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른 결혼의 집

2020. 12. 18. 05:00독일·오스트리아 2018/하멜른

 

제가 쓰고 있는 독일 여행기를 처음부터 함께 하신 분은 위의 사진에 나오는

청동 조각상이 눈에 많이 익을 듯하지 싶네요.

우리가 다녀온 도시 중 이미 청동 조각상을 보셨기 때문이겠지요.

그렇습니다.

 

 

바로 이번 여행의 첫 도착지였던 뉘른베르크에서 보았습니다.

그때 하멜른에 같은 작가의 똑같은 작품이 있다고 이야기를 들었기에

눈여겨 찾아보았더니 정말 있네요.

어리석은 배라는 의미의 나렌쉽 부르넨(Narrenschiff brunnen)이라는 작품입니다.

 

 

풍자적이고 재미있게 표현한 분수지만, 여기도 바보같이 물이 나오지 않는 분수입니다.

그러니 Fool's Ship이라는 의미의 작품으로 Jürgen Weber가 만든 것으로 

뒤러의 동명의 목판 작품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하며 베버는 많은 작품을

옛 작품에서 복제했듯이 그의 작품 또한 후세 조각가가 복제했다고 합니다.

여기 하멜른에 작품이 1호고 뉘른베르크는 2호 작품인 셈이네요.

 

 

15세기의 세바스티안 브란트 (Sebastian Brant)와 같이 도덕적 풍자에 근거를 두고 있다네요.

몰락으로 위협받는 인류에 대한 풍자라고 봐야 하는 작품으로 좁은 배 위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류의 모습을 아담과 이브 카인이나 아브라함으로

표현한 3.5m 높이의 청동 조각 작품입니다.

 

 

하멜른은 전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웠기에 오래된 중세의 목조 가옥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아주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구시가지는 달걀모양으로 타원형으로 생겼습니다.

하노버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인 약 50k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종이 매달린 특이한 모습의 결혼의 집(1610~1617)은 오스터 거리와

베카거리가 만나기에 가장 중앙이 되는 지점으로 그 때문에 이곳은 일종의 시민회관으로

시민을 위한 다양한 일이 늘 벌어지는 곳이라네요.

건물 왼편에 보이는 천막 친 곳은 연극이 열리는 공연장이라고 합니다

 

 

벽에 많은 종이 매달려 있기에 쉽게 찾을 수 있네요.

정해진 시간이 되면 벽에 매달린 종이 마치 차임벨처럼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원래 종이 달린 벽면 제일 꼭대기에는 피리 부는 사나이의 모습이 조각으로

올려져 있었다는데 전쟁이 한창이었던 1945년 4월 5일 시청사가

폭격을 당하는 바람에 함께 사라지고 말았답니다.

 

 

하멜른에서는 가장 중심이 되는 마르크트 광장에 있는 결혼의 집은 독특한 모습입니다.

그 옆으로 보이는 성당은 니콜라이 성당이고요.

 

 

5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는 일요일 정오에는 매주 이곳에서 무료 야외공연이 있다고

하며 내용은 분명 피리 부는 사나이지 싶은데 오늘이 일요일이라

구경할까 생각했지만, 우리가 찾았던 시기가 10월이고 시간도 맞지 않아서...

 

 

위의 사진에 보이는 피리 부는 사나이의 집(Rattenfängerhaus)은 1603년에 지은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로 현재는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식당은 가늘게 돼지고기를 썰어 마치 쥐 꼬리 모양으로 만들어 제공한다고 합니다.

 

 

사실, 피리 부는 사나이 집이라고는 하지만 전혀 연관이 없는 건물이라고 합니다.

이야기 속에서 아이들이 사라지는 것이 목격된 골목 입구에 1600년대에 지은 건물이라고

하며 그렇기에 이곳을 피리 부는 사나이의 집이라고 부른다네요.

 

 

이 지방만의 독특한 물레방아 문양,

피리 부는 사나이,

그리고 글자를 새겨놓은 집 외부의 기둥과 대들보는 하멜른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피리 부는 사나이의 집이라고 부르는 집 앞으로 난 위의 사진에 보이는

붕겔로젠 거리(Bungelosen straße)는 음악과 춤이 금지된 음주, 가무 금지 거리라고

하며 바로 아이들이 따라갔다고 하는 골목길로 아이를 잃은 부모를

위로하기 위해서 금지했기 때문이겠네요.

 

 

지금도 골목길에는 음악과 춤을 금지한다는 안내가 붙어있다고 합니다.

바닥에 쥐 모양의 표식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시내에도 위의 사진처럼 쥐 모양의 동판이 있어 동판만 따라가면

하멜른의 구경할만한 곳은 모두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제 우리는 하멜른을 떠나 하노버로 돌아갑니다.

이곳에 머문 시간은 약 2시간 정도 되었나요?

그 정도의 시간만으로도 구시가지는 모두 돌아볼 수 있는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이곳에서의 구경거리는 아름다운 중세 가옥과 피리 부는 사나이의 이야기뿐이었습니다.

그냥 부담 없이 다녀갈 수 있는 그런 예쁜 마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