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도시 바르지아(Vardzia)

2020. 4. 27. 06:00조지아 2019/바르지아

이곳 동굴 도시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는지 보여주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녹녹지 못한 인간의 삶이 때로는 자연과 투쟁하면서도 또 순종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렇기에 인간이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동굴 도시는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가던 길을 멈추고 그들의 숨소리를 느껴 봅시다.

그냥 바쁘게 지나쳐버리면 알 수 없지만, 가만히 서서 귀 기울여 보면 아마도 천 년의 소리가 들리지 않겠어요?

지금은 지진 때문에 허물어져 이렇게 외부로 드러나 있지만,

처음 만들 때는 외부에서는 볼 수 없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굵은 땀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며 거친 숨을 내뱉어가며 정을 들어 한 땀 한 땀 쪼아가며

이런 시설을 만들어 낸 그들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그런데 진짜 거친 숨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립니다.

바로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다니는 여행자의 숨소리입니다.

그냥 구경하며 오르내리는데도 이리 힘이 드는데 이곳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얼마나 힘든 삶이었을까요?

 

조지아에는 이런 동굴 도시가 여러 개 있다고 합니다.

규모가 큰 곳이 고리에 우플리스치헤(Uplistsikhe)라고 하나 있고, 다비드 가레자(David Gareja)라고

하는 곳에 하나 또 있습니다.

그러나 이곳 바르지아 동굴 도시가 규모 면에서 가장 큰 곳이라고 합니다.

 

1150년부터 집중적으로 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제대로 된 연장도 없었을 텐데...

그야말로 끌과 정을 들고 일일이 손으로 팠지 싶습니다.

 

1283년 지진이 있기 전에는 6.000여 개가 넘는 방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곳은 인간의 삶이 얼마다 모질고 대단한가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주거시설의 높이가 보통 아파트 높이로 계산하면 13층 정도라고 합니다.

 

여기는 곰이라도 잡아먹었을까요?

온통 실내가 새까맣게 그을렸습니다.

지금은 지진으로 이렇게 외부로 열려있지만, 지진이 나기 전에는 그야말로 산 속에 파 놓은 땅굴 속이었을 텐데...

 

지진으로 남을 것은 무엇입니까?

이곳에 살았던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린 것이 아닌가요?

 

그러나 이곳은 자연의 피해만 본 곳이 아니라고 합니다.

주변에 살았던 페르시아나 오스만 튀르크에 의해서도 여러 번 침략을 당해 힘든 삶을 살았다네요.

주변에 강한 이웃이 있으면 늘 당하고 살아가야 하니 불행한 일이 됩니다.

 

그렇게 힘든 삶을 살았지만, 이 동굴 도시 안에는 성당이 있습니다.

이들은 종교를 통해 어두컴컴한 땅굴 속에 짐승처럼 살았을지라도 마음의 평화를 얻었나 봅니다.

지금은 수녀가 이곳에는 상주하고 있다네요.

 

 

동굴 성당 안에는 조지아의 황금시대를 이어온 타마르 여왕과 그녀의 아버지인

기오르기 3세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기오르기 3세는 이 지역이 늘 주변의 무슬림 세력인 투르크와 아르메니아의 침범이 빈번한 곳이라

군사적으로 대항하기 위해 처음부터 요새로 만들기 시작했고 그가 죽자 그녀의 딸이 타마르 여왕이

이어받아 완공한 요새화된 주거지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곳은 5만여 명의 주민이 살아갈 수 있는 규모로 관계시설을 완비한 계단식 밭이 있고 안에는

연회장을 비롯해 마구간, 도서관, 빵집, 목욕탕, 와인 생산시설과 저장소는 물론 성당과 수도원까지 갖춘

지하 도시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따라서 주변에 이와 연계하여 또 다른 지하 도시가 있고 요새 또한 여러 곳에 있더라고요.

 

 

여기 비밀의 통로가 있습니다.

바로 타마라 여왕의 위급상황이 닥치면 외부로 몰래 나갈 수 있는 그런 비밀 통로 말입니다.

이름은 타마라 여왕의 비밀통로지만, 사실은 이곳 동굴 도시에 살았던 주민의 비밀 통로가 아닐까요?

 

 

그 끝이 어딜까 궁금해 따라가다가 그만 이곳에서 멈추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또 동굴이 나타나는데 저 동굴로 들어가면 아무래도 타마라 여왕을

만날 것 같고 그러면 일행과 헤어져야 하기에...

 

 

부근에 제법 넓은 방이 보입니다.

이 방이 아무래도 제일 우두머리가 머물던 곳이 아니면 연회장으로 사용되었을 듯합니다.

 

이 방에는 타마라 여왕의 얼굴상도 보입니다.

벽 위로 보이는 흔적은 아마도 기둥을 끼워 지붕을 만들어 앞으로 연결했을 듯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여기가 연회장이었을까요?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사람에 따라 이런 곳은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그냥 그런 곳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에 하나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조지아에서는 꼭 봐야 할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흔히 볼 수 있는 곳은 절대로 아니잖아요.

조지아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이곳 바르지아는 꼭 들러보시기 바랍니다.