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방초 이야기 3

2007. 5. 2. 23:52금수강산 대한민국/경상남도

 

이곳부터는 이런 거친 산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보물을 건져보자.

오호라 금낭화.....

 

Bleeding Heart라는 영어 이름을 갖고 있는 金囊花....

피 흘리는 심장 같이 보이시나요?

아니면 금 주머니 꽃처럼 보이시나요.

울 나라 이름이 훨씬 예쁘다.

그런데 佳人의 눈에는 오징어 말리고 있는 것 같다.

아치형의 줄기에 연붉은 색의 조랑조랑 매 달려 있는 모습이 앙증스럽다.

울 나라에서는 그리 쉽게 자주 볼 수는 없는 야생화로 주로 설악산이나

지리산 등 깊은 산에만 볼 수 있다고 한다.

 

金囊花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라고 한다.

이 얼마나 순종적이냐?

佳人은 이 꽃을 필히 사랑해야만 한다.

佳人을 따르겠다는데.....

그럼 금낭화가 이쁜 사진 한 장 더 보자.

 

 

 

다시 봐도 젖은 오징어 말리는 중이다.

뱀딸기 꽃이 피었다.

 

 

 

여기 사는 뱀들 양식인가?.

뱀딸기와 산딸기는 다르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覆盆子는 산딸기고 뱀딸기는 먹으면 배탈이 난다고 한다.

 

 

 

이곳은 유채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아래의 사진은 동백꽃을 찍은 것이다.

그런데 한 나무에서 이렇게 다른 꽃을 피우다니.....

보통 빨간 꽃을 피우는 것만 보아왔는데.....

 

 

 

 

 꽃말은 “자랑”이라고 하는데 이 꽃은 다른 꽃 모양 꽃이 질 때 한잎 두잎 떨어지는 게 아니고 꽃이 시들지도 않고 색깔이 변하지도 않고 그냥 똑 떨어진다.

 

집에서 키우는데 꽃이 피는가 하면 그냥 떨어져 실망만 주는 꽃이다.

마치 한 많은 처녀나 청상과부가 핏빛의 눈물을 뚝뚝 떨구는 것처럼....

 

유치환은 이 꽃을 자신의 시에서 “청춘의 피꽃”이라고 표현할 만큼 마치 한 많은 젊은 사람의 절규처럼 보인다.

 

 

 

아무튼 한 나무에서 이런 종류의 두 가지 꽃을 피우다니 뭔가 필히 말 못 할

사연이 단단히 있는가 보다.

 

 

 

 

그래서 수줍게 피어있는 꽃을 다시 끄집어냈다.

 

 

 

 

 

벌써 져버린 꽃잎의 잔해들.....

 

 

 

돌 절구통에 가득히 쌓인 벚꽃의 꽃잎들......

바람이 불면 마치 꽃비가 내리듯 장관을 연출했는데,,,,,,,,

 

화려함의 뒤 안길에 남는 것들이란......

 

 

 

돌 두꺼비의 양식인가?

아님 돌 맷돌에서 만들어 낸 꽃가루란 말인가.....

 

 

그럼 토끼들이 놀다가 먹으려고 숨겨놓은 간식이란 말인가.....

 

 

 

 

 

차밭의 푸르름과 벚꽃의 흰색이 조화를 이루니 봄은 역시 봄이로구나.....

 

 

 

 그래서 佳人은 혼자 앉아 턱 괴고 봄을 느껴본다.

웬 청승? 어째 폼 나요? 자꾸 얼굴 디밀지 말라고?

 

 

 

그래 봐야 佳人은 할미꽃의 파트너인 할아버지 꽃이 다 됐는걸......

 

 

*할미꽃의 전설을 아시나요*

옛날 옛날 아득한 옛날

딸 셋을 둔 할머니가 살았다

형편이 여의치 않아 큰딸을 찾아가게 되었다

한동안은 반갑게 맞이해 즐겁게 지냈으나

시간이 흐르고 나니 차츰 냉담 해졌다

할머니는 내색치 않고 둘째 딸을 찾았다

둘째 딸도 반갑게 맞이하며 한동안은 잘 지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니 둘째 딸 역시

조금씩 푸대접이 심해졌다

할머니는 또다시 아무런 내색도 없이

제일 어렵게 살고 있는 막내딸이 보고 싶다며

굽은 허리를 지팡이에 의지한체 머언 막내딸 집을 향하여

걸음을 재촉하였으나 늦가을에 추위가 찾아왔다

할머니는 머얼리 막내딸 마을이 보이는 산등성이에서

아가야~~ 아가야~~ 부르다 쓰러졌다

그다음 봄날 그 자리엔 허리가 굽은 꽃 한 송이가

피어있었다

 

 

 

 

 

꽃말은 섬뜩하게도 “사랑의 배신” “충성” “슬픈 추억”이라네....

 

그런데 가만히 꽃을 보면 의외로 화려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허리만 굽었지 색깔 및 자태를 보면 요염하다는 생각마저 드는 것은

佳人만의 생각일까?

 

그러니 나이가 들었다고 골방 노인 하지 마란 말이야!

이제 남은 여생은 즐기며 보람차게 으라차차 차차차...

 

 

 

 금낭화를 다시 보자.

그래도 오징어 말리는 중이네.....

 

佳人이 요즈음 너무 속이 虛하여 虛言을 했나 보다.

 

 

 

이제 萬花芳草를 모두 돌아보고 나오려는데 뒤를 돌아보니 바람이 불어

벚꽃의 꽃잎이 비가 되어 내리네....

 

 

 

사진을 클릭하여 크게 보면 꽃비를 볼 수 있다나.....

 

 

 

여기를 떠나기 전 이 萬花芳草의  농장주인 정종조 사장님과 한 컷 팡~

뒤에 보이는 곳이 이분이 거처하시는 황토로 만든 집이다.

 

이분과의 장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먼 곳에서 오셨다고 그간의 이야기를 소상히 얘기해 주신다.

 

농대를 나오셔서 5대양 6대주를 누비며 무역업에 종사하시다 10여 년 전 IMF 때

부도를 당하셨단다.

 

그 후에 이곳에 귀향하여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10.000평의 야산에

분노의 차나무를 심고 울분의 꽃씨를 뿌리고 눈물의 길을 내며 지금에 이르셨다고 하신다.

산림법 위반으로 몇 번의 옥고까지 치르니 구안와사까지 와서 말씀하실 때

불편해하신다.

 

그래서 佳人이 말씀을 드렸다.

이제는 이렇게 잘 자라준 나무를 생각하고 예쁜 꽃들을 보시며 울분과 분노와

눈물을 모두 거두시라고.....

그렇게 하시는 것이 이곳을 찾는 모든 분들에게 즐거움을 주시는 일이고  또

나무나 꽃들에게도 행복과 사랑을 줄 수 있다고.....

 

그리고 무역업의 비즈니스보다 이곳을 찾는 분들에게 즐거움과 휴식과 편안함을 주는 비즈니스가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萬花芳草를 뒤로하고 함안을 향해 출발하는데 소나기가 내린다.

마치 佳人의 스트레스를 다 씻어 주듯이.....

오늘 비가 오락가락했으나 농원에 있는 2시간 동안은 햇빛이 쨍하고 났는데.

 

가야 할 남은 거리는 약 40km 정도

일요일 오후라 10km 정도 달리다 보니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오호라 여기도 교통지옥이 시작되는구나.....

 

비가 그치자 동쪽 하늘에 무지개가 떴다.

확인해보자.

 

 

 정체상태라 차창을 내리고 울 마눌님에게 한방 부탁했다.

정말 무지개 맞다.

이 행운의 무지개를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