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데스하임(Hildesheim) 성 미하엘 교회

2021. 1. 20. 04:27독일·오스트리아 2018/힐데스하임

차분한 모습의 성 미하엘 교회(St. Michael's Church) 내부의 모습입니다.
이곳은 힐데스하임에 있는 두 개의 세계문화유산 중 한 곳입니다.

그 하나는 우리가 이미 보고 온 힐데스하임 대성당이었고요.

 

작은 도시에 세계문화유산이 두 개나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그것도 두 성당 사이가 겨우 550m밖에는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1022년에 건축되었다니 이제 이 교회도 천 년이 되어갑니다.

 

그런데 대성당이야 천 년의 장미도 있고 대성당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다고 하지만, 이곳은 바로 근처에 있고 또 더 오래된 곳도 아닌데 왜 지정받았는지

궁금해 이런 궁금증을 지니고 들어가 보고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 교회에서 가장 멋진 것은 천장화였습니다.

역시 세계문화유산이 그냥 신청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흔히 우리가 이새의 족보라고 이야기하는 이새의 나무(Jesse baum)라는 천장화입니다.

 

이새의 족보는 예수의 나무라는 말인데 나무는 족보를 일컫기에 그리 부르나 봅니다.

13세기경 그린 그림이라고 하는데 

아담과 이브로부터 예수 그리스도까지 이어지는 성서 속의 유명 인물을 그린 그림이라네요.

 

바로 이 그림 때문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받았다고 합니다.
우리가 들어서자 나이가 제법 든 초로의 자원봉사자 여인이 우리를 안내해 줍니다.

천장의 멋진 그림을 아래에 설치한 유리를 통해 보라고 말입니다.

 

거울 옆에는 그림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그런데 독일어로...

영어로 써 놓았다고 알 것도 아니니까 마찬가지입니다.

고개를 쳐들고 천장을 바라보며 구경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라 이렇게 거울을 설치해 거울을 통해

내려다 보며 천장화를 볼 수 있도록 배려했네요.

 

2차 세계 대전 당시 시 이 건물도 부서졌는데 폭격 전에 천장의 그림은 모두 제거해

다른 장소에 보관하는 바람에 안전하게 다시 복원되었다고 합니다.

인류의 소중한 유산이 사라지는 곳을 막았기에 다행이 아닐 수 없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장료가 없습니다.

독일의 종교시설은 거의 입장료가 없습니다.

본당을 제외한 박물관이나 보물실 그리고 첨탑에 오를 때는 돈을 내야 하고요.

 

그런데 교회 내부의 모습이 지금까지 보고 다닌 독일 교회 내부의 모습과는 다르지 않나요?

마치 이슬람 양식의 장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페인 코르도바에서 보았던 메스키타의 느낌 말입니다.

 

당시 이곳 주교였던 베른바르트(Bernward)에 의해 지어졌다고 합니다.

그의 무덤은 제단 뒤편에 있다고 하네요.

유럽에서는 이렇게 성당에 묻힌다는 게 죽어서 가장 영광스러운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신이 설계하고 완공까지 보았던 교회에 이렇게 잠들었으니 성공한 삶일까요?

이런 건축물을 지은 당시 주교는 그냥 성직자가 아니라 이 도시를 지배한 지도자였지요.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곳에 잠들어 있다니...

 

그는 건축에도 깊은 조예가 있어 이 교회 건물을 짓는데 직접 설계까지 했다네요.

다행히 죽기 몇 주 전 이 교회가 완공되었다고 하니...

정말 인생의 역작인 이 교회 완공을 보고 죽었으니 행복한 사람이었지 싶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성 미하엘 교회는 베른바르트 주교의 생전의 유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숨을 거두기 몇 주 전 이 교회가 완공되었다고 하니 다행이었네요.

그러니 이 교회는 생전의 유작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 곳에 자신의 시신을 묻었으니 성공한 삶이 분명한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