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메르 왕의 팔레트와 사자의 서, 박물관6

2023. 4. 10. 04:00이집트여행 2024

 

역동적인 모습의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이집트 파라오 중 가장 위대하다고 알려진 람세스 2세의 모습으로 그는

아부심벨에 자신의 신전을 지었는데 신전 안에 그의 업적을 자랑한다고 스스로 만든

부조로 그는 히타이트와의 카데시 전투 모습을 부조로 만들어 두었는데

사실 승패도 없는 전투였는데...

 

 

오늘의 주제 나르메르 왕의 팔레트를 시작하며 왜 람세스 2세의 신전 부조를 이야기를 먼저

하느냐 하면 오늘 이야기하려는 나르메르 팔레트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후대 파라오가 자신의 업적을 나타내려고 표현했던 파라오의 상징인 턱수염이나

적을 제압할 때 무릎을 꿇리고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사용했던 곤봉도 있고 또 왕관도

모두 나르메르 팔레트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런 상징을 처음으로 사용했던 인물이 위의 얼굴 조각상인 나르메르이기 때문이며

이집트 최초로 그런 표현을 새긴 것도 오늘 보는 나르메르 팔레트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기

때문이며 또한 석판에 글과 그림을 새긴 것으로는 인류 최초의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집트 박물관에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나르메르 왕의 팔레트(Narmer Palette)라고 부르는

석판이 있는데 기원전 3천 년 경에 만든 것으로 앞면과 뒷면에 각각 그림이 새겨졌습니다.

그러니 지금으로부터 따지면 상상조차 쉽지않은 5천 년이 넘은 세계적인 유물인 셈입니다.

 

 

이 석판은 개인적으로 이집트 박물관에서 가장 자세히 보고 싶은 것 중 하나였습니다.

그냥 보기에는 평범한 석판인데 역사적인 유물로의 중요성은 대단하다고 생각되네요.

 팔레트라는 말은 위의 사진 둥근 부분에 화장품을 갈아 쓸 때 사용하는 판을 말한다는데

그들에게 화장이란 예뻐지기 위한 것도 있지만, 신에게 예를 올릴 때 필수였겠지요.

 

 

서로 딴살림 차리고 경쟁하며 살아가던 상, 하 이집트는 기원전 3100년경에 상이집트가

주도권을 쥐고 최초로 하이집트를 점령함으로 통일국가를 이루게 되었다고 하는데 바로

그 과정을 알려주는 게 나르메르왕의 팔레트이기에 대단히 중요한 유물이라고 생각되네요.

 

 

사진에 보이는 나르메르 왕의 왕관, 턱수염, 곤봉, 적을 제압하는 표현, 상하이집트를

상징하는 동물과 식물 그리고 히에로글리프라는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 등 후대에까지

계속 표현되는 많은 것들이 이 석판이 최초라고 하니 그 중요성을 알 듯하며 석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 나르메르 왕의 팔레트만으로 따로 포스팅할 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이집트에서 파라오는 신의 아들이라고 하며 죽은 후 미라로 만들어 태양선이라는 배를 타고

하늘나라에 올라가 신들과 함께 영생을 누린다고 하지요.

위의 부조를 보면 지금 파라오는 왼쪽에 보이는 매의 얼굴을 한 호루스의 배웅을 받으며

배를 타고 하늘나라로 가는가 봅니다.

 

 

최초로 상하이집트를 통일하고 파라오에 등극한 인물로는 오늘 보았던 팔레트의 주인공인

나르메르라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라고 하니 나르메르는 태어날 때는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결국, 최초로 파라오가 되었으니 신의 반열에 오른 최초의 인간인 셈입니다.

파라오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죽으면 신이 되기는 하지요.

귀신 말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인형은 우리나라 토용과 비슷한 샤부티(또는 우샤부티)라는 것입니다.

미라의 무덤에 넣어두는 것으로 순장풍습에서 유래되었으며 이 토용은 미라를

지켜주고 부활할 때 망자가 머슴으로 부리라는 의미겠지요.

 

 

두 손을 들고 벌을 받는 듯한 손모양은 카(Ka)라고 하는데 무덤 안의 미라를 지키는 역할을

하는데 카는 바(Ba)와는 달리 무덤 안에만 머물러 있으면서 미라를 지킨다고 하고요.

배는 태양선을 의미하며 죽은 자가 부활해 하늘나라로 갈 때 죽음의 강을 건널 때의 이동

수단이라고 하며 사진을 보니 이미 망자를 배에 싣고 죽음의 강을 건너는 중인가 보네요.

 

 

위의 사진 속에 보이는 것이 바(Ba)라고 하는데 사람 얼굴에 새의 몸을 지닌 것으로 무덤과

하늘나라를 오갈 수 있는 존재라고 하며 바는 카와는 달리 자유자재로 변신을 하기에

무덤 안에서도 또 사후세계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영(靈)이라고 합니다.

 

 

카(Ka)는 무덤 안에만 머물러 미라를 지키기에  혼(魂)이라고 보면 되니까

두 개의 상징은 우리가 생각하는 영혼과 같다고 생각되네요.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카의 형상을 자세히 보니 비록 일부는 떨어져 나갔지만,

남성이 분명합니다.

 

 

위의 사진은 파피루스에 쓴 "사자(死者)의 서(書)"라고 하며 미라의 석관 안에 넣어 두는데

그 의미는 죽은 자에게 보내는 글로 망자의 사후세계 안내서라고도 할 수 있는 가이드 글이라고

볼 수 있으며 위의 사진에도 방금 보았던 새 몸에 인간의 얼굴을 한 바(Ba)가 보이네요.

 

 

사자의 서란 망자가 죽은 후 부활 할 때까지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대처법이라고 해야

하는데 그러니 일타강사가 족집게처럼 찍어주는 모범답안과도 같은 역할을 하겠네요.

부활하기 위해서는 고대 이집트인들도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니

죽은 일조차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자의 서가 망자는 사후 부활을 하기 위해 다양한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해답을 알려주는 안내서라고요?

죽어보지도 못한 산 사람이 죽은 후의 세상을 헤쳐나가는 안내서를 쓴다고요?

사후 세계를 다녀오고 난 후에 썼으면 믿음이 갈 텐데...

 

 

사람이 죽으면 누구나 불교에서 말하는 명부시왕(冥府十王)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이집트 버전의 신인 오시리스(Osiris) 신 앞에 가서 공정한 심판을 받는답니다.

위의 사진에서 제일 오른쪽에 의자에 앉아있는 신이 바로 오시리스입니다.

 

 

시신에서 네 가지 장기는 꺼내나 심장은 그대로 두어 오시리스 신의 주관아래 망자를

관리하는 여러 신들이 모여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망자의 심장을 저울에 올리고

무게를 달게 되는데 이때는 뇌물도 배경도 소용이 없습니다.

망자가 생전에 했던 모든 행동이 심장에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아있다고 믿었지 싶습니다.

 

 

저울 다른 쪽에 진리와 정의의 여신 마아트(Maat)가 평소 머리에 꽂고 다니는 깃털을

올리고 미라의 심장이 깃털보다 무거우면 살아생전 죄를 많이 지었기에 위의 사진에

엎드린 악어처럼 생긴 암무트(Ammut)가 심장을 그 자리에서 바로 먹어치운답니다.

 

 

그러면 이집트 사람들은 심장이 없는 그 사람은 부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지요.

위의 동물은 죽은 자를 인도하여 여러 가지 일을 겪게 하는 고대 이집트 신화의 신인 

아누비스로 과연 망자의 심장을 아무리 건조기에 말려도 심장의 무게가 깃털보다

가벼운 사람이 있을까요?

이는 절대로 부활시키지 않겠다는 말과도 같지 않을까요?

 

 

위의 사진을 보면 왼쪽에 흰 옷을 입은 망자가 아누비스의 손에 이끌려 재판을 받기 위해

마아트(Maat)의 양팔에 걸린 천칭 저울 앞으로 이끌려 오고 있고 오른쪽에는 따오기

머리를 한 마아트의 남편 토트(Thoth)로 지혜와 기록의 신이

망자의 생전 기록을 확인하고 있네요.

토트는 지금으로 말하면 모르는 게 하나도 없는 인공지능 챗gpt를 능가하는 능력을 지녔을지도?

자신의 심장과 마아트의 깃털이 저울 양쪽에 각각 올려져 있어 무게를 재게 됩니다.

 

 

악어 머리를 한 암무트는 토트를 바라보고 결과를 기다리며 심장을 바로 먹기 위해 대기

중으로 그림 중간에 흰옷을 입은 망자는 1차 관문을 통과해 최종판결을 받기 위해

오시리스 신에게 나아가는데 앞에 선 호루스가 오시리스를 손으로 가리키며

"우리 아빠야! 인사드려"라고 하네요.

망자는 저 순간 얼마나 심장이 두근거릴까요.

아!!! 심장을 이미 떼어냈기에 전혀 떨리지 않겠네요.

 

 

이런 복잡한 과정을 모두 거치면 이제 태양선이라는 배를 타고 어둠과 죽음의 강인

두아트(Duat)를 건너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두아트를 건너면 신의 반열에 오르겠지요?

 

 

이번의 사진은 카노푸스 단지(Canopic jars)로 사후세계에서 필요하다고 믿었던 위장, 창자,

폐, 간을 따로 보관하기 위한 단지로 네 개가 한 세트로 있고 각각의 단지 뚜껑에는 자칼,

매, 사람, 개코원숭이 모양이 있는데 이는 이집트 태양의 신인 호루스의 네 아들인

두아무테프(Duamutef), 케베세누프(Qebehsenuef), 임세티(Imsety), 하피(Hapi)를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뇌는 사후 쉽게 부패하기에 코를 통해 제거한다고 하네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우리가 이 나르메르 팔레트 하나만 제대로 보아도 이집트의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적인 기록으로 글은 몰라도 당시의 기록을 우리가 보고

이해할 수만 있어도 이집트 여행에서는 큰 것을 얻어올 수 있지 않을까요?

이집트 박물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나르메르의 팔레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