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의 신장개업

2013. 3. 15. 08:00삼국지 기행/삼국지 기행

 

주나라가 서주에서 동주로 이름을 바꾸어 신장개업한 이유가 있다고 하더군요.

상나라라고 하는 은나라를 지금 안양이라는 곳에서 달기와 엽기적인 놀이에 빠져 뻘짓하던 주왕이

홀랑 말아먹었다고 했나요?

여기 또 그런 얼빠진 사내가 있었다네요.

 

오늘은 그 사내 이야기로 들어가 보렵니다.

소수 정예병을 이끈 주나라 무왕이 상나라 주왕의 군대와 목야에서 최후의 전투를 벌이고 승리했다고 합니다.

그럴 수밖에요.

왕이 달기의 주지육림에 빠져 헬렐레하는데 그 군사는 어떻겠어요?

 

그 전투가 얼마나 격렬했던지 역사서에는 "목야 천 리에 걸쳐 피가 나무 방패를 띄웠다."

또 "병사가 흘린 피에 절굿공이가 둥둥 떠다녔다."고 기록되었다 합니다.

나무 방패를 띄운 것까지는 중국의 기록이라 이해하지만,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당시의 중국 기술로는

강도가 다이아몬드에 버금가며 아주 새털처럼 가벼운 절굿공이의 개발은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무왕이 전투를 승리로 이끈 후 기원전 1046년 주나라를 세웠고 그 후 300여 년간이나 서주가 번창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서주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서주의 수도였던 호경(시안 부근)에서 기원전 771년 동주의 평왕인

희의구(姬宜臼)는 이곳 낙양인 낙읍으로 도읍을 이전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며 500여 년간이나 지금 우리가 있는

뤄양을 다스렸다 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저 석상이 아마도 희 서방이라는 의구씨일 겁니다.

동양인으로는 보기 드물게 얼굴이 작은 10등신으로 생겼습니다.

 

이제 서주의 마지막 왕이었던 유왕이었던 궁열을 만나러 갑니다. 

차마갱이 있는 지하 박물관 위에 지상에 돌로 단을 만들어 그 위에 천자가 탔다는 말 여섯 마리를 적토마보다

더 멋지게 만들고 그 돌로 만든 단은 삥 둘러 돌에다 조각을 새겨놓았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눈에 익은 남녀 한 쌍이 있어 오늘 그 두 사람에 물어보려고 합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두 사람입니다.

카메라를 들이밀자 주유왕이라는 사내는 제왕답게 폼을 잡고 포사라는 명찰을 단 여인은 아주 수줍은 듯

입을 살짝 가리는군요.

저거 내숭입니다.

왜 내숭인가 佳人이 물어보렵니다.

 

 중국 서주(西周)의 마지막 왕이었던 유(幽)왕은 이름이 궁열(宮涅)이라고 한답니다. 

그는 너무나도 미색을 탐하여 결국 나라가 멸망하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뭐 그게 어디 궁열에게만 해당하는 말이겠어요?

 

위의 사진에 나온 커플을 자세히 보아두세요.

바로 유왕과 포사(褒姒)라는 여인입니다.

포(褒)는 나라 이름이고 사(姒)는 성(姓)이라 합니다.

그러니 포나라의 사씨 성을 가진 여인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안 부근에 주나라를 군주국으로 업그레이드한 후 약 300여 년 동안 행복하게 지냈지요.

이때를 뤄양에 세운 주나라와 구분하려고 시안의 주나라는 서주라 하고 그곳에서 볼 때 동쪽인

뤄양에 세운 나라를 동주라고 한다는군요.

 

제후국에서 군주국으로 바뀌면 달라지는 게 한둘이 아닐 겁니다.

매년 조공을 했지만, 이제부터는 주변국으로부터 매년 조공을 받습니다.

그리고 왕이나 제후로 불렸던 명칭이 하늘의 아들이라는 천자(天子)로 바뀝니다.

 

그리고 자가용이 달라집니다.

지금까지는 아무리 말이 많아도 네 마리가 끄는 마차만 탔지만, 이제부터는 위의 사진처럼

여섯 마리가 끄는 마차를 탑니다.

그러니 4마력짜리의 자가용이 50% 업그레이드된 6마력짜리로 바뀐다는 의미일 겁니다.

어때요?

정말 자가용이 폼 나지 않습니까?

 

궁열이 청운의 푸른 꿈을 품고 왕위에 오르자 괵석보라는 신하가 유왕에게 말합니다.

"선왕께서 40년을 넘게 재위에 계시는 바람에 궁중의 시녀들이 모두 나이가 많고 팍삭 늙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습니다.

소신의 생각으로는 무엇보다 급선무는 민가에서 아름답고 젊은 여인들을 뽑아 궁궐을 새롭고 아름답게

리모델링을 하여 새집처럼 젊은 여인들로 인테리어를 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옴마? 예쁜 놈...

 

워낙 미색을 탐하는 왕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당연히 괵석보는 귀여움을 받습니다.

佳人이라도 괵석보가 귀여워 보입니다.

참말로 마음에 드는 말만 골라서 합니다.

괵석보의 기쁨 주고 칭찬받는 순간입니다.

괵석보는 이미 어떻게 처신을 해야 자신이 해피하게 살 수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에게 또 다른 신하가 간언합니다.

물론 미움받는 신하겠지요?

"폐하! 얼마 전에 우리나라의 발상지인 기산에 큰 지진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백성은 집을 잃고 죽거나

다친 사람의 숫자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어찌 미인부터 먼저 찾으시려고 하십니까?

우선 하셔야 할 일이 민심부터 추스르고 민생이 안정된 후에 하셔도 늦지 않으실 겁니다."

 

중국의 지진은 그때도 심했던 모양입니다.

왕따는 이렇게 시작되겠지요?

물론 바른 말입니다만 누가 유왕의 마음에 들까요?

여러분이라면 당연히 후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시겠지만 저는 속물이기에 괵석보가 마음에 듭니다.

 

유왕이 말합니다.

"천재지변은 보험사에서도 보상되지 않는다는데 짐인들 어찌하겠소?

오히려 이때 전국을 다니며 떠돌아다니는 유민 중 미인을 차출하는게 적당한 시기가 아니겠소?

그러면 그녀들은 생활이 안정되고 짐은 해피하고...

그런 게 바로 민초들을 보살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하오."

사실 맞는 말입니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재산손실은 보험회사에서도 배상하지 않습니다.

 

유왕은 이렇게 미인들에 대한 욕심으로 정사는 내팽개치고 열심히 불쌍한 여자들을 불러들입니다.

순전히 힘들고 지친 여인들을 보살펴주려고.

생각 같아서는 세상 여자들을 가리지 않고 모두 궁에 불러들이고 싶겠지요?

아마도 유왕은 政事라는 의미를 그 정사가 이 情事와 같은 말이라고 오해를 했을까요?

 

궁열불사미녀(宮涅不辭美女)라고 해야 하나요?

아마도 궁열 유왕은 세상 모든 여자를 가리지 않고 모두 애첩으로 만들고 싶었기에 후세에 호색한으로

이름을 남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던 중 제후국 군주 가운데 한 사람인 포향이라는 사람이 용기를 내어 "그리하시면 아니 돼 옵니다."라는

간언을 하다가 그만 감옥에 갇혀버리니 그 후로는 어느 사람도 그런 말을 입에 올리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포향이 그리될 줄 알았습니다.

 

그렇다고 바른말을 한 사람을 감옥에 가둘 것까지는 없었을 텐데 유왕이 너무 심하게 처신을 했군요.

유왕에 佳人이 물어보았습니다.

왜 그런 가혹한 처벌을 했는지...

그러나 유왕의 입장에서는 단호한 처벌만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 여자를 불러들이는 문제가

잠잠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했다 합니다.

만약 "됐네.. 이 사람들아. 그 일은 짐이 알아서 할 문제이니 더는 거론하지 마시게나~" 라고 했다면

하루에도 여러 번 이런 간언이 계속 올라올 게 자명한 사실입니다.

 

3년의 세월이 흘러도 포향은 풀려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포향의 아들인 포홍덕은 매희나 달기의 이야기를 읽고

'나도 한 번 미인계를 써서 아버지를 살려볼까?'라는 생각에 이르자 직접 시골로 순행을 떠납니다.

아비는 왕에게 미색에 빠지지 말기를 간언했다가 왕에게 미움을 받아 옥에 갇혔는데 아들은 아비를 살리기 위해

오히려 미인계를 동원합니다.

여자로 생긴 문제는 여자로 풀어야 합니다.

어느 게 정답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군주가 순행을 한다 함은 민심을 살피기 위한 일종의 민정시찰인데 포홍덕은 목적이 다릅니다.

한 마디로 예쁜 여자를 물색하려는 방편으로 순행을 떠난 게지요.

포흥덕의 방법을 이이제이라고 해야 하나요?

 

어느 날 한 마을을 지나는데 포향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는 사건이 생깁니다.

옆에서 함께 순행하다 지켜본 佳人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열여섯 꽃다운 시골 여자를 우연히 보게 됩니다.

컥! 열여섯이랍니다.

중국은 미성년자 보호법도 없나 봐요.

 

중국 4대 미인 중 하나인 초선이도 열 하고도 여섯에 데뷔를 했지요?   

비록 꾸미지 않았지만 수줍음 속에 언뜻 비치는 자태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진흙 속의 진주이지요.

이 여인이 바로 훗날 많은 제후국을 거느린 서주의 멸망에 깊이 간여한 포사라는 여인입니다.

 

사진 찍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위의 사진 속의 포사가 정말 예쁘군요? 

포사는 후대에 미색을 밝히는 제왕들에게 신하가 늘 언급하는 달기와 함께 단골로 오르내리는 여자입니다.

포사가 무슨 죄입니까?

스스로 자신이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여 만든 일도 아니고 단지 홍덕이 감옥에 갇힌 지 애비 살리겠다고

자신을 이용하여 궁에 들어갔을 뿐인데 욕은 혼자 다 먹고 있습니다.

포사가 제게 말하더이다.

자기는 역사의 희생자였다고요.

물론 억울한 면도 있겠지만, 그녀는 그런 위치를 최대한 이용하여 자신의 꿈을 하나하나씩 이루어 갑니다.

 

그 길로 바로 집에 돌아온 홍덕은 어머니께 그 여자를 이용하여 아버지를 구하겠다고 말합니다.

어머니야 자기 서방님을 구하기 위해 아들이 미인계를 이용하는 것에 대하여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지요.

서방에게 열여섯 처녀를 구해주겠다면 펄쩍 뛰겠지만...

이튿날 막대한 재물을 앞세워 그 처녀 집에 가 여자를 데려와 이름을 포사로 바꾸고 온갖 맛 난 음식과

좋은 비단옷에 매일 향수를 푼 물에 목욕을 시키며 피부관리에 들어갑니다.

 

이것이 바로 다른 점입니다.

지금까지 유왕의 부하들은 그냥 길거리에 뽑기 하듯 여자를 선발해 궁에 들여보냈지만

포홍덕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고부가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겁니다.

 

여기에다 차별화된 마케팅의 일환으로 궁중 예절과 말투며 표정까지 교육을 하니 과연 세상에 이런 교양이

철철 넘치는 미인은 세상에 다시는 없는 완벽한 모습으로 변화됩니다.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라고 하며 여자는 꾸미고 가꾸기 나름입니다.

원래부터 기본적으로 미모에 고운 피부를 가졌기에 약간의 손질만 해도 뭇 사내들을 뻑~ 소리나게 보낼 수 있는데

이렇게 제법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니 군계일학이요 경국지색이라...

옆에서 지켜보는 佳人의 가슴도 벌렁거립니다.

 

그래서 자고로 아무리 경제가 불황이라도 여성을 상대로 하는 업종은 불황을 모릅니다.

오히려 불황일수록 더 호황을 누리는 업종이 여성만을 위한 업종이랍니다.

당시의 여자들은 별도로 교육을 받는 경우가 드물어 미색은 타고나지만 행동이나 말투며 지식은 별로

뛰어난 사람이 없었던 시대라 그야말로 군계일학입니다.     

 

시골의 처녀들은 대체로 순진한 편이나 포사는 어려서부터 끼가 있어 남달랐습니다.

포사는 특히 남녀관계에 일찍 눈을 떴으며 항상 화려한 미래를 꿈꾸고 살아왔기에 이런 교육은 호랑이에게

100기통 엔진이 달린 날개를 달아준 격이 되어 하루가 다르게 요염한 여인으로 변모되어 갔습니다.

교육이란 하기 싫은 사람에게 아무리 시켜도 효과가 없지만 원하는 사람에게는 효과가 배가 됩니다.

한 마디로 포사는 신데렐라... 아니? 포사렐라의 꿈을 꾸고 있었던 여인입니다.

 

그러니 홍덕에게는 이 여자를 교육해 유왕에게 바쳐 감옥에 갇혀있는 아버지를 구하기 위한 전략과

그 어머니의 노력에 시골 처녀인 포사가 오래전부터 꿈꾸었던 화려한 신데렐라의 꿈을 꾸며 신분상승을

노리는 전략이 서로 기가 막히게 맞아들었던 겁니다.

이렇게 서로가 필요에 따라 의기투합하면 효과는 가늠하기 어려운 폭발력을 지니게 되지요.

 

유왕은 원래 호랑이 등에 곰의 허리를 갖고 있어 정력이 무한하고 용마의 정기를 타고나 그와 하룻밤을 보낸

궁녀들은 그 다음 날이면 온통 눈물범벅이 되고 온갖 변태적인 행동에 치를 떨며 다시는 가까이하기를

원치 않았고 또 유왕 자신도 그런 궁녀들의 반응에 다음에는 다시 부르지 않았답니다.

 

왕궁 안에 궁녀가 아무리 많으면 무얼 합니까?

그래서 조달청에서는 매일매일 새로운 여자를 확보하기 위하여 특별 추가경정예산을 물쓰듯합니다.

이런 이유로 요즈음에도 경비절감 차원에서 일회용 사용을 자제하는 운동을 펴기도 하잖아요. 

 

어느 날 홍덕은 포사를 데리고 아부의 달인 괵석보를 만나 신무기에 대한 설명회를 갖자

괵석보는 금세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순간, 괵석보는 이 여자는 중국여자가 아니라 한국에서 온 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너무 환상적으로 아름다웠기에...

그러나 가끔 중국 여자도 예쁜 여자는 예쁘다고 하더군요.

 

오랜만에 유왕에게 칭찬받을 수 있는 대단한 미인이 나타났는데 왜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요즈음 유왕이 자주 "야! 석보야 뭐 좀 신선하고 참신한 것 없느냐?"하며 지금의 궁녀들에게

 식상하여 따분한 생각을 하고 있던 참에 바로 귓속말로 "폐하! 한 번 보시렵니까?" 하고 소곤거립니다.

 

한번 보시렵니까?

이놈이 그걸 말이라 합니까?

열 번이라도 보아야죠.

유왕은 금방 입이 헤벌레하여 한창 진행 중인 가무를 즉시 "스톱!" 하고 바로 포사를 들이라 합니다.

여자라면 중대한 국사를 보는 도중에도 "내일 다시 하지?" 하며 미루는 판인데요.

 

잠시 후 포사가 유왕에게 나풀거리며 들어 오는데, 연아가 스케이트를 신고 빙판을 미끄러져 들어오는 듯

우아한 모습이 연출이 되고 장내에 있던 모든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포사에게 눈길이 쏠립니다.

여기저기서 침 삼키는 소리가 들립니다.

원래 명품은 선전하지 않아도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말입니다.

 

유왕은 자신의 눈을 의심합니다.

하늘에서 방금 내려온 선녀인가 싶기도 하고 살짝 가린 얼굴은 유왕의 애간장을 살살 녹게 만들고

유왕의 가슴은 홍두깨로 방망이질 하듯 금방 숨이 멈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세상의 미인이라고 소문난 여자들을 대부분 섭렵을 했지만 포사는 달랐습니다.

벌써 첫 미팅에서 모든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으니까요.

 

주위에 사람만 없었다면 벌써 그녀를 와락 품에 껴안고 "Be the one!"을 외쳤을 겁니다.

그래도 꼴에 왕이랍시고 우선은 가만히 눈으로만 음미합니다.

그래도 왜 자꾸 입가에 미소가 떠오릅니까? 나 원 참 !!!

역시 호랑이 등에 곰의 허리를 갖고 있어 정력이 무한하고 용마의 정기를 타고나 산전수전을 다 겪은 유왕은 다릅니다.

포홍덕이 1년여를 공들여 탄생시킨 비장의 카드가 드디어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포사의 눈은 사슴의 눈처럼 애처롭기도 하고 맑은 깊은 눈동자는 호수와 같아 세상의 모든 남자를 끌어당기고

아미를 살짝 추켜 올리고 홍조를 띤 뺨은 복숭아처럼 붉어 한입에 깨물고 싶고 백옥보다 희고

고운 얼굴은 신비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녀의 허리는 수양버들처럼 하늘거려 한 손으로 감싸 안고 싶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은 머리카락은

유왕의 혼을 쏙 빼버립니다.

이른 봄, 겨우내 우중충한 세상을 화사하게 바꾸어 주는 매화 같기도 하고 자목련처럼 우아합니다.

유왕의 입에서도 순간적으로 "아~"하는 탄식의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그 소리는 점점 커지며 10년도 더 넘은 국산 디젤차 엔진 소리처럼 들립니다.

佳人이 옆에서 툭 치지 않았으면 침까지 흘렸을 겁니다.

 

지금까지 함께 수많은 밤을 까맣게 지새우며 날밤을 까며 지낸 궁중의 미녀들은 모두 합치고 추가로 몇 트럭

더 싣고 온다 해도 포사의 요염한 자태에 비하면 비교조차도 되지 않습니다.

포사는 이미 유왕이 자신의 모습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을 감지했습니다.

역시 프로는 속으로 중얼거립니다. 

"따식~ 그래도 보는 눈은 있어서 예쁜 것은 잘도 알아요~"

그렇습니다.

품질이 우수한 제품은 선전하지 않아도 소비자가 먼저 그 가치를 인정하잖아요.

 

물론 홍덕의 아버지인 포향은 그날로 당장 석방되었지요.

그간 공연히 고생시켰다고 궁열은 술 한 잔도 내렸을 겁니다.

홍덕은 미녀를 유왕에 바치며 '라이언 일병 구하기' 와 같은 '아버지 구하기' 작전에 대성공합니다.

이로써 미인계를 이용한 1막은 막을 내렸지만, 이제부터 포사의 무궁한 활약이 펼쳐집니다.

 

이제 궁중 내의 사랑게임은 포사라는 강자의 출현으로 끝입니다.

어느 누구도 유왕의 총애를 얻는다는 게 낙타가 바늘을 통과하고 코끼리가 냉장고에 들어가는 일입니다.

포사를 만난 날부터 유왕은 더욱 나라의 정사를 돌보지 않고 다른 정사를 펼치며 온종일 그녀 곁을 떠나지 못합니다.

그 모습이 배고픈 강아지가 온종일 밥그릇만 쳐다보고 있는 모습입니다.

 

브라질 축구가 왜 강합니까?

체력이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강한가요? 심판이 편파판정을 하기 때문인가요?

아닙니다.

바로 그들만의 유연한 몸에서 어릴 때부터 몸에 익힌 잔기술입니다.

한마디로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이 모여 팀을 이루었기에 체력이 강한 유럽팀과의 시합에서도 유럽팀이

스스로 말려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체력만으로 세상을 제패할 수 있다면 격투기 선수나 마라톤 선수만으로 축구팀을 만들면 됩니다.

2시간여를 쉬지 않고 뛰는 마라톤 선수들의 체력은 남다르니까요.

그들은 이미 동물적인 육감으로 공을 다루고 어려서부터 몸에 밴 개인기로 몸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발휘하는 순발력 때문에 브라질 축구가 세계 1위입니다.

바로 브라질이라는 나라의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포사는 이미 끼를 타고났으며 수년간 몸을 만들어 데뷔를 했기에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그러니 준비된 맞춤형 미인입니다.

 

내일도 포사라는 여인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왜?

너무나도 그녀가 아름답다고 하니까요.

그러나 이곳에 필설로 그때의 모습을 다 설명할 수 없습니다.

왜?

19금 유해물이 될 터이니...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어쩌면 나라가 망할 때는 같은 일이 일어나나 모르겠습니다.

통치자는 나라의 정사보다 개인적인 정사에 빠져 도낏자루 썩는지 모르고 신선놀음에 빠져버립니다.

어디 그런 일로 패가망신하는 게 나라뿐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