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개를 지나 덕봉산(德峰山)까지

2022. 6. 29. 04:00금수강산 대한민국/강원도

강원도 삼척에 있다는 덕봉산(德峰山)을 찾아 나섰습니다.

덕봉산은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덕산리에 속하는 산으로 원래 군 철책으로 민간인이 출입할 수 없는 곳이었으나

53년 만에 민간에게 개방된 바닷가에 있는 작은 산으로 해안생태 탐방로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안동에 있는 도산서원을 출발해 덕봉산으로 가는 도중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범바위 전망대를 지나게 되어 잠시 차에서 내려 사진 한 장 찍고 갑니다.

범바위의 유래는 조선 고종 때 통덕량이셨던 송암 강영달 공이 한양 500리 길을 다녀오다 낙동강 용소 뒤편에서

그의 선조 묘소를 건너다보며 인사를 올리던 중 난데없이 집 채 만한 호랑이가 그의 어깨 위로 두 발을 걸치고

덤벼들기에 엉겁결에 양 팔로 범의 허리를 감싸 안고 혼신의 힘을 다해 그 범을 잡음으로 이후 마을 사람들이

이곳을 범바위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전망대에서 바로 보니 앞 산의 모습이 물이 휘감아 돌아나가는 곳이라 풍광 또한 뛰어나네요.

이런 지형을 갈수음마형(목마른 말이 내려와 물을 마시는 형상)이라고 한다네요.

이는 해와 달을 상징하는 山태극 水태극 형극으로 저곳을 바라보고 간절히 바라면 소원이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하네요.

처음 바위의 모습이 범을 닮았다고 하는데 새로 도로를 개설하며 그 모습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곳 범바위 조금 아래 도롯가에는 착시현상으로 중립으로 놓았어도 차가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신비의 도로가 있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덕봉산은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덕산리에 있는 해발고도가 겨우 54m의 나지막한 산입니다.

과거에는 섬이었으나 현재의 덕산해변인 육계사주(육지로부터 돌출 성장하여 가까운 섬에 연결된 사주)에 의해

육지와 연결된 육계도랍니다.

 

덕봉산으로 가는 나무다리는 양쪽에 있는 두 마을에서 각각 진입할 수 있네요.

맹방 해변보다는 덕산 해변에서 접근하는 게 위의 사진처럼 모래를 덜 밟을 수 있어 좋습니다.

 

해안가에서 바라보면 산인 듯 섬인 듯하여 분명하지 않네요.

엄밀이 말하면 섬이었다가 산이 된 곳이겠네요.

 

그러나 강물이 덕봉산을 양쪽으로 흘러 바다로 들어가니 섬은 섬인 듯한데...

지금은 강물이 맹방 해변으로만 흐르기에 작은 다리를 놓아 건너갈 수 있네요.

 

1968년 11월 2일 "울진, 삼척지구 무장공비 침투 사건" 이후 군 경계 시설로 활용되며 장장 53년 동안

일반인 출입을 금지했다가 지금은 철책을 말끔히 정리하고 1km가 채 안 되는 길을 위의 사진처럼

나무로 판자를 깔아 걷기 편하게 산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산 아래 해안로를 한 바퀴 돌어볼 수 있는 해안 생태 탐방로를 만들어 놓아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아 즐긴다고 하네요.

물론, 작지만 산 정상으로 오르내릴 수 있는 계단도 있어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더군요.

 

코스가 무난한 편이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30분 정도면 큰 힘 들이지 않고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네요.

코스 사이 바다 전망대, 나무 벤치에선 기념사진을 찍거나 쉬었다 갈 수 있고요.

 

해발 54m의 덕봉산 정상 전망대에 서면 "명사십리" 맹방 해변을 비롯해 덕산 해변, 마읍천, 근덕면 시가지 풍경이

360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정상에 오르면 아주 근사하답니다.

 

덕봉산은 태백산맥에서 흘러 내려온 마읍천이 동해와 만나는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덕봉산은 덕산 해변과 맹방 해변 사이에 홀로 우뚝 솟구쳐 있기 때문에 옛 지명은 덕산도였다고 하네요.

 

덕봉산은 산의 모양이 물더멍(물독의 삼척 방언)과 흡사하다고 하여 더멍산이라고 하다가

한자로 덕번산(德蕃山)으로 바뀌고, 다시 덕봉산이 되었다고 하네요.

 

덕봉산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덕산도(德山島)는 삼척부 남쪽 23리(약 9㎞)인 교가역(交柯驛) 동쪽 바다 위에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답니다.

해동여지도와 대동여지도에도 섬으로 묘사되어 있고 덕산(德山)이라고 적혀 있다네요.

 

그러니 덕봉산에 대한 기록을 통해서 덕산도는 본래 섬이었는데 후에 육지와 연결되어

육계도(陸繫島)가 되었음을 엿볼 수 있겠네요.

세월이 흐르며 이제는 섬이 아니라 그냥 육지가 되었네요.

 

그에 따라 이름도 덕산도에서 덕봉산으로 바뀌었답니다.

덕봉산은 "척주지"에 “덕산은 해안에 있는 작은 섬으로 여기서는 전죽(箭竹)이 난다.

덕산에 옛날 회선대(會仙臺)가 있었는데 날이 가물면 여기서 기우제를 지냈다”라고 기록되어 있답니다.

정상으로 오르내리다 보면 중간부터는 많은 대나무를 볼 수 있네요.

 

코스 중 ‘천국의 계단’이라고 쓰인 구간이 제일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네요.

이제 막 초록빛이 돌기 시작한 대나무 숲 사이로 푸른빛 해변이 천연색 경쟁이라도 하듯 대비를 이룹니다.

계단을 내려가다 만나는 나무 벤치는 파도 소리 들으며 앉아 사색하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되겠네요. 

 

전설에 땨르면 삼형제 산이 강원도 양양으로부터 해상으로 떠내려 왔는데 그 하나는 덕봉산이 되고,

둘째는 삼척시 원덕읍 해망산이고 셋째가 울진 비래봉(혹은 영해의 죽산)이 되었다고 하는 전설도 있답니다.

또한 산 꼭대기에 심(산삼) 물이 담긴 쇳독이 있다는 전설이 있으나 아직 쇳독을 발견한 사람은 없다고 하네요.

 

고사에 따르면, 1572년(선조 5) 덕봉산에서 자라는 대나무 가운데 하나가 자명죽(自鳴竹)으로

밤마다 스스로 소리를 내어 울었다고 합니다.

 

맹방리에 사는 홍견(洪堅)이 덕봉산에서 대(竹)가 우는 소리를 듣고 밤에 이슬을 밟으며 산에 올라갔고,

덕봉산에서 기도한 지 7일 밤에 소리 나는 곳을 찾아보니 한 그루에 다섯 개의 자라는 자명죽을 발견하고

이것을 베어 화살을 만들어 무과에 응시할 때 사용하였더니 합격하였다고 옛이야기가 전해온답니다.

 

혹시 지나는 길이 있다면 꼭 들러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산이 높지않아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는 곳이거든요.

 

덕붕산의 위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