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 가족 콤옴보 신전

2023. 8. 25. 03:00이집트여행

오늘은 아스완을 출발해 북으로 올라가며 첫 번째 만나는 신전인 콤옴보 신전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 신전 입구가 보이는데 들어가는 곳이 둘로 나뉘어져 있는데 가운데를 축으로 왼쪽은

호루스(Horus) 신을 모신 신전이고 오른쪽은 세베크(Sebek) 또는 소베크(Sobek) 신을 모신 신전입니다.

 

어두운 시간임에도 정말 많은 사람이 콤옴보 신전 구경을 하고 있습니다.

야간에 조명을 밝힌 신전을 구경하다니...

콤옴보 신전은 우리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줍니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악을 상징하는 악어 머리 형상을 하고 나일강의 범람을 다스리는 세베크 신과

선을 상징하는 매의 머리 형상을 한 호루스 신을 모시는 신전으로 합리적으로 하나의 신전에  두 신을

모신 곳으로 이들은 이렇게 음양의 법칙처럼 세상을 둘로 나누려고 했을까요?

 

이는 선과 악을 구분하는 두 신을 함께 모심으로 선악은 고대로부터 늘 함께하며 공존했다는

의미일 것이고 또 대칭적으로도 인간의 삶 속에 깊이 녹아있다는 그런 의미일 것이고 상대적이면서도

화해의 의미 또한 민초들에게 알리고 싶었을지 모르겠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이곳에서 살아갈 수 있는 땅은 오직 나일강변의 좁은 지역입니다.

그런데 그곳 강변에는 포악하고 무서운 악어 또한 서식하니 악어를 모두 없애거나 함께 공존할 수 밖에는

없었을 것인데 모두 없앤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공존해야 하는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악어신을 모시고 함께 살아가려고 이곳에 신전을 세웠을 것이 분명합니다.

 

신전의 벽면에는 다양한 신들의 부조와 벽화를 구경할 수 있는데 우선 위의 사진 속의 인물들부터 봅니다.

5명의 모습이 양각부조로 새겨져 있는데 왼쪽의 둘은 인간의 모습이고 오른쪽 셋은 신들이지요.

왼편부터 보면 클레오파트라 2세와 그녀의 오빠며 남편인 파라오 포톨레마이오스 6세입니다.

가운데가 달의 신이라는 콘수이고 그다음이 호루스이고 제일 오른쪽에 소베크 신이 보입니다.

 

오늘 특이하게도 내기에서 지는 바람에 5일을 주었다는 달의 신 콘수를 볼 수 있네요.

이집트 신화에서 게브와 누트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처지에 빠지자 지혜의 신인 토트와의 내기에서

지는 바람에 콘수는 5일을 주는 바람에 1년이 360일에서 365일이 되었고 달은 해보다 밝지 못하다지요.

 

콘수는 달의 신이지만, 야간 여행자의 신이기도 합니다.

오늘 달의 신을 만나기 위해 많은 여행자가 야간 신전 구경을 하나 봅니다.

머리에는 위의 그림에서처럼 보름달과 초승달을 합친 모습으로 표현한다고 합니다. 

 

입구에 생뚱맞게 기둥 하나가 서 있습니다.

일반적인 신전 기둥의 둥근 형태가 아닌 각진 모습의 다른 형태이지요?

바로 이 기둥이 프톨레마이오스 12세가 이 신전을 완공할 때 자신이 신에게 봉헌했다고

기둥에 자신의 모습을 새겨 세운 출입문 기둥이라고 하네요.

 

그 후 이곳을 지배했던 로마 황제인 티베리우스나 도미티아누스도 신에게 봉헌하는

자신의 모습을 새겨두었다니 이집트 신이 로마 황제에게 은혜를 내려주었을까요?

마르쿠스 아렐리우스와 그의 아들 코모두스의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집트 신이 좋은 것은 알아서 멀리까지 와서...

 

 

고대 이집트에서는 임호텝이라는 인물은 만물박사로 최초로 피라미드를 설계했고 특히 의술에도

뛰어난 실존 인물이라 여기에 기록으로 남겼을 듯한데 그러나 미이라라는 영화 속에서는

사랑에 눈이 먼 괴물로 분장시켜 명예를 훼손하는 일까지 저질렀지요.

임호텝이 영화감독에게 뭐라고 했겠어요?
"너는 내게 모욕감을 주었어!!!"라고 했을까요?

 

 그런데 위의 사진을 보면 사람 뒤로 탁자 위에 무엇인가 보이는데...

이 부조가 그 유명한 호루스의 눈이지요.

호루스의 눈은 우제트(Udjet)라고 한다는데 파라오의 왕권을 보호하는 의미라고 하네요.

 

오른쪽 눈은 라의 눈으로 태양을 상징하고 왼쪽 눈은 토트의 눈으로 달을 상징한다고 하고요.

지금도 부적처럼 나일강을 오르내리는 펠루카의 뱃머리에 그려두기도 했더라고요.

 

이집트에서는 지금도 대단히 유명한 부적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존재라지요?

 

무릎을 꿇은 남자 앞으로 의자에 앉은 두 명의 여인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는 이시스 여신과 네프티스 여신으로 여인이 출산하는 장면을 나타낸 것이라고 합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여성이 분만할 때는 저렇게 의자에 앉아 출산을 했나 보더라고요.

위의 부조는 출산 전이고 아래는 출산 후의 모습으로 젖이 불기에 젖의 크기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여신 오른쪽에 잡다하게 많은 부조가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수술 도구라고 합니다.

하나씩 자세히 보면 가위, 집게, 톱, 칼 등이 보이실 겁니다.

오른쪽 아래에 보면 수술 전후 손을 깨끗하게 씻는 세면대도 보이지요?

 

기원전 2600여 년 전에 이미 이집트에서는 이런 시술도구를 만들어 수술까지 했다는 말이겠네요.

이미 이들은 기원전 수천 년 전에 이런 수술도구를 사용했다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앞섰다는 말이겠지요.

기원전 겨우 300여 년 전의 의술의 신이라고 자랑했던 편작이나 그 후 인물인 화타는 우짤껴~~

 

제일 아랫줄을 보면 엿장수 가위처럼 생겼지만, 수술용 가위가 있고 둥근 수세미처럼 생긴 솜도 볼 수 있네요.

그 위의 줄에 보이는 도구는 치과용 수술기구들이라고 합니다.

치과용 겸자가 있고 그 오른쪽에 플라스크도 보이고 제일 오른쪽에는 저울도 보입니다.

제일 오른쪽의 상형문자는 처방전이라고 하네요.

 

이번에 보시는 사진은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여인입니다.

이 여인은 파라오의 아내로 분만 중이라고 하는데 여인의 아래로 아이가 거꾸로 매달린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고대 이집트에서는 앉은 자세로 분만을 했던 모양입니다.

아이가 까만 것은 많은 사람이 이 부조를 만지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속설 때문이겠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콤옴보 신전에는 재미있는 많은 에피소드가 있더라고요.

물론, 신전이기에 신들에게 공양하는 파라오의 모습이 대부분이지만, 

당시 이들의 삶의 현장도 볼 수 있었습니다.

수술도구라든가 아이 낳는 모습 등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