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베크(Lübeck) 구시가지로 들어갈까요?

2020. 11. 27. 04:54독일·오스트리아 2018/뤼베크

몹시 피곤해 보이는 순전히 갈퀴만 멋진 수사자 한 마리가 졸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 사자는 구시가지로 들어오는 큰 문인 홀스텐문이 있는 홀스텐문 광장(Holstentor square) 앞에 만들어 놓았는데

아마도 웅장한 홀스텐문과 더불어 이곳 뤼베크를 찾는 사람을 감시하고 지켜보라고 만든 것으로 보이는데...

 

홀스텐문을 지나며 위의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벽돌로 지은 건물 하나가 보입니다.

여기가 소금창고(Salzspeicher)입니다.

이 소금창고는 보기에 그리 볼품이 있거나 대단해 보이지는 않지만, 뤼베크에게 크나큰 부를 안겨준 창고입니다.

 

운하를 통해 실어와 이 창고에 보관된 뤼네부르크산 소금이 바로 청어를 소금에 절이는 대단한 역할을 했지요.

그런 청어와 대구라는 절인 생선은 유럽 각지로 뤼베크 상인에 의해 독점적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그들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엄청난 이익을 얻었다지요?

 

그런 소금에 절인 청어는 유럽인의 입맛마저 바꿀 정도였다니 얼마나 영향력이 컸다는 말입니까?

그러나 기후 변화로 청어가 잡히지 않자 한자동맹조차 와해됐다는 이야기도 들리니...

물론,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대서양과 인도양으로 진출하며 시대 조류 변하여

한자동맹의 와해를 가져왔겠지만 말입니다.

소금 창고가 있는 곳에서 또 하나의 작은 다리를 건너 들어가면 이제 뤼베크 구시가지와 만납니다.

소금이란 예나 지금이나 인간에게 꼭 필요한 존재지요.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창고에 소금을 쌓아두고 염장질해서 유럽 전체로 비싼 가격에 청어를 팔았다니...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금은 많은 세금을 부과하고 주로 국가에서 관리했던 그야말로 소금 같은 존재입니다.

카를 황제가 프라하에서 당시 잘츠부르크에서 생산된 소금을 서유럽으로 운반할 때 부과한 세금으로 성벽을 쌓았고

오죽했으면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가 염철관영(鹽鐵官營)이라고 소금과 철은 국가가 관리하고

개인은 손대지 못하게 했을까요.

 

이제 작은 다리를 건너면 뤼베크 구시가지(Lübeck Altstadt)가 시작됩니다.

전쟁통에 이곳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완벽하게 옛 모습으로 복구를 마쳤다네요.

그랬기에 지금은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라지요?

 

당시 전쟁으로 파괴된 모습의 그곳에 사진으로 남아 있더라고요.

뤼베크는 함부르크로부터 직선거리로 55km 떨어졌고 슈베린으로부터도 같은 55km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그러나 직선거리로 그렇지 중간에 기차를 갈아타고 다니면 거리는 두 배로 늘어나고 시간이 더 걸리지요.

 

뤼베크는 1143년 홀스타인 백작인 아돌프 2세에 의해 처음으로 건설된 도시라고 합니다.

독일의 도시를 지나다 보니 도시가 생긴 연도가 확실하고 그 역사 또한 길지 않을 것을 자주 볼 수 있네요.

그러나 도시 전체가 화재로 인해 황폐해졌지만, 작센의 하인리히 사자공에 의해

다시 도시 기능이 살아났다고 하네요.

 

한자동맹의 맹주로 대단한 지위를 누렸던 시기가 아마도 뤼베크의 최전성기가 아니었을까요?

지리적으로 거의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다고 하니 당시 뤼베크는 돈으로 도시를 깔았을 겁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돌아다니는 강아지도 금화를 물고 다녔을 겁니다.

 

한때는 노르웨이 베르겐에 상관을 구축하기도 하여 노르웨이에서 잡은 대구를 남부 유럽으로 팔며 엄청난 이익을

취하기도 하였고 뤼네부르크의 암염을 독점적으로 구매해 소금에 절인 청어를 독점적으로 취급하며

유럽인의 입맛까지 바꾸기도 했다네요.

 

그러나 기후 변화로 발트해의 청어가 사라지며 한자 동맹이 와해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나 봅니다.

청어가 사라진 일에는 아마도 뤼베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 겁니다.

한자 동맹의 여왕이라는 뤼베크는 이렇게 흥망성쇠를 거듭했나 봅니다.

이런 지리적인 이점으로 일찍이 해상무역이 발달한 곳이 되었겠네요.

구시가지는 위의 지도에 보듯이 남북으로 약간 길쭉한 고구마처럼 생겼는데 약 2km 정도 되고

동서로는 약 1km 정도밖에는 되지 않는 작은 섬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그러니 뤼베크 시청사 광장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이어지는 브라이테 거리와 나란히 있는 쾨니히 거리

그리고 좌우 동서로 왔다갔다 하기만 하면 구시가지는 모두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곳 뤼베크는 아침에 들렀던 슈베린과 더불어 아쉽지만, 두 도시를 하루에 볼 수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함부르크에 거점을 정하면 말입니다.

그러나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그나마 수박 겉핥기라도 할 수 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