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 성(Schloss Heidelberg)

2021. 6. 18. 03:10독일·오스트리아 2018/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길에서 바라본 하이델베르크 성(Schloss Heidelberg)과 성령교회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전경입니다.

멀리서 바라보니 매우 뛰어난 위치에 세운 고성입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과 더불어 하이델베르크를 세상에 알리는 랜드마크라고 생각합니다.

13세기경 세워진 성으로 이곳을 다스렸던 선제후 겸 대주교의 거처였다고 합니다.

산 위에서 내려다본 하이델베르크 성의 한가한 풍경을 그린 그림입니다.

평화로운 그림과는 달리 고성 안으로 들어가 보면 인간의 탐욕이 낳은 모습을 볼 수 있지요.

 

이런 중요한 곳이기에 이제 고성으로 올라가겠습니다.

성에 오르려면 걸어 올라도 되지만, 입장료까지 포함된

푸니쿨라를 타는 게 더 유리하지 싶습니다.

코른 마르크트 광장(Kornmarkt) 뒤로 돌아가면 그곳에 푸니쿨라 타는 곳이 있습니다.

 

매표소 입구에 붙은 안내판인데 잠시 생각하게 합니다.

푸니쿨라 승차권과 고성 입장권의 합이 7유로이고 푸니쿨라를 타지 않고 왼쪽으로 나가서

걸어 올라가 고성으로 들어갈 때도 입장권은 같은 가격인 7유로라는 말이네요.

아주 쉬운 이야기를 어렵게 생각하게 합니다.

역시 철학자의 도시답게 우리를 생각하게 하네요.

 

그러면 결론은 하나잖아요.

무슨 계산법인지 알지는 못하지만, 좌우지간 푸니쿨라를 타는 것으로 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매표창구보다는 편리한 자동 발권기가 있어 기계를 이용했습니다.

어린이 할인만 있고 경로할인은 없습니다.

 

고성으로 가려면 푸니쿨라가 출발해 처음 서는 곳에 내리면 됩니다.

더 높은 산 위로 올라갈 수도 있는데 요금이 다릅니다.

지하로 터널을 뚫어 오르내리네요.

 

푸니쿨라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와인 파는 가게가 있습니다.

시음은 무료라고 한글로도 유혹합니다.

역시 동양 삼국의 언어는 이제 세계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성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문입니다.

아주 성의 없이 만든 시시껄렁한 문이네요.

성의 없이 만든 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면 이번에는 조금 성의가 보이는 문이 있는데

엘리자베트 문입니다.

그냥 지나칠 이곳도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하니 잠시 쳐다보고 가야겠지요?

1613년 라인 팔츠 공국의 선제후 프리드리히 5세가 만든 문이라고 합니다.

엘리자베트 문은 프리드리히가 영국 왕실 출신의 공주 엘리자베스를 부인으로

맞이하기로 했는데 마땅히 그녀에게 줄 만한 선물이 퍼뜩 떠오르지 않아 그녀가 오는 전날

단 하루 만에 이 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선물로 줄 게 마땅치 않아 문을 선물로 준다고요?

정말 마땅한 선물이 없었다는 말이 맞나 봅니다.

대문호 괴테도 이곳 하이델베르크를 자주 방문했다는데 그 이유는 사람의 눈을 피해

불륜을 저지르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작품 구상이나 작품을 쓰기 위해 방문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하지만,

그는 이 문 앞에서 내연녀였던 마리안 폰 빌레머스(Marianne von Willemers)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그녀를 생각하며 아름다운 글을 생각했을 테니까 작품 구상이 맞습니다.

 

대문호라고 불륜을 저지르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사랑이란 이렇게 때와 장소와

사람도 가리지 않고 어느 날 불쑥 부지불식간에 예고도 없이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만 알지 싶습니다.

그러나 이 문은 사랑을 약속하는 사람과 함께 손을 잡고 문을 통과하면

그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고 하네요.

아!!! 여기는 바람피기 좋은 곳인가 봅니다.

 

불륜이 아니고 진정한 사랑 말입니다.

그의 불륜은 사실인 듯 정원에도 괴테의 벤치도 있는데 그곳에서 유부녀와 사랑을

속삭였다고 하며 그의 마음의 심정을 나타내는 글도 있다고 합니다.

괴테가 하면 로맨스고 佳人이 하면 불륜이 맞습니다.

 

정원은 선제후 프리드리히 5세가 왕비를 위해 만든 로맨틱한 정원인데...

사랑은 엉뚱하게도 괴테가 여기서 사고를 쳤던 현장입니다.

그래서 괴테는 하이델베르크를 여덟 번이나 들락거렸군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뭐 괴테가 했으면 로맨스였을 것이고 제가 했으면 불륜인 게 아니겠어요?

엘리자베트 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테라스가 있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하이델베르크의 전경이 아주 좋습니다.

이곳은 고성을 찾는다면 빠뜨리지 말고 엘리자베트 문 안으로 들어가

테라스 끝에 서서 바라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