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흥 거리(Phung Hung)의 하노이 벽화를 보아요.

2020. 1. 17. 08:00동남아시아 여행기/베트남 2019

베트남 전통 모자 농라를 쓰고 아오자이를 입은 베트남 여인이 꽃을 지고 가는 모습입니다.

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어깨에 메고 있는 긴 장대 같은 걸이를 돈 가잉(đòn gánh)이라고 한다는데

베트남 여인들의 억척같은 모습이 느껴집니다.

베트남 여인이 억척스러운 것은 오랜 전쟁으로 집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집안을 책임졌기 때문은 아닐까요?

 

하노이 시내에 철길 아래 교각을 이용해 만든 아치 교각에 벽화를 그려 놓은 곳이

있다고 하여 찾아보았습니다.

이곳은 하노이 시내 풍흥(Phung Hung) 거리입니다.

 

위치는 하노이 역에서 출발한 기찻길이 롱비엔 역으로 가는 철길 교각 아치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냥 내버려 두면 우범지역이나 매우 지저분해 보이는 거리를 이렇게 벽화로 장식하니

하노이의 명소 가운데 하나가 된 듯하네요.

 

특히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공동으로

공공 미술 거리 조성을 위해 지원해 만든 것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더욱 의미가 있는 곳이네요.

 

우리가 하노이를 생각할 때 많은 오토바이와 인파로 혼잡하고 숨도 제대로 쉬기 쉽지 않은 곳으로

생각되며 사실 하노이 시내를 걷다 보면 오토바이 무리와 매연으로 숨이 탁 막힐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곳 벽화 거리는 차 없는 거리로 만들었기에 혼잡한 하노이에서

잠시 마음 편히 구경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지 싶습니다.

 

지금은 사라져가는 옛 하노이 사람의 삶을 이곳에 남겨두었습니다.

그냥 버려두면 사라져 버릴 것이고 후손에게 쉽게 잊힐 모습들이 아니겠어요?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이렇게 남겨두면 정말 좋겠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생활력이 강한 듯합니다.

지금이야 많이 변했겠지만, 12년 전에만 해도 시내에 무거운 돈 가잉을 짊어지고

과일이나 물건을 파는 사람은 모두 여자였습니다.

 

남자는 대부분 가게 앞에 다리가 짧은 목욕탕 의자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담배를 피우거나

맥주를 마시거나 연유를 넣은 달달한 베트남 커피를 마시며 한담이나 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는데...

 

뭐... 남자는 그동안 외침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중국은 물론, 프랑스와 미국까지 돌아가며

전쟁을 벌이며 가정사는 나 몰라라고 하고 부인에게 전담시키고 밀림으로 들어가 게릴라전을

펼치며 살았기에 여성의 생활력이 더 강했을 수 있겠네요.

 

그래서 그런가요?

이곳에 그려지거나 만들어진 조형물 대부분이 여자의 모습이고

돈 가잉을 짊어진 힘든 모습으로 제 눈에는 비칩니다.

지금이라고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이곳 벽화 거리 모습과 그곳에 그린 그림 몇 장 더 보며 오늘 이야기를 마칩니다.

내, 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많은 여행자가 이 거리에 와 사진을 찍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은 실제 모습보다 사진으로 보는 것이 더 예쁠 수 있겠네요.

워낙 많은 사람이 찾아와 사진 찍으려고 하기에 사람을 피해 사진 찍기도 쉽지 않습니다.

우리 같은 여행자는 물론, 하노이 시민도 많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관리 문제가 조금은 부실해 보입니다.

일부 작품은 훼손되고 부서진 모습도 보여 안쓰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