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루스와 소베크를 위한 신전 콤옴보 신전

2023. 8. 28. 03:00이집트여행

신전의 가운데 축을 중심으로 왼쪽에 있는 사원은 하늘신 호루스를 위한 신전이고

오른쪽에 있는 신전이 나일강의 신 악어인 세베크를 위한 신전입니다.

그러나 이곳 신전은 하늘의 지배자 매와 강의 지배자 악어를 섬기기 위한 신전인 셈입니다.

 

작은 신전이지만, 우람한 돌기둥으로 신전의 모습은 마치 그리스나 로마 신전을 보는 듯합니다.

시기적으로 이집트 문명이 훨씬 빨랐으니 서양의 문명이라는 그리스나 로마 문명은

분명 이집트 문명의 영향을 많이 받았음을 알 수 있지 싶습니다.

 

콤옴보 신전은 재미있게도 하나의 신을 모신 곳이 아니라

악어 신인 세베크와 매의 신인 호루스인 두 신을 모신 곳이지요.

그러니 하나의 신전에 두 신이 함께 동거하니 한 지붕 두 가족인 셈입니다.

그래서 구경거리도 많지 싶습니다.

 

그런데 왜 이곳에 악어를 신격화하여 모셨을까요?

고대 이집트인들은 동물일지라도 강한 힘을 지닌 동물은 신격화했던 모양입니다.

호루스는 이집트 신화에 등장하는 중요한 신으로 파라오의 분신이기에 그렇다고 해도

악어는 왜 이곳에 신전을 만들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신전 건너편에 큰 섬이 있는데 바로 그 섬에는 많은 악어가 서식했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악어의 무서움을 이미 알고 있었고 이곳에 사는 민초는 그런 악어로부터의 피해를 오랫동안

당했기에 악어를 섬김으로 피해를 줄이고자 작정하고 악어를 신격화하여 이곳에 신전을 지었을 것입니다.

 

콤옴보 신전은 여러모로 특별한 신전이라는 느낌입니다.

신을 공양하는 파라오나 왕후의 모습뿐 아니라 민초의 삶도 엿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또 나일로미터라는 나일강 수위를 측정하는 특별한 장치도 있지요.

 

위의 사진은 고대 이집트 글자인 히에로글리프로 기록한 달력이라고 하네요. 

고대 이집트 시대의 이미 이렇게 달력을 사용한 것이 놀랍지 않나요?

아마도 인류 최초의 달력이 아니었을까요?

 

고대 이집트에서는 개자리 별이 동쪽 하늘에 나타나는 시기를 시작으로 나일강이 범람하는 간격인 365일을

1년으로 정하고 달 모양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기간인 30일을 1달로 정했다고 하지요.

고대 이집트인들은 1년을 나일강의 범람기, 파종기, 수확기라는 세 개의 계절로 나누었다.

기후상 늘 더운 곳으로  4계절이 없기에 그렇게 정했지 싶습니다.

 

여기에 기록한 것은 매년 홍수로부터 일어나는 주기적인 범람이 가장 큰 이슈가 되었겠지요.

그런데 홍수란 이들에게는 재해가 아니라 축복으로 6월부터 9월까지 고원지대에 내리는 많은 비는

영양분이 많은 토양을 쓸고 내려와 이곳에 쌓이는데 그때가 되면 강폭이 20배 정도나 넓어진다고 합니다.

보통 8월에 홍수가 시작되어 10월경이면 절정에 달한다고 하네요.

 

그때를 미리 알아야 곡식을 미리 챙겨 높은 곳으로 피신할 수 있고 또 제때에 씨를 뿌리고

곡식을 거두어야 하기 때문에 나일강의 수위를 파악하는 일은 농경사회에서는 가장 중요한 일이지요.

그런 것을 알기 위해 이런 달력을 만드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을 겁니다.

 

위의 숫자는 고대 이집트 글자인 히에로글리프로 표기한 숫자입니다.

1부터 9까지는 그냥 막대모양으로 표기했고 10부터 90까지는 말발굽 모양으로 표기했다네요.

더 큰 숫자는 도형으로 표기했고요.

 

또 이곳 콤옴보 신전에서는 수술 도구를 새겨놓은 곳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미 기원전부터 이들은 질병이 발생하면 수술을 통해 치료했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중국에서 존경하는 화타나 편작은 이곳에서는 그냥 평범한 의사였다는 말이 아니겠어요?

 

이곳에서는 세크메트라는 여신도 볼 수 있습니다.

사자의 머리로 표현하는 파괴의 여신이라고 하며 인간의 죄악을 벌하기 위해 태양신 라의 명령에

따라 대량학살을 벌렸지만, 라의 측은지심이 발동해 중도에 멈추었다지요.

때로는 하토루가 사자 얼굴로 표현되기도 한답니다.

 

신전 안쪽으로 들어가면 위의 사진에 보이는 누구나 눈길조차 주지 않는 돌이 두 개가 있는데

소베크와 호루스를 모시기 위한 것이랍니다.

이 돌은 있는 곳은 바로 지성소로 제사장이 돌 위에 태양선을 두고 제사를 올리던 곳이라지요.

어쩌면 그 당시에는 가장 중요한 돌이겠지만, 지금은 몇 가지 부조 앞에만 많은 사람이 모여있더라고요.

 

무릎을 꿇은 사람 뒤로 사자가 손을 무는 모습을 새겨놓았는데 이는 주변 나라를 정복했다는

의미이며 아래편에 보이는 얼굴을 뭉개고 팔이 하나밖에 없는 사람은 정복당한 나라의 병사로

허리 아래 상형문자는 그 나라의 이름을 적은 것이라네요.

 

고대 이집트인들은 신전의 부조에 서 있는 사람을 새길 때 일정한 길이를 두고 새겼다고 합니다.

발의 길이를 3으로 두고 무릎까지는 발 길이 두 배인 6, 배꼽까지는 또 두 배인 12, 그리고

얼굴의 관자놀이까지는 18로 3의 배수로 길이를 과학적으로 수치를 정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모두 옆면으로만 새겼습니다.

 

둥근 원 아래 십자가 문양은 지금까지 많이 보았지요.

앙크라는 것으로 영원한 생명을 의미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옆으로 창 모양으로 생긴 문양은 힘을 상징하는 것으로 많은 신들이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요.

 

그 아래 반원 모양의 문양은 모든 것이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이런 문양은 신전 구경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 당초문양처럼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문양이지요.

그러니 신전을 장식하는 치어리더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장식용 문양으로 사용되지 싶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것은 콤옴보 신전의 왼편에 있는 구조물입니다.

이곳에는 유명한 나일로메타라는 나일강의 수위를 측정하는 시설이 있습니다.

이 나일로메타는 매우 과학적으로 나일강의 수위를 측정해 농사와 세금 징수에 사용했다고 합니다.

나일강의 수위를 알면 그해 농사가 풍년인지 흉년인지 미리 예측할 수 있고 농사 시기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 민초나 국가의 경제에 예측가능한 일을 할 수 있었다네요.

 

또 홍수로 인해 나일강 주변의 농지가 수몰되고 난 후 다시 물이 빠지면 다시 농민에게

농지를 배분할 때 정확한 측량을 해야 하기에 측량 기술도 발전했다지요.

이들은 이런 자연의 변화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지혜를 기원전부터 갖고 있었다니 절망 놀랍네요.

 

안내서에서 찍은 나일로미터의 구조입니다.

이곳에서 15m 정도 땅을 파고 들어가 나일강의 물이 들어오도록 만들었나 봅니다.

범람과 가뭄에 따라 나일강 물의 높이를 측정해 농사 정보에 사용했다고 하니 과학적이 아닌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우리가 인류 문명의 시원이라고 하면 이집트 문명을 꼽습니다.

이렇게 이집트를 여행하며 새롭게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이집트 문명은 우리가 상상했던 그 이상이었습니다.

보는 것마다 놀라게 되는 마법과도 같은 문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