 가지 못하고 이곳 한산사 인근의 풍교 아래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
그 때 마침 한산사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왜 아니겠니?
과거에 낙방을 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겠지?
그것도 3번씩이나.......
게다가 낙방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
매일 듣는 종소리지만 이날 만큼은 날도 저물었겠다 돌아가
가족들 얼굴을 보려니 만감이 교차하며 별 생각이 다 들겠지....
친구들은 또 챙피해서 어찌 만날꼬....
장계야~~
아픈만큼 성숙해진단다.
加油 힘내라....
그러면 그 유명하다는 장계의 詩를 살펴보자.
제목 : 楓橋夜泊(풍교야박)
지은이 : 張繼(장계) 강하게 발음하면 짱깨가 된다.
月落烏啼霜滿天,(월락오제상만천)
달은 지고 까마귀 울고 찬서리는 하늘에서 가득히 내리는구나.
江楓漁火對愁眠。(강풍어화대수면)
강촌교와 풍교에서 고기잡이 배의 불빛을 보며 근심 속에 잠을 청하는데.
姑蘇城外寒山寺,(고소성외한산사)
고소성 밖에 있는 한산사로 부터.
夜半鍾聲到客船。(야반종성도객선)
한밤중 종소리가 여객선까지 다다르는구나.
참 좋다.
장계의 수심에 찬 마음이 고스란이 담겨져 있다.
시란 그냥 읽는것 보다 당시 시인이 처한 상황을 이해함으로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그냥 우리말로 풀어서는 재미가 없다.
영어는 억양의 언어고 중국어는 성조의 언어다.
그러니 리듬을 타며 읽었을때 더 가치가 있단다.
그런데 어쩌나~~ 佳人은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佳人이 장계의 풍교야박에 답이라도 하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해는 중천에 떠있고 오가는 사람들만 가득하구나.
장계의 시 한 수에 발길을 돌렸더니
한산사 종소리는 어지럽게 들리는고
지독한 향 피우는 냄새만 佳人 코끝에 다다르는구나.
장계가 Going home 한다고 바쁘다네....
그래~ 장계야~ 짜이지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장계는 먼저 가라고 하고 한산사에 대하여 더 알아보자.
글쓴이 : 佳人
'중국 여행기 > 소주, 항주, 상하이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산사 한산과 습득 이야기 (0) | 2008.10.22 |
---|---|
한산사 풍교야박 두번째 이야기 (0) | 2008.10.21 |
수저우 도착 (0) | 2008.10.19 |
사진으로 보는 황푸강 야경 (0) | 2008.10.18 |
황푸강(黃浦江)을 건너서... (0) | 2008.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