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부는 사나이의 도시 하멜른

2020. 12. 11. 05:06독일·오스트리아 2018/하멜른

중세시절의 모습을 한 하멜른 구시가지 건물입니다.

이곳은 주민도 많지 않고 우리가 찾았던 시기는 비수기인지 여행자도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런 소도시를 걸어 다니며 볼 수 있는 게 독일 여행의 정수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멜른 중앙역에 내려 광장에 들어서니 광장 한가운데 보이는 조형물은 역시 쥐였습니다.

하멜른은 바로 쥐가 주인공인 피리 부는 사나이의 마을이기 때문이겠지요.

쥐는 인간이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동물이지요?

 

특히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흑사병을 옮겼던 존재가 쥐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해

페스트균이 전염되었기에 유럽인들에게는 더욱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동물이 쥐가 아니겠어요?

그러나 유난스럽게 쥐에 집착하며 쥐가 도시를 대표하는 곳은 세상에서

이곳 하멜른이 유일한 곳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념품 가게에서는 쥐를 형상화한 기념품이 팔리고...

식당에서는 쥐 꼬리처럼 만든 돼지고기 요리를 팔고...

시내 골목길에는 쥐 모습의 동판을 만들어 따라만 걸으면 시내 주요 구경거리는

모두 볼 수 있도록 쥐 가이드도 있습니다.

 

천천히 걸어서 구시가지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마을 규모가 무척 작습니다.

위의 지도에 표시된 선을 따라 한 바퀴 돌면 1시간 정도면

충분히 하멜른은 대부분 구경한 셈입니다.

 

아름다운 작은 마을 하멜른(Hameln)에는 어디서나 피리 부는 사내와 쥐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바로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Rattenfänger von Hameln가 원제목으로

하멜른의 쥐 잡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마을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이 말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며 영어로 The Pied Piper of Hamelin:하멜른의 얼룩

옷을 입은 피리 부는 사나이로 바뀌었는데 너무 길어 그냥 피리 부는 사나이로 전해지게

되었다고 하는데 조형물을 보니 독일의 피리는 우리나라와는 달라 피리를 부는 게 아니라

피리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나팔을 불고 있네요. 

 

학!!! 하멜른에는 금 쥐도 보입니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중세에 하멜른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베저강을 중심으로 예전부터 하멜른에는 제분소가 많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제분소에서는 늘 들끓는 쥐 떼로 고민이 많았겠지요.

 

또한 이 마을 사람들은 낭비가 심해 버려지는 음식 또한 무척 많았다고 하고요.

그러다 보니 쥐 떼가 들끓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어요?

 

또한 엄청나게 많이 먹은 쥐의 크기가 대단히 커서 고양이도 쥐를 만나면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피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이곳에는 쥐와 관련이 있는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이야기가

생겨난 이유라 생각되네요.

 

이곳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이런 쥐들로 골치가 아팠던 주민은 시장에게

쥐를 없애 달라는 청원까지 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장이라고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러던 어느 날 몰골이 말이 아닌 낯선 사내가 피리 하나를 들고 이곳 하멜른에 나타났답니다.

이 사내가 든 피리는 그야말로 마법의 피리...

그는 하멜른의 고민인 쥐 퇴치를 책임지고 해주겠다고 시장을 찾아왔다네요.

 

시장을 만나 자리에서 금화 천 냥을 주면 책임지고 하멜른의 모든 쥐를 없애주겠다고...

시장은 모든 주민이 갈망하는 일이라 선뜻 사내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네요.

이렇게 시장과 사내의 협약대로 쥐를 없애기 위해 사내는 골목길을 다니며

피리를 불고 다녔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없애려고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던 쥐들이 어디에 숨어있었는지

모두 나와 피리 부는 사내를 뒤따르기 시작했답니다.

 

사내는 골목마다 다니며 하멜른의 모든 쥐를 이끌고 위의 사진에 보이는 마을 가운데로

흐르는 베저강으로 나가 모두 물속으로 빠지게 했으며 사내는 약속대로 모든 쥐를 퇴치했기에

당연히 시장에게 약속한 금화 천 냥을 달라고 찾아갔지만, 마침 그때 음식과 와인에 취해

시장은 너무 쉽게 쥐가 사라졌기에 천 냥의 금화를 모두 주지 않고 일부만 주었답니다.

 

그리고는 사내를 마을에서 쫓아내 버렸답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얼마 후 분노에 찬 사내가 다시 마을에 나타나 골목길을 다니며 피리를

불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쥐가 아니라 동네 아이들 모두가 무엇에 홀린 듯

모두 피리 부는 사내를 따라가더랍니다.

 

이때 피리 부는 사내를 따라간 이 마을의 아이가 모두 130명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독일에는 1284년 6월 26일 130명의 아이가 사라졌다는 기록이 있다네요.

독일판 개구리 소년들도 아니고...

 

지금은 사라져버렸지만, 1300년경 하멜른 교회에는 위의 사진에 보이는 그림이

스테인드글라스와 글로 이런 이야기가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스테인드글라스는 사라지고 당시에 스테인드글라스에 만든 것을

그려놓은 그림만이 남아있다고 하네요.

 

그리고는 사내는 아이들을 이끌고 하멜른을 떠나 어느 외딴 동굴로 갔는데

마을 사람들이 따라갔으나 피리 부는 사내와 아이들이 동굴 속으로 들어간 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바로 피리 부는 사나이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알려주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며

음식 낭비도 줄이고 쥐 퇴치에 힘쓰라는 교육적인 이야기 이야기겠지만...

독일의 시장은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는 악덕 시장인가요?

하멜른에 전해오는 이 이야기를 그림 형제 등 여러 작가가 글로 남김으로

지금 우리가 읽은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이야기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