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엉럼 마을 여기저기...

2020. 2. 1. 07:30동남아시아 여행기/베트남 2019

이 지역은 라테라이트라는 붉은 사암 지역인가 봅니다.

담장도 라테라이트로 쌓았고 마을 안에는 옛 가옥을 개조한 카페도 보이고 식당도 있네요.

그러나 우리가 찾았던 시기는 비시즌인가 거의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덴푸 미아 공주 사당(Đền Phủ Thờ Bà Chúa Mía)입니다.

입구에 걸린 붉은색의 글자는 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도가 아닐까요?

사탕수수의 여신이라고 하는 미아 공주는 이 마을 출신의 여성이라고 합니다.

 

본명은 응우옌 티 응옥 종(阮氏玉容)이라고 하고요.

1630년 찐짱(Trịnh Tráng, 鄭壯)이라는 여인이 이 마을을 지나가다가 완씨옥용이 부르는

노랫소리에 반해 그녀를 궁중으로 불러들여 궁중에 머물며 지내게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지금으로 치면 미스 트로트 정도는 되었나 봅니다.

 

그녀는 고향을 떠나 왕궁에서 호화로운 삶을 살다가 한때 고향을 방문해보니 사는 모습이

궁중과 비교해 무척 어려워 보였고 부서진 절을 보고 안타까워 사재를 털어

 드엉럼 마을을 재정비했다고 하네요.

 

이에 마을 사람들이 그녀의 뜻을 고마워하며 그녀가 죽은 후 이 마을의 공주로 부르며

이곳에 미아 공주 사당을 만들어 매년 12월 30일 대대로 제사를 지냈다고 하네요,

미아는 이 마을의 특산물인 사탕수수를 의미하여 미아 공주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미아 공주 사당 바로 옆에 보이는 고가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기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반 씨 고옥(Nhà Cổ Ông Ban)으로 270여 년이나 된 아주 오래된 집입니다.

 

연기를 피우고 설음식 장만을 하는 노부부의 모습이 보입니다.

많은 사진사가 모여 사진을 찍기에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까 우리 부부보고 들어오라고 하며

사진을 찍으라고 권하네요.

그러니 단체로 설 전 풍경을 찍기 위해 미리 예약된 그런 자리였더라고요.

 

연출되었든 아니든 오히려 우리에게는 이런 모습을 본다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래서 고마운 마음에 몇 장 찍고 나왔습니다.

분명, 오늘 이 자리는 사전에 예약되어 사진가 협회와

이 마을이 공동으로 진행했던 일이었나 봅니다.

 

골목길을 걷다가 어디서 "똑 사세요 똑~"이라는 말이 들리는 듯...

그래서 우리도 떡을 사 먹었습니다.

350g에 20.000동(우리 돈 1.000원 정도)이었네요.

 

떡 맛이요?

우리나라의 떡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탕수수를 이용해 만든 떡인지 조금 단 것 빼고는요.

이곳에도 떡을 자를 때 가위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아 한석봉 어머니는 분명 아니지 싶습니다.

 

아이들이 공을 차며 뛰놀고 있는 완족사당(阮族祀堂)입니다.

이처럼 축구에 대한 열망이 강한 베트남은 지금 박 감독의 지도 아래

이미 동남아시아에서는 맹주고 변해가고 있지요.

아마 몇 년 후에는 우리나라도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지 않을까요?

그때는 우리도 한 단계 더 발전해 탈 아시아 수준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사당은 바로 판(Phan:潘)씨 사당으로

오래도록 번창하라는 의미의 편액이 걸렸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반 씨가 제법 있지만, 중국이나 베트남에도 있네요.

 

드엉럼의 주축 성씨 가운데 하나인 응우옌(완:阮)씨의 사당이라고 다른 곳에 또 있습니다.

아마도 지금 베트남에서는 가장 많은 성씨가 응우옌이 아닐까요?

이렇게 이 마을은 씨족을 근간으로 여러 씨족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살아가는 오래된 마을입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란 할머니 고가(Nhà Cổ Bà Lan)는 오늘은 문을 닫아 놓은 듯합니다.

이곳에서는 전통 음식을 하는 곳으로 알려진 곳이라는데...

시즌이 아닌지 아니면 음력설 전이라 그런지...

 

미아사(Chùa Mía:蔗寺) 또는 숭엄사(崇嚴寺)라고도 부르는데 마을 복판에 있습니다.

이 절의 이름인 미아사는 사탕수수를 의미하는 사사(蔗寺)라고 부른다네요.

이렇게 부르는 이유는 옛날에 이 부근이 모두 사탕수수를 재배했던 지역이라

그리 불렀다고 합니다.

 

이 절을 창건한 사람은 응우옌 티 응옥 종(阮氏玉容)의 노래에 반해

그녀를 데려갔던 찐짱은 후궁이라고 합니다.

마당에 있는 9층 탑은 우리나라의 탑과는 달리 독특한 모양이라서 눈길을 끕니다.

기후나 돌 때문에 우리나라의 탑과도 느낌이 다르네요.

 

그러나 단아하고 조용한 우리나라의 절과는 다른 정신없는 모습이라서...

같은 부처를 모시는 절이지만, 나라가 다르니 그 모양 자체가 크게 차이가 납니다.

 

베트남의 가옥 형태는 세금이 만든 앞이 좁고 뒤로 길게 들어간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나

이곳 드엉럼의 가옥 형태는 지붕이 낮은 것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옛날에는 우리처럼 이런 모습으로 살았다는 말이겠지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하노이 서북 방향 약 50km밖에는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곳이지만, 대중교통으로 가려고

검색해 보니 중간에 한번 내려 버스를 갈아타고 거의 3시간 가까이 걸리네요.

지금 드엉럼 마을은 하나의 마을처럼 보이지만, 예전에는 네 개의 마을이

서로 대나무 옹벽으로 구분되었다고 하네요.

대나무 옹벽은 외부의 침략을 대비하기 위함도 있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