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기독교 성지 팟 지엠(Phat Diem)

2020. 1. 10. 08:00동남아시아 여행기/베트남 2019

그러고 보니 팟 지엠(Phat Diem)을 찾았던 저 날이 일요일이네요.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지만, 이곳은 장날과는 상관이 없고 장날보다는

주일 미사를 올리는 날입니다.

성당 입구에 서서 관리 중인 분이 11시에 미사가 끝난다고 알려줍니다.

 

그렇다면 일단 주변 마을 구경부터 먼저 한 후 오면 되겠네요.

성당 먼저 구경하고 주변 마을을 구경하나 반대로 하나 마찬가지가 아닌가요? 

어차피 오늘 별로 할 일이 없기에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다시 마을 한 바퀴 돌아서 오니 11시가 넘었네요.

 

팟 지엠 성당은 1892년에 완공한 성당으로 이미 100년도 더 넘은 유서 깊은 건물이네요.

베트남 정부에서는 1988년에 이미 국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했지만,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는 신청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그만한 가치가 있기에 아마도 머지않아 유네스코에서 팟 지엠 대성당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성당이 있는 팟 지엠은 킴 손(Kim Son) 지방에 있는 마을로 이 지방 전체가

가톨릭을 믿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주변을 둘러보면 모두 성당 건물뿐입니다.

이런 이유로 하노이는 베트남의 수도고 이곳을 베트남 가톨릭의 수도라고 부른다지요?

 

이렇게 이곳이 베트남 가톨릭의 성지가 된 이유는 선교사인 알렉산더 데 로드(Alexandre de Rhodes)

신부가 1627년 탄 호아에서 하노이로 가는 도중 바로 인근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특히 알렉산더 데 로드 신부는 그때까지 한자를 사용하던 베트남어의 표기를 현재 베트남에서

사용하는 쿠옥응구(Quoc-ngu:국어)라는 알파벳을 빌려와 사용하게 했던 인물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워낙 이곳 주민이 가톨릭에 협조적이고 쉽게 선교활동이 이루어지는 바람에

이곳이 가장 많은 5만 명이 넘는 신자가 생겼고 지금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러니 뛰어난 선교사이거나 이 지역 주민이 쉽게 기독교에 귀의했다는 의미겠지요.

 

그 후  프랑스의 Pere Six가 이곳에 부임해오며 더욱 세력을 넓히게 되었고 1899년 7월 6일

선종할 때까지 팟 지엠에 머물며 선교활동을 이어오다가

이곳 대성당 출입구 앞에 묻히게 되었다네요.

 

성당 건축은 프랑스의 Pere Six 또는 베트남의 cu Sau라고도 불리는 성직자

쩐 룩(Tran Luc)에 의해 건축되었습니다

그 성직자의 무덤이 바로 위의 사진에 보듯이 종탑과 성당 본관 건물 사이에 있네요.

 

 성당 내부의 나뭇조각상은 모두 베트남 장인 포 지아 (Pho Gia)가 조각했습니다.

그 정교함은 우리 눈을 놀라게 할 정도입니다.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지요.

 

베트남 전쟁 중에 이곳도 미군의 폭격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었다는데...

두 차례의 폭격으로 이 대성당에만 8발의 폭탄이 떨어졌는데 대성당 서쪽 벽과

수녀원 및 학교가 부서졌다네요.

그러나 대성당 본당의 건물은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폭격의 영향으로 대성당 건물 자체가 북서쪽으로 약 20cm 정도 기울어졌는데

이마저도 6년이 흐른 후에는 스스로 원래 지었던 모습 그대로 평평한 상태로 돌아왔다고 하니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한다네요.

 

그러나 13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처음 모습대로 유지될 수는 없었겠지요?

1990년부터 2000년 5월까지 복원공사를 모두 마쳐 지금의 모습으로 우리가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건물의 모습은 베트님식 고딕 건물로 동서양이 함께 만든 양식이라고 봐야 하겠네요.

처음 볼 때는 조금 어색하게 보였습니다.

자세히 봐도 역시 어색했고요.

 

대성당 본당의 크기는 길이가 60m나 된다고 하니 엄청난 크기의 건물이지요?

본당 안에는 기둥만 52개가 되기에 조금은 답답한 기분이 듭니다.

 

본당 주변으로는 양쪽으로 같은 모양의 작은 예배당이 각각 두 개씩

좌우 동형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파사드의 모습은 유럽 성당에 비교해 화려한 면은 없습니다.

 

제일 앞에는 거대한 종탑이 있지요.

종탑에는 2톤의 무게를 자랑하는 종이 걸렸고요.

석조 건물에 동양식 지붕을 얹어 놓은 듯한 모습이네요.

 

종탑에 오르면 팟 지엠 시내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올라갈 수 없도록 막아두었습니다.

그런데 종탑을 왜 저렇게 크게 만들었으며 또 대성당 본당 앞에

답답하게 만들어 놓았는지 이해하기 어렵네요.

 

성당 규모도 대단히 클 뿐 아니라 외양에 비해 성당 내부의 모습은 대단히 훌륭했습니다.

건축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한번 다녀올 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생각지도 못했던 곳입니다.

조각의 섬세함이나 아름다움에서 베트남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건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닌빈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아침에 타고 온 버스와는 달리 다른 곳에서 출발한 버스인 12시 35분 하노이행 버스가 오기에

탔으며 요금은 두 사람에 6만 동 달라고 하는데 아침에 5만 동이라서 5만 동으로 하자고 했더니

쾌히 승낙하네요.

베트남에서는 버스 요금도 깎을 수 있다는 말인가요?

 

아침에 올 때는 그래도 버스 정류장이 있어 그곳에만 섰는데 이 버스는 그냥 아무 곳이나 서서

손님을 내리고 태우네요.

버스는 완행인 듯 가는 도중 수시로 섰다가 갑니다.

 

길거리에 승객이 서서 손을 들지 않고 발만 들어도 버스는 섭니다.

버스는 닌빈에 도착할 때 터미널로 들어가지 않고 근처 다리 앞에 세우고 내리라고 하네요.

 

숙소에 도착해 1층 야외에서 망중한을 즐기며 진하고도 달콤한 베트남 커피 한 잔 시켜서

먹고 있는데 어제 항무아 가는 길에 만났던 중국인 청년이 일부러 우리를 만나러 왔네요.

 

중국 젊은이의 부인은 여행을 즐기지 않아 집에 두고 혼자 몇 달째 동남아 여행 중인데

이제 베트남을 돌아보고 있다네요.

직장은 휴가를 내고...

혼자 다니다 보니 무척 외롭고 심심했던 모양입니다.

 

그나마 말이 통하니 우리를 일부러 만나러 왔네요.

우리가 어제 들렀던 장에 나가자고 했더니 따라옵니다.

오늘도 또 망고를 샀습니다.

 

헉!!! 또 부처손~이닷!!!

어제 우리에게 부처손을 팔았던 그 아낙네한테 가지 않고 오늘은 할머니에게 가서 샀습니다.

망고는 어제보다 더 맛이 좋네요.

망고 1kg에 3만 동, 파인애플 2개에 1만 동을 주었고요.

부처님!!! 오늘은 부처손은 사지 않았습니다.

일부러 부처손이 보이기에 외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닌빈에 자유여행으로 오면 대부분의 여행자는 저렴한 오토바이를 빌려 탑니다.

그러나 오토바이를 타지 못하는 우리 같은 사람은 자전거를 빌려 타거나 택시를 렌트해도 됩니다.

개인적으로 베트남에서는 차만 렌트가 법적으로 안 된다고 하니 택시를 기사 포함

렌트를 해야 하는데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대체로 70만 동 또는 45달러라고 합니다.

물론, 흥정 가능성은 있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