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차(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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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는 역사가 있습니다.
지난번에 이어 오늘도 박물관을 좀 더 구경해야 하는 이유는 중국의 박물관은 새로 지은 거대한 최신건물에 많은 유물을 전시해 제법 시간을 내어 구경할만하죠. 춘추시대를 거치며 중원은 이제 너 죽고 나만 살자는 전국시대에 접어들며 나라 간에도 인정머리가 점점 사라집니다. 춘추시대라고 해서 전쟁이 없었겠어요? 그래도 춘추시대는 전쟁을 하더라도 항복만 하면 조상에게 제사 지낼 수 있게 배려했지만, 전국시대로 접어들며 오나라와 월나라처럼 대를 이어 사생결단에 뿌리까지 뽑아내려 하게 되었을 겁니다. 더 큰 땅을 갖고 싶고 더 많은 백성을 거느리고 싶었나 봅니다. 더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려는 아름다운 마음에서 그랬으면 오죽 좋겠습니까? 그러나 현실은? 당시는 제후국과 군주국이 있어 서로 간의 질서가 지켜졌지만, 시..
2014.07.16 -
오자서 이야기 3
오나라 왕 합려는 공전의 히트 드라마 대장금이 아시아는 물론 중동을 위시하여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거기에 나온 노래인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 가나라 가나라~ 아주 가나~~"에 심취하여 세상이 모두 오나라 합려를 칭송한다는 착각에 빠져 좌충우돌 난리 블루스를 춥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사람이 이렇게 잘못 착각하면 이상한 힘이 생기지요. 서쪽으로는 초나라를 초전박살 내고 북쪽으로는 제나라와 진나라에게 '우쒸~' 하며 겁을 주고 그리고 동쪽으로 들이밀려고 보니 "얼라리요? 바다밖에는 없네~"하고 남쪽으로는 월나라를 '꿇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꿇어~'라고 했던 월나라가 처음은 말을 잘 듣는 시늉을 하다가 다리가 저리다고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더니만 시간이 조금 경과하자 자꾸 고개를 쳐듭니다. 월나라..
2010.10.11 -
서시 이야기 6 - 여자의 마음은 갈대
그러나 부차의 명을 받아 오자서에게 다녀온 사자는 오자서가 한 말을 그대로 전하지 않습니다. 오자서가 한 말에 더 부풀려 말합니다. 눈만 동문에 걸어 놓으라는게 아니고 귀도 걸어 놓아라 등등등. 그리고 오동나무로 부차의 관 말고도 서시의 관도 만들고 부차의 아들이나 손자의 관도 만들라고 했다고 부풀려 말합니다. 오자서의 무덤에 심어놓은 오동나무 한 그루가 무슨 관을 만드는 공장입니까? 부차는 오자서가 반말로 말하고 폐하라고 하지 않고 부차녀석이라고 건방지게 감정이 다분히 내포된 이야기를 했다고 시신을 갈기갈기 찢어 재활용도 되지 못하게 만들어 무덤도 만들지 못하게 가죽에 묶어 당장 태호라는 호수에 갖다 버리라고 합니다. 사실은 시신 옆에 오동나무를 심고 눈을 동문 밖에 걸어둘까봐 겁이 났는지도 모르겠습니..
2009.08.28 -
서시 이야기 5 - 오자서 드디어 죽다.
이듬해 월나라에 풍년이 들었다고 쌀 만 석이 다시 돌아옵니다. 물론 국제법상 적정 이율인 5%를 더 얹어서 갚았을 겁니다. 보기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가장 질이 좋은 일 등급 쌀로 보여 오나라는 쌀을 받자마자 종자로 사용하기로 하고 전국에 널리 보급하여 심었으나 젠장 싹이 나오지 않습니다. 월나라에서 보낼 때 미리 쌀을 한 번 쪄서 다시 말려 보냈기 때문에 벼가 펼 리가 없었지요. 이 때문에 당연히 오나라는 기근에 시달리게 되며 민심이 흉흉해집니다. 머리가 전혀 따르지 않는 월나라 구천은 바로 공격을 감행하려 합니다. 문종과 범려가 막고 나서 서시가 오자서를 제거하고 오나라가 거병을 하여 다른 나라를 공격할 때 허술한 틈을 노려 공격하자고 말리는 바람에 구천도 잠시 접어버립니다. 도대체 구천은 부모 ..
2009.08.27 -
서시 이야기 둘
오늘은 어제에 이어 서시 이야기좀 더 해야 하겠다. 적당히 이쁘면 하루에 끝낼려고 했는데 워낙 이뻐서 하루 더 쓴다. 범려는 비밀로 훈련시킨 여자 스파이들을 이끌고 오나라로 가는 도중에 고민이 생겼다. 문제는 임신한 서시였다. 범려야 ~~ 이럴때는 잔머리를 굴려야지.... 범려는 서시가 풍토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핑계로 반년간의 적응기간을 요청했고 결재를 득한후 그래서 그곳에 머무를 수 있었다. 오나라의 도읍이 수저우고 월나라의 도읍 항저우다. 두 도시간 거리가 100km 남짓한데 무슨 풍토병이고 적응기간이 필요하냐? 너무 속 보인다. 범려씨 ! 혹시 이런 사실을 부차도 알고 구천도 아니? 결국 서시는 적응기간이라고 거짓말을 한 기간에 범려의 아이를 낳았다. 그럼 떠날때가 산달이 가까웠다는 이야기..
2008.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