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왕(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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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사(褒姒) 그 다음 이야기
어제 이야기에 이어서 오늘도 포사 이야기를 더 하려고 합니다. 재미없는 이야기라 그냥 패스하셔도 됩니다. 포사는 워낙 타고난 끼가 있기에 여기에 학습효과까지 더하면 아무리 천하의 궁열이라도 마음을 빼앗아 버립니다. 그런데 배운 대로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이미 포사는 선천적으로 남자를 현란하게 다루는 유전인자를 타고났습니다. 흉내만 낸다고 명품이 된다면 중국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은 이미 세계의 명풍으로 대접을 받아야 하지 않겠어요? 명품이란 외양만 그럴 듯하다고 되는 게 아니라 속이 충실해야만 합니다. 유왕은 나라의 정사는 내팽게치고 개인의 정사에만 열과 성으로 Best를 다 합니다. 그러나 어느 사람도 감히 유왕의 이런 행동에 태클을 걸고 들어오는 신하가 없었습니다. 이미 홍덕의 아버지 포향의 ..
2013.03.16 -
동주의 신장개업
주나라가 서주에서 동주로 이름을 바꾸어 신장개업한 이유가 있다고 하더군요. 상나라라고 하는 은나라를 지금 안양이라는 곳에서 달기와 엽기적인 놀이에 빠져 뻘짓하던 주왕이 홀랑 말아먹었다고 했나요? 여기 또 그런 얼빠진 사내가 있었다네요. 오늘은 그 사내 이야기로 들어가 보렵니다. 소수 정예병을 이끈 주나라 무왕이 상나라 주왕의 군대와 목야에서 최후의 전투를 벌이고 승리했다고 합니다. 그럴 수밖에요. 왕이 달기의 주지육림에 빠져 헬렐레하는데 그 군사는 어떻겠어요? 그 전투가 얼마나 격렬했던지 역사서에는 "목야 천 리에 걸쳐 피가 나무 방패를 띄웠다." 또 "병사가 흘린 피에 절굿공이가 둥둥 떠다녔다."고 기록되었다 합니다. 나무 방패를 띄운 것까지는 중국의 기록이라 이해하지만,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2013.03.15 -
주왕성 천자가육박물관(周王城天子駕六博物館)
어제 이야기 중에 백이, 숙제가 제후국 처지에서 군주국인 상나라를 치러 가는 대목에 오지랖 넓게 나서 꾸짖다 죽을 처지에서 태망공이 나서서 의로운 사람이라고 한마디 거드는 바람에 겨우 살았다는 이야기를 했지요. 당시 무왕의 처지에서는 형의 인육을 아비에게 먹인 상나라 주왕은 군주라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며 당시 군주국 하나에 여러 제후국으로 나뉘어 지금의 연방정부처럼 지방자치를 했던 모양입니다. 물론 군주국에 매년 조공을 바치며 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군주국을 무찌르고 새로운 세상을 열었던 주나라도 시간이 지나자 다시 상나라 말기와 똑같은 일이 생기게 되었답니다. 역사는 반복한다고 했나요? 아니면 욕하면서 배운다 했나요. 이 박물관은 크게 두 구역으로 나누어졌네요. 차마갱이 출토된 곳은 유물 자체를 있..
2013.03.14 -
포사 이야기 3 - 잘 키운 용 하나 열 마리 이무기가 부럽지 않다.
포사의 눈은 사슴의 눈처럼 애처롭기도 하고 맑은 깊은 눈동자는 호수와 같아 세상의 모든 남자들을 끌어 당기고 아미를 살짝 추켜 올리고 홍조를 띤 뺨은 복숭아처럼 붉어 한 입에 깨물고 싶고 백옥보다 희고 고운 얼굴은 신비스럽기까지 합니다. 가녀린 몸매는 담장을 타고 오르는 능소화 줄기처럼 바람만 불어도 하늘거릴 것만 같습니다. 그녀의 허리는 수양버들처럼 하늘거려 마치 손바닥에 올려놓아도 춤을 추었다는 조비연(趙飛燕)의 환생을 보는 듯 한 손으로 감싸 안고 싶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머리카락은 유왕의 혼을 쏙 빼버립니다. 조비연은 한나라 성황제의 손바닥 위에서도 춤을 출 정도로 날씬했던 전설과도 같은 여인으로 제비처럼 갸날프고 날씬해 조비연인가요? 이른 봄, 겨우내 우중충한 세상을 화사하게 바꾸어 주는..
2009.09.22 -
포사 이야기 2 - 포사렐라의 꿈
유왕 궁열에게 바른말을 했다고 잡혀간 후 3년의 세월이 흘러도 포향은 풀려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포향의 아들인 포홍덕은 매희나 달기의 이야기를 읽고 '나도 한 번 미인계를 써서 아버지를 살려볼까?'라는 생각에 이르자 직접 시골로 순행을 떠납니다. 아비는 왕에게 미색에 빠지지 말기를 간언 했다가 왕에게 미움을 받아 옥에 갇혔는데 아들은 아비를 살리기 위해 오히려 미인계를 동원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아이러니하게도 어느 게 정답인지 佳人도 잘 모르겠습니다. 군주가 순행을 한다 함은 민심을 살피기 위한 일종의 민정시찰인데 포홍덕은 목적이 다릅니다. 한 마디로 예쁜 여자를 물색하기 위한 방편으로 순행을 떠난게지요. 어느 날 한 마을을 지나는데 포홍덕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는 사건이 생깁니다. 열여섯 꽃다운 시골..
2009.09.21 -
포사 이야기 1 - 궁열불사미녀(宮涅不辭美女)
미인계라 함은 통상적으로 남자가 여자의 아름다움을 이용하여 정략적으로 다른 남자를 공략하여 이득을 얻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용당한 여자가 오히려 자신의 아름다움을 무기로 하여 자신을 이용한 사람과는 별개로 자신만의 새로운 세상을 얻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누가 누구를 이용했는지 사실은 어리둥절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미인계에 이용을 당했으나 오히려 그런 조건을 이용하여 세상을 가슴에 품으려고 한 포사라는 여인에 관한 이야기를 오늘부터 며칠간 해볼까 합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원전과는 달리 요즈음 여행을 떠나지 못해 자동적으로 방구석에 들어앉아 자연스럽게 사회적 거리두기의 전문가가 된 佳人이 혼자만의 생각으로 비틀어가며 각색하여 올리려고 합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감정이 편파..
2009.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