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장미가 피는 힐데스하임(Hildesheim)

2021. 1. 15. 04:07독일·오스트리아 2018/힐데스하임

성당의 벽을 타고 오르는 장미 넝쿨이 보입니다.

이곳은 힐데스하임 대성당(Hildesheim Cathedral:St. Mary's Cathedral) 안뜰의 풍경입니다.

이런 사진이 뭐가 중하다고 첫 사진으로 올렸을까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위의 사진은 천 년이나 피고 지는 장미 넝쿨입니다.

 

힐데스하임은 장미의 도시입니다.

대성당에 있는 천 년의 장미는 시내 곳곳에 그 손자를 퍼뜨려 장미의 도시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보행자 도로 위에 흐릿하지만, 위의 사진에 보이는 장미가 있지요.

 

페인트칠이라 벗겨진다고요?

그래서 보도블록에 위의 사진에 보이는 장미 도자기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런 장미만 따라 걸으면 힐데스하임의 주요 구경거리는 모두 볼 수 있다고 하네요.

 

그러니 힐데스하임의 가이드는 장미 가이드였습니다.

하멜른의 쥐는 구리로 만들어 쥐 가이드가 있어 보이고 하노버는 붉은 페인트로 칠해 싸구려 가이드로 보였고요.

여기는 도자기로 구워 만든 중간 정도의 장미 가이드가 있네요.

 

힐데스하임에 있는 두 개의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라고 하는 힐데스하임 대성당(Hildesheim Cathedral)입니다.

872년에 건축한 건물이니 천 년이 훨씬 넘었습니다.

힐데스하임에서 꼭 걸어봐야 한다는 힌터뷰릴 거리를 따라 북으로 조금 올라오다 보니 대성당이 있습니다.

 

대성당에서 꼭 보아야 할 두 가지가 있다고 해요.

하나는 장미 넝쿨이고 다른 하나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통 주물로 만든 청동문이라고 하더라고요.

청동문은 나중에 자세히 보도록 하고 우선 먼저 장미부터 구경합니다.

 

이곳의 스타는 다름 아닌 장미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이곳에 찾았을 때가 10월이라 계절이 계절이니만치 장미꽃은 모두 지고 말았더라고요.

장미가 그냥 장미지 뭐가 그렇게 중요한 구경거리라고...

 

장미도 보통 장미가 아니라 금덩어리로 꽃을 피운다든가 아니면 금테 정도는 두른 장미라면 몰라도...

그러나 이곳의 장미는 밀레니엄 장미 넝쿨(Tausendjähriger Rosenstock)이라고 부르는 대단한 장미라고 하네요.
천 년의 장미라는 것입니다.

그럼 먼저 천 년의 장미에 대한 이야기부터 들어볼까요?

이렇게 아름다운 힐데스하임도 히틀러가 일으킨 전쟁에서 연합군의 폭격으로 온전하게 살아남지는 못했답니다.

온 도시가 연합군의 폭격에 잿더미로 변했고 온 시민은 그 참혹한 모습을 망연자실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살아남았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냐는 고민에 휩싸였다지요?

그때 잿더미로 변한 도시에서 대성당 안뜰에 장미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답니다.

이 장미 넝쿨은 천 년 전 성당 건물을 처음 지을 때 함께 심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안뜰에는 장미의 정원을 꾸몄기에 많은 장미 넝쿨이 자라고는 있었지만요.

천 년이 흐른 장미도 잿더미 속에서 다시 생명력을 보이는데 인간이 하물며 주저앉을 수는 없지 않겠어요?

장미 넝쿨은 대성당 주제단 뒤 외부 벽을 타고 자라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에 미치자 다시 용기를 내어 힐데스하임의 모든 시민은 도시를 살리는 데 앞장서기 시작해

아름다운 힐데스하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의 힐데스하임은 바로 천 년의 장미가 일군 모습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장미는 대성당 주제단을 바라보고 오른쪽 끝으로 가면 회랑으로 나가는 유리문이 있습니다.

유리문을 통해 안뜰을 내다보면 위의 사진처럼 보입니다.

 

그 문을 열고 나가야 안뜰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런 회랑이 나오지요.

 

사람도 별로 없는 장미의 정원을 구경하고 있는데 관리인으로 보이는 분이 오시더니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어봅니다.

동양인이라 금세 눈에 띄었지 싶습니다.

 

그러더니 천 년의 장미라는 넝쿨로 성큼성큼 걸어가시더니만, 장미 씨를 하나 따서 우리에게 건네줍니다.

한국으로 돌아가 이 장미 씨를 심어 꽃을 피우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그 장미 씨는 다시 천 년을 한국 땅에서 꽃을 피워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 즐겁게 해줄 것이라고요.

저는 장미가 씨를 심어 번식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렇게 힐데스하임 대성당의 두 가지 중요한 것을 보는데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하나는 장미 넝쿨을 볼 수 있는 안뜰로 들어가는데 무료고 청동문을 구경하는 것도 무료입니다.

그러나 성물 등을 보관 전시 중인 보물실은 입장료가 있습니다.

대성당의 두 가지 보물을 무료로 볼 수 있어 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