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번(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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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를 떠나 호도협으로
이곳 샹그릴라의 해발고도는 3.200m 내외라고 합니다. 보통 사람이 고산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고도라지요?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고 또 같은 사람이라고 컨디션에 따라 다른 게 고산증이라네요. 저번 여행에서 佳人은 무척 고통스러워 하루 만에 다시 리장으로 돌아간 경험이 있기에 무척 조심스러웠습니다. 이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올 수 있고 젊은 사람에게도 올 수 있기에 개인차가 심한 증상이라고 하네요. 성별, 나이, 건강상태 어느 것도 영향을 주지 않고 순전히 개인차라고 할 수 있다네요. 이번에는 오히려 저번과는 반대로 집사람이 힘들어하고 佳人은 별로 느끼는 증상이 없습니다. 내 마음의 해와 달이라는 이렇게 아름다운 샹그릴라에서도 아픈 일이 생깁니다. 이번 여행에 함께 하신 처형께서 그만 위염이 재발하신 모양..
2017.01.04 -
문성공주 8 - 밀월은 좋은 일입니다.
밀월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어디 사랑만 하고 삽니까? 집이 있다고 어디 사람이 맨날 사랑만 하고 살아간답니까? 먹어야 하잖아요. 이제 문제는 한곳에 머무르려면 먹을 게 있어야 합니다. 토번이 유목민족이라 지금까지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동하며 살았기에 농사짓는 법을 모릅니다. 공주는 다시 책과 함께 데려온 농사기술자에게 농사짓는 법을 토번 모든 사람에게 알려 줍니다. 그런데 농사를 지으려니까 문제가 생겼습니다. 농사에 제일 조건인 비가 중원과 비교하면 많이 내리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문성공주는 처음으로 문제에 봉착합니다.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토번에서 물 부족이 심각하기에 적게 내린 빗물이라도 저수지를 만들어 가두어야 하고 또 그 물이 농토로 골고루 흘러들어 갈 도랑을 만들어 물을 이용하는 ..
2012.09.11 -
문성공주 5 -모든 강물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건만...
문성공주는 토번으로 시집가며 책만 준비한 게 아니랍니다. 토번의 기후에 적합하게 추위와 가뭄에 강한 순무씨를 준비하고 그 외 많은 곡물 종자를 준비합니다. 토번 사람이 사는 방법을 물어보고 집을 짓는 방법과 사람도 수소문합니다. 누에를 쳐 비단 짜는 사람도 준비합니다. 어멈? 벌써 의식주 준비가 모두 되었습니다. 이런 것만 준비한다면 어디 문성공주라 할 수 있겠어요? 이런 기술을 가르치고 직접 시법도 보일 장인도 뽑아야 하지요. 이랬기에 지금까지 토번 사람이 문성공주, 문성공주 하는 겝니다. 이만한 신붓감 흔치 않습니다. 송찬간포는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온 셈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이런 것만 준비한다면 문성공주라 할 수 없지요. 그래요. 마음의 양식을 준비해야 합니다. 배부른 돼지가 되면 안 된다는 말이..
2012.09.05 -
문성공주 4 - 준비된 여인
드디어 당나라와 이야기가 잘 되어 송찬간포는 이듬해인 정관 14년인 640년 어느 좋은 날을 잡아 처음 중원의 공주 하나 분양받자고 이 계획을 이야기한 녹동찬에게 5천 냥의 황금과 진귀한 보물을 마차에 실어 장안으로 보냅니다. 녹동찬은 문무를 겸비한 신하로 당시에 토번에서는 말재간 또한 뛰어났기에 당태종은 화친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합니다. 그러나 당태종의 머리에는 고구려와의 복잡한 문제가 가득했기에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요? 결국, "줘 버려라!"라고 했지만, 얼라리요? 공주가 있어야지요. 이미 모두 주변국에 하나씩 보내고 공주가 품절된 상태이기에... 급히 생산에 들어가 당나라의 힘으로 조기 숙성시키더라도 출하시기를 맞춘다는 일은 불가능하잖아요. 그게 무슨 물만 주면 저절로 자라는 콩나물도 아니고..
2012.09.04 -
문성공주 3 - 오빤 토번 스타일~
당시에는 토번보다는 토혼국이나 돌궐이 더 힘이 강했을 시기인지라 당태종은 선입선출이라고 하며 자신의 두 딸인 형양 공주는 돌궐에, 황화 공주는 토혼국에 보내기로 하니 그만 공주가 동나 버렸습니다. 그래서 토번에서 온 사신에게는 "넌 없다~"라고 돌려보냅니다. 정말 사람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면, 젊은 시절 더 열심히 노력하여 공주생산에 온 힘을 기울여 수십 명의 공주를 키워 주변국에 섭섭지 않게 모두 보내줄 텐데... 빈손으로 돌아온 토번의 사신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혼이 날까 봐 송찬간포에게 거짓으로 아룁니다. "당나라 황제께서는 우리를 무척 환대하셨지만, 토혼국에서는 군주가 직접 찾아와 딸을 달라고 하니 우쒸~ 그만 그쪽으로 준다고 합니다. 아마도 토혼국에서 우리와 당나라 사이에 좋지 않은..
2012.09.03 -
문성공주 1 - 비운의 여인
중국 4대 미인 중 하나인 왕소군은 한나라의 원제 때 흉노족의 선우에게 시집을 간 비운의 미인이며 그녀는 예술적인 감각이 뛰어나 거문고 다루는 솜씨가 대단했던 모양입니다. 시집가는 도중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거문고를 연주했다는데 그만 하늘을 날던 기러기들이 마치 약을 먹은 듯 집단으로 땅바닥으로 떨어졌다 합니다. 중국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이유가 바로 기러기들도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어 예술적인 감각을 타고나는 일이 아닐까요? 당시 대국이라는 큰 나라에서 오랑캐의 나라라고 비하를 한 나라에 여자를 시집보낸다 하면 어찌 보면 굴욕적인 일입니다. 한나라는 한족의 모태고 가장 강력한 통일국가로 알고 있는데 어찌 이런 개망신이.... 중국 역사에 있어 주변국에 화친을 위해 여인을 보낸 유명한 일이 여러 번..
2012.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