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대로(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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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산은 운무에 뭍혀
비가 계속 내리니 운무마저 걷히지 않습니다. 화창한 날이 그립지만, 그런 날은 볼 수 없는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이런 날도 걸을 만합니다. 걷는 중간마다 쉼터가 있어 잠시 비를 피했다 갈 수 있고 간단한 요기도 하며 갈 수 있네요. 트레킹 시작 두 시간이 지나자 반대편에서 한 사람이 걸어옵니다. 서로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지나려는데 우리끼리 하는 말을 들고 한국인이냐고 반가워합니다. 세상에... 이런 운무 자욱한 창산 허리를 걸으며 같은 한국인끼리 중국어로 인사하다니... 오늘 트레킹 시작하고 처음 만난 사람입니다. 그만큼 비가 내리는 날은 이 길을 걷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말이겠죠. 비가 많이 내리니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도 많습니다. 물소리조차 요란합니다. 어느 날 쿠빌라이는 군사를 이끌고 이 엄청난..
2016.12.23 -
따리 여행의 즐거움, 운유로를 걸어가며
풍화설월의 도시라는 따리를 여행하는데 즐거움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그중 운유로를 이렇게 유유자적하게 걸어본다는 일은 따리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가 아닐까요? 따리를 우리는 풍화설월(风花雪月)의 도시라고 하잖아요. 이 말은 원래 중국의 고전음악에 자주 등장한 말이라 하네요. 그 글이 아름다운 자연을 알리는 대표선수이기에 그리 사용했지 싶네요. 이곳 따리에서 이 말이 아주 딱 들어맞는 말이기에 따리를 일컫는 말로 고유 명사화했지 싶네요. 그러니 따리는 사용료도 없이 사용한다는 말? 바람은 하관으로부터 불어온다는 샤관펑(下关风)이고요. 아름다운 꽃은 상관의 비탈을 수놓는다는 샹관화(上关花)가 아니겠어요? 겨울에 내리는 눈은 창산을 덮기에 사시사철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창샨쒸에(苍山雪)라고 할 수 있겠..
2016.12.22 -
창산(苍山) 옥대운유로(玉帶云遊路)를 걸어서
잠시 걷다 보니 위의 사진처럼 계곡 사이로 따리의 모습을 살짝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 뒤로 보이는 호수가 바로 부처의 귀를 닮았다는 얼하이(이해:洱海)입니다. 얼하이는 중국에서는 일곱 번째로 크고 윈난에서는 쿤밍 톈츠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호수랍니다. 남북으로 42.6km, 동서로는 약 8km에 이른다 하니 정말 큰 호수가 맞네요. 이런 큰 호수가 이곳에 있어 따리에 살았던 사람에게 단백질을 공급했을 것이고... 바다를 구경 못 한 사람에게 바다와 같은 풍경을 보여주었을 겁니다. 그러나 잠시 호수를 보여주다가 이내 다시 운무를 몰고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감추어 버립니다. 그래요. 오늘 같은 날에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은 욕심이었나요? 이런 곳을 지금 우리는 걸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케이블카에서 내립니다..
2016.12.21 -
감통사 방향으로 따리 창산에 오릅니다.
창산은 얼하이와 함께 따리 고성을 어머니 품처럼 안고 있는 곳이죠. 따리가 따리 다운 것은 바로 창산과 얼하이 호수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겠지요? 오늘은 넉넉한 따리의 어머니 품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10월 29일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구름이 노니는 길이라는 운유로(云游路)라고도 하고 옥으로 만든 허리띠와 같다고 해 옥대로(玉带路)라고도 부르는 창산의 허리에 만든 길을 따라 오늘 걸어보려고 합니다. 7년 전 이곳에 왔을 때는 그냥 바라보고만 간 곳입니다. 그때는 배낭여행을 처음 시작했을 때라 정신없이 다닐 때였습니다. 정말 오늘 같은 날은 구름이 노니는 운유로입니다. 화창한 날씨라면 따리와 얼하이 호수의 풍경을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어 좋겠지만... 비록 비가 내리고 자욱한 운무로 말미암아 시계 제로..
2016.12.20 -
웬모에서 따리 샤관으로 갑니다.
아침은 조금 느지막하게 일어났습니다. 오늘 이동할 따리행 버스가 10시 40분에 출발하기 때문이죠. 터미널도 우리 숙소 바로 길 건너입니다. 중국은 길거리에서 혈당과 혈압을 무료로 측정해주네요. 물론, 약국 앞입니다. 무료라고 하지만, 분명 약간의 미끼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침 8시경 어제 들렀던 식당을 찾아가니 밥은 준비되었는데 아직 반찬 준비가 덜 되었다 합니다. 할 수 없이 밥만 2인분(1인분에 2원)을 사 왔습니다. 중국에서 1인분은 우리는 두 사람이 먹어도 남을 정도로 많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미리 한국에서 챙겨온 밑반찬과 건조 포장된 국을 끓여 먹으니 중국에서 완전히 한식을 먹은 셈입니다. 중국 식당에서는 밥만 파는 것을 알았기에 이후부터는 자주 밥만 사와 우리 한식을 먹었습니다. 중..
2016.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