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공주(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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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간포와 문성공주
우리가 흔히 송반(松潘 : 쑹판)이라고 부르는 이곳을 버스를 타고 들어오다 보니 입구에 송주고성(松州古城)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송반은 무엇이고 송주는 또 무슨 말입니까? 그 이름의 유래는 명나라 홍무 12년(1379년)에 이곳 송주(松州)와 주변에 반주(潘州)라는 곳에 두 개 위(衛)를 설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중에 두 개의 주를 하나로 합쳐서 한꺼번에 송반으로 부르기로 했다고 하네요. 이런 이유로 이곳 지명을 송반이라고 정했다 합니다. 그러나 성문과 이곳으로 들어오는 입구의 패방에는 아직도 송주라고 표기했습니다. 이곳과 이 주변은 한족뿐 아니라 여러 민족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주로 한(漢), 장(藏), 회(回), 강(羌)의 네 민족은 서로 다른 옷을 입고 다른 생활양식으로 살아가지만, 서..
2013.09.09 -
쑹판고성(松潘古城 : 송반고성)
2012년 11월 17일 여행 30일째 구채구는 사계절이 모두 다른 모습이라 합니다. 천의 얼굴을 지닌 그런 곳 말입니다. 그래서 구채구는 어느 계절이 가장 아름다우냐는 질문은 어리석은 질문이라 합니다. 어느 때 가면 좋으냐 묻지 말라 합니다. 그냥 가시고 싶은 때가 있으면 아무 때나 그냥 가시고 즐기시기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보시는 그때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요? 우리는 11월에 다녀왔습니다. 충분히 감탄할 정도로 아름다웠고 또 다른 계절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사람이나 자연이나 예쁘면 한 번만 보면 섭섭하잖아요. 우리도 아는 유행가 노래 중에 미인이라는 노래의 가사를 보면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라고 하기에 아름다운 구채구가 보고 싶으시면 바로 떠나세..
2013.09.06 -
문성공주 9 - 참 아름다운 사람
그러나 언제나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지요. 송찬간포는 문성공주와 혼인하고 아름답고 꿈같은 세월을 오래 버티지 못하고 9년만에 34세의 젊은 나이로 "임자! 나 먼저 가네~"라 하며 북망산으로 갑니다. 에고 에고 어찌합니까? 사내가 34살에 가다니요. 그렇게 사랑하던 님을 남기고 초원을 거침없이 내달리며 천하를 가슴에 품었던 송찬간포는 갔습니다. 아~ 사내 나이 34이면 세상을 들어 올려도 시원치 않을 나인데... 갔습니다. 송찬간포가요. 역발산 기개세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젊은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습니다. 남자가 먼저 이렇게 요절하는 일은 일부는 여자 잘못 아닌가요? 정말 문성공주를 보는 순간 첫 눈에 뻑~ 소리나게 송찬간포는 갔더랬지요. 그것은 佳人도 알고 여러분도 아는 사실입니다. 상큼한 살냄새에 푹..
2012.09.12 -
문성공주 8 - 밀월은 좋은 일입니다.
밀월은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어디 사랑만 하고 삽니까? 집이 있다고 어디 사람이 맨날 사랑만 하고 살아간답니까? 먹어야 하잖아요. 이제 문제는 한곳에 머무르려면 먹을 게 있어야 합니다. 토번이 유목민족이라 지금까지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동하며 살았기에 농사짓는 법을 모릅니다. 공주는 다시 책과 함께 데려온 농사기술자에게 농사짓는 법을 토번 모든 사람에게 알려 줍니다. 그런데 농사를 지으려니까 문제가 생겼습니다. 농사에 제일 조건인 비가 중원과 비교하면 많이 내리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문성공주는 처음으로 문제에 봉착합니다. 비가 많이 내리지 않는 토번에서 물 부족이 심각하기에 적게 내린 빗물이라도 저수지를 만들어 가두어야 하고 또 그 물이 농토로 골고루 흘러들어 갈 도랑을 만들어 물을 이용하는 ..
2012.09.11 -
문성공주 7 - 별을 따다 줄까?
송찬간포는 문성공주에게 물어봅니다. "짐이 그대를 위해 하늘의 별을 따다 줄까? 아니면 궁전을 크게 지어 줄까?" "궁전!" 그래요, 아무리 여기가 고도가 높아 하늘이 가깝기에 별을 따기 쉽다고는 하지만, 공주는 택도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현실적으로 신랑이 가능한 일을 현명하게 선택합니다. 그런데 그게 별을 따는 일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안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습니다. 그리고 이곳으로 오는 동안 보았던 척박한 풍경에 공주는 여기서 자기가 할 일을 생각합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농사짓고 길쌈을 매고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가지고 온 모든 기술과 장인들로 하여금 티베탄의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토번은 지금까지 한 곳에 건물을 짓고 산 게 아니라 떠돌이 유목생활을 했기에 ..
2012.09.10 -
문성공주 6 - 송찬간포는 심장이 벌렁거려요.
한 달여의 모진 고생을 하며 이듬해 봄, 문성공주는 드디어 황하의 발원지이자 토번의 변경인 하원(河源)에 도착합니다. 참 멀고도 험한 길이었습니다. 평생을 궁 안에서만 살던 문성공주는 처음으로 거친 땅을 가로질러 먼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하원이라는 동네는 이름조차도 물의 근원이라네요. 시기적으로 봄이라 이곳은 제법 풀이 돋아나고 양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그런 곳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보면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하더군요. 문성공주는 지금까지 풀 한 포기 없는 척박한 길을 왔기에 내심 걱정했지만, 이 평화로운 모습을 보니 걱정 하나는 던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동토의 땅이라도 이렇게 계절이 바꾸며 새로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세상은 아름다운 봄을 더 아름답게 하려고 겨울은 그리도 춥고 쌀쌀맞게 했나 ..
2012.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